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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진행한 모의 재판

Holes" by Louis Sachar를 읽고 한 북클럽 활동

4, 5학년 학생들과 한 달에 한 번 북클럽을 진행하고 있어요. 정해진 책을 읽고 책에 내용에 대한 토론도 하고 다양한 활동도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아무리 요즘 도서관이 기상천외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는 있다지만 그래도 북클럽은 포기할 수 없는 프로그램입니다.


출처: Amazon.com


영화로도 만들어져있는 "Holes"란 책은 Stanley라는 중학생이 Camp Green Lake라는 청소년 교화 센터에 보내지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야구 스타인 Clyde Livingston이 집 없는 아이들을 위한 자선기금 모금을 위한 경매에 내놓은 신발을 훔쳤다는 죄명이었습니다. Camp Green Lake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와 Stanley의 증조할아버지부터 시작된 이야기가 교차편집되어 있습니다. 어드벤처이기도 하지만 역사소설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서사가 흥미로운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책에서 중요한 스토리 중 하나가 Stanley의 절도에 대한 처벌이 올바른지 아닌지에 대한 부분이에요. 그래서 책을 읽고 나서 이 케이스를 바탕으로 모의재판을 해 보기로 했어요. 학생들에게 나눠준 자료를 공유할게요.




북클럽 참가 학생이 10명이라서 5명씩 나누어 한 팀을 검사 측, 다른 한 팀은 변호사 측으로 나눴어요. 그리고 책 안에 있는 사실을 바탕으로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는 글을 써 오도록 했어요. 그리고 북클럽 모임에서 정해진 롤에 맞춰 모의재판을 진행했습니다. Judge 역할을 위해 책을 이미 읽어 내용은 알고 있지만 북클럽 멤버들을 전혀 알지 못하는 중학생 한 명을 섭외했어요.



법정 영화나 드라마를 평소에 보지도 않고 거기다 미국 법정에 배심원 자격으로 출석해 본 적도 없어서 모의재판을 진행하려고 하니 막막하더라고요. "Law and Order"란 드라마의 한 에피소드도 일부러 챙겨 보고 또 Mock Trail의 script도 찾아서 읽어보는 준비를 따로 했습니다.



걱정과는 달리 학생들이 너무 잘했어요. 일단 생각보다 학생들이 재밌어했고 발표를 잘 하더라고요. 소설의 내용이 결국은 오해를 풀고 Stanley가 교화 센터에서 풀려나는 걸로 결말을 맺어요. 그러니 Prosecutor들에겐 불리한 재판이에요. 이미 책에선 not gulity로 결정이 난 상황이니까요. 그런데 prosecutor 역을 맡은 학생들은 책의 뒤에 나오는 무죄에 유리한 증거들은 자세히 언급하지 않고 책에 앞에 나오는 유죄의 증거들을 계속 강조해서 어필을 하더라고요. defence attorney가 주인공의 알리바이를 증명할 수 있는 증인을 채택해서 질문을 할 때는 어느 영화에서 본 적이 있는지 "Objection"이라고 외치면서 책상을 치고 일어나는 쇼맨십도 보여줬어요. 엄청 귀엽더라고요.



Judge를 맡은 학생도 이 케이스는 Not gulity로 판결을 내려서 변호사들의 편을 들어줬지만 모의 법정의 발표는 검사 측이 더 잘했다고 평가를 내려줬어요. 양쪽 아이들의 기분을 다 맞춰주는 현명한 판단이었던 거 같아요.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었고 아이들의 반응도 좋아서 곧 다시 한번 해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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