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현 Nov 07. 2021

형과 오빠

대학에 오빠는 없다

나는 81년도 대학을 다녔다.

그래서 팔하나 학번이다.


 후배들과  후배들 모두 

우리를 ''이라 불렀다.

우리 대학에는

오빠는 없었고 모두 이라 했다.


82학번 석ㅇ 후배에게도 나는 형이었고, 

지금은 78학번 권 선배의 부인이 되어,

겐 형수가 되는 82학번 내ㅇ 후배도,

나를 형으로 불렀다.

환갑이 가까운 내형수는

지금도 나를 형이라 부른다.


형과 오빠는 그 시절 우리에겐 차이가 없었다.

아마도 '남녀차별 타도'가

'독재타도'  만큼이나 중요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우리의 여 선배들을 '누나'로 불렀다.


오빠는 버릴 수 있어도

누나는 버리기 싫은 단어인가 보다.



누나와 형은

하나 학번인 우리에겐

아련한 감회가 서린  정 많은 호칭이다.

그저 누나가 아닌

그냥 형이 아닌

후배를 아끼고 많이 생각해주던

그런 선배들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담아

부르는 호칭이다.


난 이곳 대학에 살아가며

그런 형이 되고 싶었다.


그 예전 팔하나 학번으로 살던 캠퍼스와는

다른 신분..  다른 대학이지만

팔칠년, 행정일을 시작해서

이곳 대학에 온 구공년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살고 있는 이 캠퍼스에서...


여남 후배들 구분 없이

아끼는 후배들에게

형이라 불리며 살고 싶었다.


아쉽게도

정년을 코 앞둔 지금...

나는

그리 살진  못했던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각진 경례의 수위 선생님 그리고 수위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