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미국 뉴멕시코주 엘버커키에서 덴마크계 미국인인 테드 조겐슨(요르겐센, Ted Jorgensen, 아버지)과 재클린 자이스(Jacklyn Gise,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났을 당시, 아버지 테드는 18세, 어머니 재클린은 17세로 모두 고등학생이었다. 당연히 그의 성은 아버지의 성을 따른 조겐슨(요르겐센 Jorgensen)이었다.
그가 태어나기 전에 고등학생 신분이던 부모가 결혼은 했으나, 17개월 뒤 이혼한다. 그리고 어머니 재클린은 쿠바 출신 미겔 베이조스(Miguel Bezos)와 재혼하여 미겔이 그의 새아버지가 되는데, 그는 지금도 새아버지의 성을 따른다.
이유? 새아버지 미겔은 아무 밑천 없는 10대 쿠바계 미국인 이민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악착같이 노력하여 석유기업 엑슨(EXXON)에 입사하여, 훗날 경영진에까지 오르는 등 양아들의 롤모델이 되었다. 미겔은 아들이 회사를 처음 설립할 때 첫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는 멋진 아버지였다. 그래서인지 각종 인터뷰에서 아들은 자신을 키워준 새아버지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존경을 드러낸다.
그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또 다른 인물이 있다. 외할아버지 프레스턴 자이스(Preston Gise). 딸이 16살에 결혼하고 17살에 애를 낳았다고 집안이 콩가루였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의 외할아버지 프레스턴 자이스는 젊은 시절 미국 국방부의 연구기관인 DARPA의 우주 공학 및 미사일 방어 시스템 분야의 전문가로 일했으며 원자력위원회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16살이 될 때까지 매년 여름 방학을 텍사스에 있는 외할아버지의 농장에서 보내었는데, 이때의 경험들이 기업가의 꿈을 키우는데 중요한 영양분이 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그는 휴스턴의 리버 오크스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그곳에서 메인프레임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컴퓨터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컴퓨터 사용시간의 대부분을 친구들과 스타 트렉 게임을 하면서 보냈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초등학생 시절에 자기 방 출입문에 사이렌 경보장치를 달아서 동생들이 들어오면 알람이 켜지게 하는 등 아이디어와 기술에 뛰어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그의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의 평가를 보면, 대단히 총명하나 리더의 자질은 없다는 혹평을 남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고등학생 시절에는 플로리다 대학에서 주최한 과학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실버 기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플로리다에 위치한 마이애미 팔메토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그는 물리학을 전공하기 위하여 프린스턴 대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그러나 양자역학을 배우면서 한계에 부딪히게 되는데, 당시 반에 30명 정도 있었는데 그중 3-4명의 학우가 자신이 12시간을 걸려 이해하고 푼 문제를 아무 거리낌 없이 풀며 이해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물리학자가 되기를 포기하기로 결심한다. 그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이 잘하는 것을 찾던 그는 컴퓨터 과학으로 전공을 바꾸고 학점 4.2/4.3 만점으로 졸업을 한다. 훗날 그는 인터뷰에서 프린스턴 대학교는 자신이 훌륭한 물리학자가 될 수 없다라는 걸 알려준 동시에 컴퓨터 과학이 자신의 적성에 맞다는 걸 가르쳐준 기회의 장이었다고 밝혔다.
미국의 기업,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초대 CEO, 현 이사회 의장. 미국 및 북아메리카, 나아가 세계 최고 부자로도 유명한 제프리 프레스턴 베이조스(Jeffrey Preston Bezos)의 이야기이다.
졸업 후 제프 베이조스는 유명 대기업인 인텔, AT&T의 벨 연구소, 앤더슨 컨설팅의 오퍼를 거절하고 무명의 벤처기업 ‘피텔’에 입사하여 통신 프로토콜 프로그래밍 업무를 수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입사 1년 후 기술 및 사업 개발 담당 부책임자로 승진하였으나 입사 2년 후 퇴사한다. 제프 베이조스는 그 이후 뱅커스 트러스트에 컴퓨터 관리자로 입사한다. 그는 뱅커스 트러스트 입사 10개월 만에 회사 내 최연소 부사장으로 승진하게 된다.
그 이후 제프 베이조스는 신생 금융사 D.E. Shaw로 옮겨 테크놀로지 기반 트레이딩 전략팀을 이끌기도 하고 인터넷 기반 사업 구상을 담당하기도 했다. D.E. Shaw 입사 1년 후 26세의 최연소 부사장, 몇 해 후 수석 부사장이 된다. 그리고 그때 D. E. Shaw에서 같은 회사 연구원인 매킨지 터틀을 만나 1993년에 결혼을 하게 된다.
그렇게 잘 나가던 그는 1994년 돌연 회사를 때려치우고 시애틀로 향하는 모험을 결정한다.
이 때 그의 나이 불과 서른.
그의 목적은 단 하나, ‘인터넷 서점’이라는 창업 아이템이었다. 그는 친척과 친구들에게 200만 달러의 창업자금을 투자받았는데 그중에는 제프 베이조스의 아버지인 미겔 베이조스의 투자금도 있었다. 제프 베이조스는 자신의 아버지 미겔 베이조스에게 사업 성공 가능성을 30%라고 이야기한 후 아마존닷컴의 주식 58만 2,528주를 팔아 10만 달러 상당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한다.
아마존닷컴의 초창기 사이트
그 이후 1995년 7월. 제프 베이조스는 시애틀 자신의 집 창고에서 3대의 워크스테이션을 가지고 아마존닷컴을 창업했다. 그리고 마침내 1995년 7월 16일에 사업을 개시한 아마존닷컴은 창업 일주일 만에 미국 전역과 전 세계 45개 도시에 서적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1996년 5월에는 <월스트리트> 지는 Amazon.com을 일면에 대서특필하며 주목하다. 물품 없이 온라인 카탈로그만 존재하는 순수 전자상거래 업체로 출발한 아마존닷컴은 1997년 5월 주당 18달러에 상장됐고 이후 주당 2,000달러까지 상승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잘 나가던 것도 잠시, 리먼 브라더스에서 아마존닷컴이 일 년 안에 파산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한다. 이 보고서 발표 후 아마존닷컴은 1주일 만에 주가가 19%나 급락하게 된다. 게다가 뒤이은 2001년 초 닷컴 버블의 파장으로 자금 경색이 심화된 아마존닷컴은 최고 100달러였던 주가가 2002년에는 6달러로 추락할 정도의 경영 위기를 겪게 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정작 아마존닷컴의 파산을 예상한 리먼 브라더스는 2008년 금융 위기로 직격탄을 맞고 자신이 먼저 파산해버리는 코미디를 연출했다.)
결국 아마존닷컴은 2001년 직원 1,300명을 해고한 후 사업 다각화를 실시하게 되는데 우리가 아는 종합쇼핑몰로서의 아마존닷컴은 바로 이때 탄생하게 된다. 이렇게 닷컴 버블 붕괴와 경영 위기를 종합쇼핑몰 변신이라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타개한 제프 베이조스는 이후 e-book 단말기 킨들 시리즈와 킨들 파이어, 그리고 파이어폰 등의 제품과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계속해서 내놓으며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을 하는 경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예컨대, 2013년 8월에 제프 베이조스가 경영난에 허덕이던 미국 3대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를 개인 돈 2억 5천만 달러로 인수하는 기행을 다시 감행한다.
인수 이후 워싱턴 포스트는 제프 베이조스의 지휘 아래 디지털 기업으로 변신하기 시작한다. 엔지니어를 대거 고용하고 온라인 콘텐츠를 대대적으로 강화하였다. 그래서 2년 만에 워싱턴 포스트 웹사이트 방문자가 기존의 3배가 증가하는 성과를 보인다.
자아, 이미 20대에 어마어마한 능력을 과시하며 최연소 기록이란 기록은 다 갈아치우고 전설적인 회사를 세워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그에게 무슨 시련이 있었느냐고 도대체 뭘 실패했었느냐고 묻고 싶은가?
그렇다면 당신은 스크롤을 위로 올려 다시 글을 읽기 시작할 정도로 문해력이 떨어지는 인간이다. 나는 이미 그의 실패와 좌절에 대해 충분히 위에 상세히 서술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엄마가 고등학생이었고 생부는 사람을 알아보기 전에 사라졌으며, 양부는 미국인도 아닌 쿠바계 10대 이민자였다.
당신이 이제까지 봐왔던 전형적인 할리우드 영화를 생각해보자. 이런 정황의 아이라면 양부에게 학대를 받거나 돈이 없어 적당히 거리로 나와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그렇게 살지 않았을까 하지 않은가?
아니다.
양부가 모두 가정폭력의 주범이 아니고, 고등학교 때 아이를 낳은 미혼모라고 해서 아이에 대한 교육열이 없거나 정말 허접한 콩가루 집안의 아이였을 거라는 점은 당신의 선입견이고 편견일 뿐이다.
게다가 그는 천재들이 발에 채이는 스탠퍼드 공대에 들어가 물리학을 공부하며 그 나라를 대표하는 천재들과 겨루며 자신이 그 천재들만 하지 못하다는 사실에 절망해야만 했다.
실제로 나는 경성제대 법학과에 입학하여 첫 중간고사를 치르고 성적이 공개된 뒤, 자신이 태어난 이래로 반에서 꼴찌라고는 해본 적도 없는 그 지방을 대표하는 신동이라고 불렸던 이들이 자살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지근거리에서 목도한 바 있다.
그러나 베이조스는 너무도 쿨하게 자신이 천재가 아님을 인정하고 물리학을 그만둔다. 그것을 그만두는 것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천재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았고 실제로 그 분야에서 최고 소리를 듣고 졸업하여 실무능력을 키우기 시작했다.
그걸 옆에서 보지도 않고 어떻게 아느냐고?
인사관리를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들은 안다. 그의 경력을 내가 굳이 회사 이름까지 적어가며 위에 아까운 공간을 사용해가며 열거한 이유를.
그는, 그의 경력이 어느 한 곳에 안주하지 않도록 계속 새로운 분야 쪽으로 이동하며 자신의 능력치를 만렙이 될 때까지 키워나갔다.
그리고, 여러 경험치가 정점에 올라 만렙이 되었다고 확신했을 때 그가 시애틀로 아내와 창업을 하겠다고 멀쩡한 임원직을 박차고 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당신이라면, 미국을 대표하는 선두기업에서 그것도 선진기술을 주도하는 임원급, 그것도 최연소 기록을 다 갈아치우며 올라가서는 그 안정적인 자리를 박차고 나와 창업이란 도박을 하겠는가?
창업을 하면 누가 모두 잭팟이 터진다고 레드 카펫을 깔아놓고 당신을 맞이해준다던가?
실제 그가 아버지에게 초대 투자자가 되어달라고 할 때 성공 가능성을 30%라고 얘기했다고 위에 썼지만 이후 그가 쓴 자전적 글을 읽어보면 냉정하게 자신이 판단했던 가능성은 겨우 10%였다고 한다.
아마존닷컴 창업당시 냅킨에 그렸다는 다이어그램
단 10%의 가능성을 가지고 멀쩡한 임원직을 때려치우고 아버지의 돈까지 들이부어가며 창업을 할 배짱이 당신에게 있는가?
창업은 도박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경험치를 만렙으로 만들기 위해 그 짧은 시간을 통해 다양한 회사에서 초단기로 기술을 습득하고 자신이 해보고 싶었던 다양한 확장성을 실험했다.
당신이 지금 제법 잘 나가는 회사에 있다고, 회사에서 당신을 50이 넘도록, 60이 다 되도록 임원까지 올려주며 붙잡을만한 능력이 당신에게 있다고 여기는가?
회사에 매달리는 것은 고사하고, 자진해서 당신이 당신의 꿈을 위해 지금 당신의 경험치와 배짱을 만렙으로 만드는 트레이닝을 하고 있느냔 말이다.
그저 하루하루 버텨내기 힘들어 업무에 치이고, 그 업무조차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서 회사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어쩌네 저쩌네 하며 가정일에조차 소홀하고 있진 않은가 말이다.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성과를 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성과도 못 내면서 몸과 마음까지 망치는 자도 있다.
그런데 그것은 환경적인 요인도 아니고, 상사를 잘못 만난 팔자 탓도 아니다.
환경이 맘에 안 들고, 상사가 맘에 안 들면 당신이 바꿀 수 있는 입장으로 판을 갈아 엎으면 된다. 그게 그리 쉽냐고 투덜거리고 싶은가?
그래서 지금 증거를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미혼모의 자식으로 자신이 천재라는 자존감마저 박살 났던 이가 어떻게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었는지를 당신의 눈앞에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베아조스와 바람핀 대상인 방송인 산체스
물론 아마존으로 성공한 이후, 그가 별로 예쁘지도 않은 여성 앵커와 바람피운 사실이 들통나 2019년 1월 돌연 결혼 생활 25년 차인 아내 매킨지와 이혼하게 된 사건은, 최근 빌 게이츠의 바람와 더불어, 미국의 초기 벤처 창업 부자들이 참으로 허망하고 허술하기 그지없는 삶을 사는구나 싶은 생각을 하게끔 하기는 하지만, 그는 그 대가로 그의 어마어마한 재산의 상당 부분을 떼어주는 아픈 이별을 감수해야만 했다. 아무리 사이가 틀어진 사우디의 왕자가 해커를 써서 그를 망신주기 위해 그 일을 벌였다고는 하지만, 그가 도덕적으로 해서는 안될, 비난받을만한 짓을 했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2021년 2월, 아마존의 CEO직에서 물러나고 이사회 의장으로 직위를 변경하겠다고 발표하며 한국처럼 대단한 이임식 따위 없이 간략한 이메일을 사내에 돌렸는데 그 이메일 중 쓸데없는 자기 회사 자랑 빼고 당신들에게 들려주는 그의 진술한 이야기가 마지막 부분에 있어 들려준다.
"계속 창의력을 발휘하세요 여러분. 그리고 새롭게 뭔가를 발명할 때 그 아이디어가 미친 일처럼 보여도 절망하지 마세요. 길을 잃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당신의 호기심이 당신의 나침반이 되도록 하세요. 우린 언제나 첫날입니다."
그렇게 아마존 창업 27년이 되던 2021년 7월 5일 자로 그는 완전히 CEO직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그가 지금 쉬고 있냐고?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는 바로 그 7월에 우주로 날아올랐다.
비슷한 삶을 살아온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 X를 세워 우주산업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것처럼 베이조스도 2000년 블루 오리진을 세워 자체 로켓 및 우주선 개발, 로켓 재사용 등을 연구해왔다. 실제로 스페이스 X는 이미 수십 회 로켓 재사용과 유인우주선 드래곤 V2 비행에 성공하고 화성행 우주선까지 개발하고 있는 마당에 블루 오리진은 아직도 지구 궤도까지도 못 갔으며 아르테미스 계획에 사용될 달 착륙선도 스페이스 X에게 뺏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블루 오리진 우주 캡슐의 첫 유인 비행을 2021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기념일에, 블루 오리진 우주 캡슐을 타고 우주 비행에 성공했다. 이 우주여행에 동생 마크 베이조스를 포함한 3인과 동행했다. 82세의 월리 펑크는 1960년 당시 NASA의 우주비행사 시험을 통과하고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우주인이 되지 못했다가 이번에 동행하며 최고령 민간 우주인의 영예를 안았고, 네덜란드의 물리학 예비 전공생인 18세 올리버 데이먼은 최연소 민간 우주인 겸 최초 유료 우주 관광객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당신도 수천억을 쓰며 우주까지 날아진 않더라도 당신이 본래 꿈꾸던 일을 한 번쯤은 해보고 죽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