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타는 진이령 春
외로움이 덕지덕지 붙어있다
우울함이 치덕치덕 발려있다
공간의 기억은 진하고도 뭉근해서
공기마저 위태롭다
나는 벽지에 묻은 외로움을
먼지 쓸어내듯 쓸어냈지만
퍼져있는 감정을 응집시키며
몸을 불려간다.
서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먼지는 바닥을 굴러다니고
나는 종종 걸음으로 쫓는다
비로소 내 손에 들어온
먼지 같은 우울과 외로움을
쓰레기통에 버린다
그러나
아직도 이곳엔 켜켜이 쌓여있다
저는 감정과 감각에 민감합니다. 그 때문인지 감각적으로 기억하고 사유하는 사람입니다.
오늘은 공간의 기억에 대해 글을 써봤습니다. 공간은 참 많은 것을 담고 있지요.
그 공간에 머무는 사람의 취향이나 삶의 방식뿐만 아니라 감정까지도요.
연극을 보러 극장에 가면 그 곳을 빈틈없이 채운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전시회를 보러 미술관에 가면 작품이 뿜어내는 아우라를 느낄 수 있어 황홀하죠.
꼭 극장이나 미술관이 아니더라도, 살고 있는 곳이나 지역에도 똑같이 적용이 됩니다.
공간을 채운 기억과 그 농도와 감정은 사람마다 다를지언정 없지는 않을거예요.
오늘만큼은 당신이 자주 가는 곳, 사는 곳에 어떤 감정이 묻어있는지 톺아보시길 바라요.
부디 좋은 기억들로 가득한 공간에서 편안함을 느끼시길 바랍니다.
작가 진이령이었습니다.
https://www.porlery.com/cast/3934 에서 들어보실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