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엄마에게 늘 들어온 말이 있다.
“옷은 깨끗하게 입고 더럽혀지지 않게 평소 잘 입어야 한다.”
좀 낡은 옷이라도 누추하지 않게 입고 눈곱 달고 냄새 피우지 않도록 애썼다. 한 겨울 찬물에라도 머리는 감았다.
알다시피 원체 외모를 꾸미는데 관심이 없었다. 그렇게 삼십 대 중반을 맞이했다. 선크림이나 파운데이션만 바르면 눈이 따가워 그 역시 멀리했었다. 관심이 없는 것도 한몫을 했다.
그러다가 강의로 사람들 앞에 서게 되면서 생각이 좀 바뀌었다. 비로소 사람 앞에 서며 깔끔한 몸가짐이 그들에 대한 예의라는 걸 배웠다. 강의 스승님은 평소 복장도 늘 강사답게 입으라 했다.
언제 어디서든 강의에 설 수 있는 복장.
‘언제든 결혼식이나 장례식에 갈 수 있을 정도의 불편하지 않은 복장’이라고 했다(갖춰 입으란 얘기지).
무엇보다 초보 강사일 땐, 무대에 설 기회가 언제 어느 때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당장 오늘 저녁에라도 강의 기회가 있다면 뛰어갈 수 있도록 갖춰 입고 다녔다.
강의를 하면서 자연히 할 말과 가릴 말, 생각을 정리해서 입으로 내어 놓는 습관을 기르게 되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반복된 연습 덕분이다. 가벼운 인사 한마디를 하게 되더라도 두어 문장 만들어 입안에서 둥글둥글 굴려본다.
끼도 없고, 머리가 아주 비상하지도 않기에 일단 해보는 패기, 포기하지 않는 끈기, 실패에도 다시 해보는 용기는 필수 요소가 되었다.
내 강사 인생에 있어 이 세 가지 요소를 ‘삼역기(三力氣)’라고 이름 지었다. 이렇게 배운 몸가짐과 말가짐은 일상생활 속에서 빛이 나기도 한다.
새삼 느낀다. 평소 습관이 정말 중요하다.
삐딱하게 짝다리로 서면 체형이 틀어질 뿐만 아니라 보기에도 별로다. 나 역시 짝다리 삼십 년 인생을 보낸 듯하다. 알아차림이 중요하다. 엘리베이터나 신호등을 기다리기 위해 멈춰 설 때면 발을 의식하며 두 뒤꿈치가 땅에 붙었는지 살피게 된다. 두 발이 땅에 붙은 것이 확인되면 종아리 근육 운동으로 무료함을 달랜다. 멈춰 선 잠깐이지만 꽤 운동이 된다. 넘어지지 않을 정도로 뒤꿈치를 들고 2~3초 버텼다 천천히 내린다.
말에는 힘이 있다고 한다.
어긋난 말씨와 부정적인 말로 스스로 기운 꺾을 필요 없다. 말가짐 역시 습관이 된다.
말끝마다 욕을 하면 욕쟁이가 되고 말끝마다 감사를 하면 복쟁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