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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림 Aug 25. 2022

노력의 결실은 금방 눈에 보이지 않는다

토마토 키우기 그 고단한 여정에 관해

토마토를 처음 키울 때는 금세  토마토가 자라 우리는 토마토를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

토마토는 세 달이 넘도록 잘 열리지 않았다.

우리는 여름 방학에도 당번을 정해 매일매일 토마토에 물을 주고 애지 중지 키웠다.

그동안 우리 토마토 수호대는 한 사람당 토마토 하나씩 먹었을 뿐이다.


다른 사람들의 텃밭을 보면 토마토가 무럭무럭 자라는데 왜 우리 토마토는 잘 자라지 않을까.

늘 신경 쓰였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아도 토마토는 그냥 잘 큰다고 하는데 우리 토마토는 온갖 신경과 사랑을 다 주어도 그렇게 잘 자라지 않았다.


그 이후로 길고 긴 지루한 시간이 이어졌다.

한 달 여의 여름 방학이 지난 지금 토마토가 어느 정도 자란 느낌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무엇이든 그 결과가 금방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 작은 토마토를 키우는 데도 이렇게 긴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데, 세상의 모든 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토마토를 키우는 일이 재미있긴 하지만, 나는 우리 학생들이 이 토마토를 키우는 일을 통해서 어떤 일을 하든 긴 기다림과 인내와 노력과 정성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으면 좋겠다.

세상에 공짜로 금방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토마토 초보 농부이다 보니 잘 몰라 늘 인터넷에 토마토 키우는 방법을 검색한다.

관련 글들을 보면 이 역시 쉬운 일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쉬운 일은 참 없다.

매일 뜨거운 여름 햇빛 아래서 토마토 물을 준다고 밖에 나왔다.

물을 주고, 줄기를 따고, 가지를 치고, 토마토 꽃을 키웠다.

애벌레가 생기면 애벌레를 쫓아내 내기도 했다.

열심히 비료도 사서 뿌렸다.

덕분에 안 그래도 까만 손등이 새카맣게 타버렸다.

토마토를 키우는 데도 이렇게 길고 고단한 여정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 사는 세상도 역시 비슷하지 않을까.


우리 아이들이 아이들도 토마토를 키우며 이것을 깨달아 좀 더 잘 크기를 바라본다.


내일은 또 고구마를 심을 예정이다.

진정한 농부로 거듭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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