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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Dec 27. 2021

술, 좋아하시나요?

전 세계, 술의 세계에 들어가 보실래요?

저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대신에 술은 마십니다. 아주 좋아하는 편이지요. 다만, 지나치게 마시는 걸 싫어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마음에 안 맞는 사람과 대작하는 것을 체질적으로 못합니다. 접대, 룸살롱, 이런 걸 체질적으로 못한다는 이야기지요.


 대신에 아주 가까운 사람들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밤새(?) 마시는 것은 가끔 즐기는 편입니다. 맘 맞는 좋은 사람과 재미난 이야기, 술. 거기에 더해 맛있는 음식까지. 이거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조합이지요.


그런데, 늘 강조하지만, 알고 배우고 나서 마시는 술과 그냥 들이마시는 술은 격이 다릅니다. 아주 많이 다르지요. 그러한 이유로 법조계에서 시작된 폭탄주를 싫어합니다.


폭탄주가 법조계에서 처음 나오게 된 이유는 아주 현실적인 이유였습니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자신의 판단으로 골로 보내거나 그것이 잘못된 판단일 경우 심각한 자책감으로 스스로가 붕괴되어버리기 때문에 그날 했던 판단과 판결과, 기소, 구형으로부터 망각으로 번지 점프하기 위해 가장 빨리 가장 효과적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을 추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허망하지요.

그래서 저는 폭탄주를 싫어합니다.

아울러, 일제 강점기 방식으로 주조해온 증류식 소주를 마시지 않습니다.

왜 서민적이고 한국을 대표하는 소주를 마시지 않는가,라고 시비를 걸 수도 있겠지만, 술은 기호식품입니다. 싫고 좋고는 개인의 취향이니까요.


개인적으로는 맛있는 술을 좋아합니다. 맛과 향에 굉장히 집착이 강한 편이라 맛있는 것을 극도로 좋아하고 찾아다니는 성향이 강한 편이지요.


그래서 전 세계에 가게 되면 그곳에 맛있다는 음식과 술을 반드시 찾아가 먹어보는 편이었습니다. 그렇게 모은 술이 차곡차곡 장식장을 채우기 시작하였지요. 술을 마시는 것만 좋아하는 자와, 모으는 것을 좋아하는 자는 조금 다릅니다. 그저 술을 좋아하는 사람의 장식장에는 새 술이 남아 있을 틈이 없지요. 그걸 어떻게 놔두고 볼 수 있겠습니까? 얼른 마시자고 빨간 내복 입고 뿔 난 삼지창 든 아이가 속삭이는데요.


그래서 저는 술꾼이 아닌 관계로 장식장에 멀쩡한 술들만 모아둡니다. 가져와서 마시기 급급한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바텐더로 취직할 목적은 전혀 아니었지만 천성이 그런 탓에 술을 좀 따로 공부했습니다.

위스키, 와인, 맥주, 백주, 홍주, 흑주, 사케, 각 나라의 명주들과 칵테일까지...

만화로 국제정세를 보다가 오늘은 왜 낮시간에 글이 안 올라오고, 술타령이냐 싶으신가요?

눈치는 빠르십니다.


맞습니다. 이제 눈치 빠르지 않은 단골들도 알아본다는 ‘~, 좋아하시나요?’는 새로운 연재를 알리는 머리글입니다.

사실 이전에 몇 번 떡밥으로 계속 흘려왔던 것처럼 명주 시리즈나 칵테일 시리즈를 할 생각은 가지고 있었습니다만, 언제쯤으로 할지를 못 정하고 있었지요.


오늘 사실, 공산주의와 사회주의투영한 저 유명한 애니메이션 <스머프>를 분석하려고 하던 차에, 그렇지 않아도 만화가 자기 취향이 아니라며 징징거리는 반장님(a.k.a. 좋댓다구 현자)의 댓글을 계속 접하면서, 이걸 접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경제학 수업에서 이미 분석을 한번 경청한 바 있다며, 전공 공부는 다 까먹어도 그런 것은 비상하게 기억하는 반장의 멘트 덕분으로 이미 알고 있는 것을(물론 분석의 각도나 방향이 다르기는 하지만) 하고 싶지 않아 졌습니다.(흔히 말하는 꼬라지를 피우는 거지요.)

 

<데스 노트>에서 시작해서 <닌자 거북이>를 찍고, 마블의 <스파이더맨>까지 이미 분량이 두꺼운 300페이지 기준 서적 한 권을 훌쩍 넘어버린 탓에, 그렇다고 접기에는 그렇고 하여, 잠시 휴재를 하는 사이 술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명주나 칵테일로 범주를 전문화하지 않고 널찍하게 술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볼 예정입니다.

긴 만화 오타쿠의 이야기에, 그림만 홀짝홀짝 넘기며 보셨던 분들에게 희소식이길 바라며, 혹여 만화 분석에 필이 꽂혔으나 차마 덕밍 아웃을 하지 못하고 응원을 보내주셨던 분들이 없길 바라며, 만화 분석은 조금 휴재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여 내일부터는 연말연시 코로나로 제대로 된 주연(酒宴)도 벌이지 못한다고 투덜거리는 많은 분들에게, 가족들과 조촐하게 혹은 혼자서 맛난 술을 어떻게 알고 마셔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을 예정입니다.

 

모든 지나친 것은 흥을 깨기 마련입니다.

과음(過飮)이 그러하고 과식(過食)이 그러하며

무엇보다 과욕(過慾)이 그러하지요.

 

적절히 즐기기 위해서는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아는 것과 그 앎을 통해서 스스로를 조절하는 것.

술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그 일이관지(一以貫之)의 세계로 들어가 봅시다~!


다음 편은 여기에...

https://brunch.co.kr/@ahura/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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