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ginning, the Middle, and the End
세상에는 다양한 칭찬이 존재한다. 착하다, 성숙하다, 열정적이다, 지혜롭다 등 꽤나 다양하게 내뱉었고 들어왔다. 이제는 그 말들을 가볍게 듣고 뱉지 않아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물론 앞서 언급된 타이틀을 모두 얻을 수 있다면 참 다행인 삶이겠지만 그게 쉽진 않더라. 그래서 나부터 타인을 볼 때 어떤 점을 보고 어떤 사람이라 생각하고 여기는지 스스로 생각해 봤다. 서로 평가하며 재고 따지는 이 사회에서 나만의 기준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무감이 초래한 생각이었다. 그래야 나 자신도 긍정적인 인식을 받을 수 있는 태도에 조금은 더 가까워질 테니.
The Beginning
보려고 보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가장 먼저 인사성이 눈에 띈다. 어른들 말 틀린 거 하나 없다고, 인사를 잘하는 사람이 좋더라. 만남이 성사될 때의 "안녕하세요"뿐만 아닌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도 인사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작은 호의도 당연하듯 가볍게 여기지 않고 그에 대한 답례를 표하는 인사와 작은 일을 부탁하거나 실수를 저질렀을 때 전하는 예의표시도 중요한 인사라고 생각해 왔다. 사람의 됨됨이는 작은 인사로부터 비친다 배웠기 때문. 그래서 내가 먼저 인사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20대 중반인 지금 그게 얼마나 중요하고 사람을 예뻐 보이게 하는지 알게 되었다.
살갑지 않은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인사하려 노력한다. 초면인 사람에게 조금은 더 살갑게. 어른에겐 더 밝게. 백반집 아주머니에게 잘 먹었다고, 버스 운전기사 아저씨에게 안녕하시냐고, 나에게 관심 없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에게는 작은 고갯짓이라도. 조금은 번거로울 수 있는 일을 부탁할 땐 시간을 뺏어 죄송하다고, 호의를 보여주는 누군가에겐 감사하다고.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익숙했고 그냥 그러고 싶다. 너무나 당연한 태도이자 행위라고 생각했기에. 처음 만나는 사람을 볼 땐 그 사람이 인사를 어떻게 하는지 쓰려고 쓰는 신경이 아님에도 내 사람으로 두고 싶다는 마음의 기로에선 신경 쓰게 되더라.
나는 인사 잘하는 사람이 좋다. 그래서 나부터 첫인사를 건네려 노력한다.
"안녕하세요,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the Middle
'좋은 사람' 곁엔 '좋은 사람'만 남는다는 전설이 있다. 그렇다면 나부터 그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구나. 그렇기 위해서 나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모든 관계에는 시작이 있다는 불변의 법칙에 따라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인사로 시작한다. 그다음, 우리는 자연스럽게 한 두 마디를 나누다 보면 대화의 결이 맞는지 운 좋게 알 수 있다. 누군가는 그날의 만남으로도 충분할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아쉬움이 남게 된다. 그 시간이 충분했던 이에게는 만나서 반가웠다고, 웃음이 가득한 하루가 되길 응원해 주며 "굿 바이"를 외치면 된다. 아쉬움이 남은 이에게는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증거(예를 들면, 연락망이 될 수 있는 것)를 남기고 떠나면 된다. 노골적으로 "당신 옆에 있고 싶어요!"를 외칠 수 있는 세상이면 좋겠지만 모두에게 부담일 테니.
다음과 그다음, 그리고 다음을 함께 쌓은 사람과는 그렇게 '인연'이 만들어지게 되는데. 이때부터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잊어선 안 된다. 친구, 연인, 동료 등으로 함께 묶이게 된 사람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게 되었을 때 더욱 긴장하며 단단한 땅에 닿을 때까지 서로 '노력'해야 하는 시점이다. 그 사람에 대한 옅은 지식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삶의 태도와 가치관을 자연스럽게 보고 느낄 수 있는 일상에 닿았을 때. 그때가 바로 상대를 향한 귀를 더 열어야 할 때이니까.
나와 다른 스타일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땐 나의 것을 강요하거나 편협한 시선으로 판단할 것이 아닌. 또 다른 사람의 타입을 알게 되었다는 것에 감사할 줄 아는 것. 타인의 장점을 먼저 발견하고 웃음과 훈훈한 분위기를 함께 나누는 것. 그리고 그 사람의 장점을 닮고 싶어 하는 존경의 자세를 가지는 것. 그것이 진정으로 새로운 이를 내 사람으로 받아들이는 멋진 자세가 아닐까.
나부터 누군가 옆에 두고 싶은 '좋은 이'가 되기 위한 자세를 갖추자.
and the End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 인간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모토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의 신뢰관계가 쌓이게 되고 안정성을 느끼게 되면 우리는 사람인지라 익숙함에 속아 버리는 경우가 있다. 또한, 늘 새로운 관계에 노출되는 일상 속에 쉽게 놓치기 마련. 어리석은 면이 있기에 인간미가 있는 우리들이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가 있다면 '존재의 소중함'이 아닐까. 감히 정의해 본다.
앞서 강조해 왔던 나 자신부터 그런 사람이 되는 것에 있어 강박을 가질 필요는 또 절대 없다. 아무리 노력해도 연결되지 않는 연도 있고, 노력했것만 닿지 않는 무언가 존재하기 때문. 시간이 지나고 할 만큼 했을 때 이미 내 사람의 범위에 있는 사람과 풀리지 않는 무언가에 있어 자책할 필요도 없다. 이 또한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일반적인 경우이기 때문. 그 순간에도 지혜롭게 마무리하고 끊어내는 것 또한 우리의 마지막 사명이 아닐까.
모든 관계의 엔딩에서는 스스로 자책할 필요도 상대를 탓할 필요도 없다. 그저 해왔던 나의 노력에 그리고 그 사람의 노력에 감사함을 표하고 좋은 추억으로 묻어두자.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 현재의 내 사람들에게 그리고 앞으로 만날 좋은 사람들에게 더 '좋은 사람'으로 기억에 남을 일만 염두에 두자.
이 모든 건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좋은 사람'이기 위한 과정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