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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제나 Jun 21. 2021

강아지는 사춘기 아이에게 도움이 되나?

우리 집 강아지는 올해 8살이다.

이름은 사랑이.


아이가 사춘기의 절정을 달리기 시작한무렵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고 해서 입양한 우리 사랑이는 하얀 몰티즈 사진을 보고 한눈에 반해서 입양을 결정한 아이.

동물을 별로 안 좋아하는 남편을 설득해서 데려왔는데 아이가 집에 붙어있는데 강아지가 일조할 것이라는 나의 생각은 보기 좋게 틀려버렸다.


아이가 강아지가 있다고 나다니지 않는 것은 절대 아니었기

때문이다.


강아지는 강아지고 친구는 친구인 것ᆢ


그때 마침 이사를 하게 되어서 우리 집에 입양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랑이는 또 이사라는 것을 경험하며 낯선 환경에 노출이 되었다.


얼마나 두려웠을까? 주인과 떨어져서 낯선 사람들과 낯선 환경에 놓인 지 얼마나 됐다고..


사랑이는 그날 이후 여기저기 마킹을 하기 시작했고 새소리에 짖고 조그만 소리에도 심하게 짖는 것으로 불안함을 표현했다.


처음에 데려왔을 때는 남편 팔에 안겨서 잘도 자고 늦게 들어오는 남편을 홀로 반겨주던 아이가 마킹을 하기 시작하니 남편에게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렸고 남편 또한 사랑이에게 싫은 대상이 되어버렸다.


엇나가는 사춘기 아이에게 강아지가 도움이 될까요?라고 묻는다면 대답은 아이보다 엄마에게 도움이 될지도 몰라요 라고 말하고 싶다.


아이의 말에 상처를 받은 날이면 강아지를 안고 말했다

나는 네가 말을 못 해서 너~~ 무 좋아!!


아이가 다 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강아지는 아이에게도

도움이 됐다.


집에 들어오고 싶은 마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더란 말이다.


집보다 친구네가 좋고 친구랑 있고 싶은 아이에게 그래도 집에 오면 강아지가 있었고 친구를 우리 집에 데려올 때도 강아지를 보여주면서 함께 시간을 보낼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강아지 때문에 남편과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생략하겠다. 남편은 너무 쉽게 입양을 결정했다면서 아이한테는 별 도움이 안 되고 자신만 스트레스받는다고 난리였지만 지금은 남편도 조금은 인정할 것이다.


물론 지금도 사랑이의 마킹을 보면 에이 C를 외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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