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ella Jun 02. 2021

해외 출판사와 일해보자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살아남는 방법


2년 전, 영국에서 대학원생으로서 2년 동안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내게 정식적인 이력이라고 할만한 것은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누군가는 해외에서 공부하거나 일하면서 좀 더 큰 세계를 경험하고 커리어를 쌓고 돌아온다지만 나는 정말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이질적인 문화 속에서 살아남고 경험하고 배우기 위해서 고군분투한 경험 이외에는 정말 내세울만한 경력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유학하기 전의 처음 그대로 다시 돌아온 느낌이었을 뿐. 


엄마가 사 온 산세베리아와 (지금은 좁은 화분 안에서 아우성치고 있다) 너무나 오랜만에 가족들과 마주 앉아 먹은 따뜻한 밥과 된장찌개가 내가 드디어 어두컴컴한 유럽의 어딘가가 아닌 너무나 익숙한 한국의 내 집이라는 실감이 들게 했다. 그와 동시에, 집 밖에 있는 내내 서바이벌 모드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긴장하며 살던 내내 뻥 뚫린 마음속 구멍이 오랜만에 마주 앉아 먹은 저녁밥으로 마음 한 가득 채워지는 걸 느꼈다.




그렇게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내가 작업하기 시작한 건, 공유 작업실을 구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너무나 안락하고 편안한 집에서 도저히 작업이 안돼서, 무작정 오자마자 홍대 근처에 작업실을 구하고 여러 미술재료를 천천히 옮기면서 앞으로 내가 어떻게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살아남아 경력을 이을 수 있을지 걱정하기 시작했다. 유학을 가기 전에도 짧게나마 몇 년 동안 프리랜서로 살아왔지만 클라이언트들에 대한 너무나 큰 실망들, 금전적인 고민, 어떻게 커리어를 쌓을지에 대한 아무런 정보나 지식 없이 일을 이어간다는 것이 정말 너무 막연했다. 지금은 유튜브나 여러 SNS 정보들이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정보를 공짜로 얻는 게 쉽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그런 정보들을 공유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었고 창작자들 특유의 폐쇄적인 성향들 때문에 좋은 팁을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찾기가 어려웠다. 




현재 3년 차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중간에 코로나 판데믹으로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영국 출판사와 첫 그림책을 작업했고 현재 미국 출판사들과 내후년에 나올 새로운 그림책들을 준비하고 있는 입장이기에,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예비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 조그만 팁들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해외 아트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많은 한국 분들이 계시고, 역시 많지는 않지만 해외 출판계에서 각종 상을 휩쓸면서 다양한 그림책 일러스트와 광고 일러스트를 만드는 작가들도 있다. 최근에는 SNS 등으로 실시간으로 미래의 클라이언트들에게 직접 포트폴리오를 보낼 수도 있으며, 스스로의 그림을 국적, 언어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홍보하는 게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서양 사람들보다도 동양 작가들, 특히 한국 작가들은 정말 뛰어난 기본기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다른 이들보다 훨씬 좋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한국 작가들이 더 큰 해외에서 일을 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마주치며 서로를 북돋아 주었으면 좋겠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