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와 워터파크
혼똔섬은(Hon thom)은 '푸쿠옥의 보석'이라고 불리는 푸쿠옥섬의 남부에 위치한 작은 섬이다. 베트남어나 한국어로는 '혼똔', 된소리 발음이지만 영어로는 '혼텀'이기에 헷갈릴 수 있다. 원어민이 녹음한 가이드 방송을 들으며 구분한 사실이다. 베트남의 지역 이름이 된소리 발음이 많은데, 영어 스펠링으로 발음 시에는 차이가 있는 경우도 다반사다. 잘 알려진 도시 호찌민(Ho Chi Minh)과 나트랑(Natrang)이 대표적인 케이스로 베트남어 실제 발음은 각각 '호찌민'과 '냐짱'이다.
푸꾸옥에서 혼똔섬까지는 세계에서 가장 긴 해상 케이블카를 타고 건넌다. 케이블카 탑승지는 선셋 타운이다. 썬월드 케이블카 역에서 30인승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대형 케이블카에 올라타면, 세계 기록 보유(기네스북 등재) 인증 마크가 붙어 있다. 해상 케이블카의 길이가 장장 7,899.9m나 된다니, 사진을 덥석 찍었다. 도착지까지 끝없이 펼쳐진 푸꾸옥의 바다 위에 한참을 둥실 떠있다가 언제 내리나... 하다 보면 워터파크에 도착한다. 그만큼 길다. 최종 목적지 혼똔섬 워터파크(아쿠아토피아)는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바로 입장할 수 있다.
물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아이는 '워터 파크!' 하면 '오케이, 고!'다. 어딜 가든 물만 있으면 하루 종일 놀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유수풀, 수영장, 워터 슬라이드 등이 갖춰져 있기에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물놀이를 즐기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뭔가 꽉 찬 느낌이 덜하다. 아이에게 넌지시 질문을 던졌다.
"베트남 워터파크는 어떤 것 같아?"
"음... 발리보다 작네요."
맞다. 워터봄 발리를 경험해서인지 나와 아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규모와 환경이었던 것이다. 인공적으로 조성한 느낌이 확 밀려드는 것 역시 살짝 낮아져 버린 만족도 때문일까? 발리와는 다르게 자연 생태계가 말라있는 느낌이다. 여기저기 다람쥐, 청설모, 도마뱀, 새 등의 생명력이 흥건한 열대 우림 속 발리봄의 친환경적 경관들과 살짝 비교가 된다. 건기의 특징인지, 아니면 관광객을 배려하기 위해 자연스러움을 쭉 빼버린 건조함인지 잘 모르겠다.
비교군이 없다면 단연 워터 파크는 아이들의 종일 놀이를 위한 베스트 선택지이다. 안전 요원들이 상주해 있고, 각종 놀이와 식음을 모두 해결할 수 있으며, 탈의와 샤워 시설까지 갖추어져 있기에 한정된 공간 내 편의성과 안정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미리 알고 가면 좋은 몇 가지 숙지할 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1. 수영복을 착용하고 입장하면 탈/환복 시간을 줄일 수 있다.
- 숙소에서부터 상하의 긴 래시가드를 입혀가면 자외선 노출도를 낮출 수 있다.
- 건기의 경우, 물놀이가 끝나도 수영복이 금방 마르기 때문에 호텔로 돌아와 깨끗하게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을 수 있다. 실외 간이 샤워기로 옷을 착용한 채 간단하게 씻고 말리면 된다. 워터 파크에서 나와서 식사, 관광 등 다른 후속 활동들을 하게 될 경우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한 번으로 끝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2. 타월, 모자, 수경, 방수팩/비닐 등을 챙겨 가는 것이 좋다.
- 따로 수건을 주지 않기 때문에 점심 식사 중이나 물놀이가 끝난 후 타월을 (수시로) 사용하는 것이 편했다. 젖은 수건이나 옷가지를 담을 방수팩이나 비닐 등을 가져가면 뒷정리까지 할 수 있다.
3. 워터 슬라이드를 탈 때는 지퍼있는 수영복, 시계, 모자, 신발 등을 착용하지 못한다.
- 분실이나 안전을 이유로 몸의 부착물을 '무'로 세팅하는 것이 편하다. 지퍼있는 수영복을 입고 있다가 남편이 어린이용 슬라이드에서 제지 당해 들어갈 수 없었다. 미리 가능한 복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4. 각종 워터 슬라이드 이용 시 아침 일찍 오픈런을 하는 것이 이득이다.
- 아침 10시 전에 입장을 하니 워터파크가 텅 비어서 '이렇게 사람이 적은데 어떻게 운영이 될까?'라는 걱정이 들었다. 오후가 되니 북적인다. 따라서 아침 일찍 워터파크에 입장한 후, 각종 슬라이드를 기다림 없이 타는 것을 먼저 하고, 점심 식사 후 쉬었다가 따뜻하게 물놀이를 하는 식으로 선후 활동을 배치하는 것도 지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