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세상이 망하지 않은 까닭
지난 이야기.
https://brunch.co.kr/@ahura/2406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다.
-발자크-
“왜 아직도 세상이 망하지 않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까?”
글쎄요. 너무도 절망적인 질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질문이 나오는 증거는 너무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재산 때문에 부모를 죽이는 자식이나 자식을 죽이고 도망가버리는 부모나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노약자석이라고 쓰여진 바로 아래서 교복을 입고 있는 친구와 떠들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은 어쩌면 한두 번쯤은 당신의 머릿속에서 쉬었다고 나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은 요즘 뉴스나 신문을 보면서, 또는, 잔인한 살인마를 추적하는 해외토픽을 보면서, 혹은, 좀 더 잔인하고 좀 더 자극적인 것을 찾는 할리우드 영화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지금 그런 잔인한 얘기를 이런 책에서 하고 있는 것이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모든 것이 세상의 하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무시하려고 합니다. 아름다운 것만 보고, 아름다운 생각만 하고 사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당신이 실제로 지금 보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이 세상은 아름답고 고운 것들만이 가득 차있지는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그런 것은 아주 부분적인 것 일는지도 모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보다 서로 미워하고, 서로 죽이려고 하고, 서로의 사이에 금을 긋고, ‘국경’이라는 이름의 허울을 만들어 두고서는 서로 다르게 생긴 사람들이 자신의 생활터전에서 잘 살아가는 것을 결코 고운 시선으로 봐주지 않습니다.
동물들은 점차 사람들로 인해 살아갈 터전을 잃어가고 있고 식물들은 자신들이 만들어준 공기를 마시고 사는 사람들에게 밀려나 말라죽고 공해로 질식해 죽어가고 있습니다. 지구가 숨쉬기 어려워 산소호흡기를 필요로 한다는 환경단체의 광고는 어쩌면 별로 과장하지 않은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당신 또한 아름다운 것을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으면서도 당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서, 그리고, 자신이 좀 더 편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이 더러워지고 다른 사람이 아파하는 것에 대해 그렇게 중요시하지 않고 있진 않습니까?
가끔 하늘을 봅니다. 그런데 목을 쳐들고 하늘을 바라보면 주위의 사람들은 아주 이상한 눈으로 ‘저 사람이 뭐 하는 거지’하는 시선을 떨구고 가거나 아예 그것조차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자신의 사랑, 자신의 관심만이 중요한 시대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바로 옆에서 도둑을 맞아도 나와 관계없는 일이니까 무시하고 마는 그런 세상이 왜 아직도 망하지 않고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가 말입니다.
너무도 각박하고, 너무도 살벌해진 사람들의 눈을 한 번이라도 들여다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들의 눈은 뭔가를 급급히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윤택하게 만들어줄 돈, 자신을 강하게 만들어줄 권력 등등을 찾기 위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쉴 새 없이 충혈되어 갑니다. 태어나서 보였던 그 해맑고 티 없어만 보이던 눈동자는 그렇게 탁하고 흐려져만 갑니다. 그런데도 세상은 아직도 망하지 않고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여전히 만들어 줍니다.
왜일까요? 이제 어느 정도 저와 같은 궁금증이 생기셨나요?
그것은 아주 작고, 찾기에도 아주 힘들지만 분명히 그런 것들이, 그 이유가 있다는 점에는 분명하다는 전제에 대해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마력 같은 것이 있습니다. 세상은 더불어 사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어딘가 있다는 것만 확인할 수 있다면 그 해답을 쉽게 구하고 그것에 대한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모습의 의외의 구석에서 그런 모습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시장바닥에서 하루 품팔이를 하면서도 나물을 조금 더 얹어주시는 아주머니와 새벽 수산시장에서 입김을 내뿜으며 생선들을 얹어주는 도매상 아저씨들을 보면서, 그리고, 새로 세상으로 나선 아기들을 돌보는 신생아실의 자원봉사자들을 보면서···
사람들은 어느 순간에부턴가 눈에 보이는 것만 믿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직접 보고, 확인하지 못한 것은 절대 믿지 않고 설사 본 것도 그리 쉽게 믿는 것 같은 마음이 들지 않게 되었습니다. 사랑? 믿음? 도덕? 이런 것들은 죽어있는 말이 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사람들 틈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죽어가는 단어를 죽은 단어로 만들지 않은 그런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바로 이 세상을 망하게 만들지 않는 것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세상은 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세상이 아직도 밝게 망하지 않은 것이 당신의 한 모습과 한 노력들에서 시작된다면···
생각만으로도 왠지 기운이 나지 않습니까?
당신의 노력이 당신의 삶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은 그저 대강 지나는 말로 내뱉어버리고 말, 그런 것은 아닐 것입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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