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듣고 질문하거나 설명하라.
리더의 소통전략 #3
리더를 위한 소통전략 3번째 이야기.
끝까지 듣고 질문하거나 설명하라.
대화를 잘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말에 적극적으로 리액션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말히기 좋아하기도 하고 급한 성격이기도 해서 사람들과 대화하며 늘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미러링 하고 질문하고 감탄하기를 열심히 했습니다. 맣하기를 좋아하거나 자기 이야기를 잘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하고 주고받는 맛을 느끼게 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반대로 속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말은 덜하는(좀 덜 표현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칫 그들의 말을 끊게 되고 대화의 주도권을 빼앗아 묘하게 기분 상하게 하는 순간들이 발생했습니다. 상대방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하지 못하고 내 질문에 답하느라 대화의 주제나 방향이 바뀌는 의도하지 않은 경우도 생겼습니다. 가족이나 팀원 등 친밀하다고 느끼는 관계에서 더 많은 부작용이 생겼고 어느덧 상대방 말 끊기가 버릇이 되어버렸습니다.
리더들과 매니저들을 위한 의사소통 훈련에서 늘 강조되는 것이 경청(듣기)입니다. 의사소통과 관련된 어떤 교육도 경청을 빼고 소통을 말하지 않습니다. 가장 많이 강조되는 의사소통의 스킬입니다. 제 경우에는 많이 들어 당연한데 실제 상황에 적용은 잘 못하는 스킬입니다. 방법을 찾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일 말고 개인적인 고민이나 상담 장면에서 주로 활용해야 할 것 같은 스킬입니다. 여유 있을 때나 꺼낼만한 방법입니다. 내가 주도권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소극적으로 가만히 있어야만 하는 느낌에 답답하게 느껴지는 일입니다. 내가 들인 시간과 정성에 비해 돌아오는 것이 그다지 없어 보이는 가성비가 좋지 않은 것 같고요. 무엇보다 의사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말을 잘하는 것이 잘 듣는 것보다 더 중요해 보입니다.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는 것이 주는 이점은 대화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나면 상대가 내 이야기를 듣고 있고, 존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자신도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여유가 생기게 되니 대화가 중단되는 일은 드뭅니다. 이때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드는 것이 몹시 어려운 일인데, 경청이라 함은 그저 가만히 말없이 이야기를 듣는 소극적인 작업이 아니라 진심으로 상대를 이야 하고자 하는 집중, 반응, 침묵해야 하는 적극적인 작업입니다. 한마디로 노동입니다. 그래서 듣기(적극적 경청)가 어렵습니다.
리더들에게 경청은 더욱 도전이 됩니다. 이미 비슷한 상황에 대한 많은 경험이 있고, 팀원은 모르고 있는 관련된 정보와 지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다 노하우와 순발력 그리고 판단력도 훈련되어 있습니다. 한마디로 답을 알고 있기 때문에 끝까지 듣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자주 실수합니다. 추측하여 질문하기, 맘으로 결정하고 말하기, 가르치기, 내 경험 이야기하기, 못마땅한 표정 짓기 등이 리더가 행하는 실수의 단골 메뉴들입니다.
리더와 매니저들에게 자주 하는 소리가 있습니다. '혀를 깨물고 들으세요'. 방법이 없습니다. 끝까지 듣기 위한 마음과 태도가 생기지 않는다면 그저 입 꾹 닫고 팀원이 말을 마칠 때까지 들으세요. 질문도 추측도 하지 말고 그저 말하는 팀원에게 몸을 돌리고 눈을 맞추고 한두 번 고개를 끄덕이면 됩니다. 그렇게 팀원의 이야기를 다 듣고 그리고 짧게 말하시면 됩니다. 다시 팀원이 이야기하면 또 입을 닫고 들으면 되고요. 이렇게 몇 번 하다 보면 반드시 경험하고 느끼게 되는 것들이 있고, 그걸 붙들고 계속 연습하시면 됩니다. 갈수록 이게 경청이구나 인식하게 되고 서서히 팀원들과의 대화에 대한 자신감도 얻어지게 되고 영향력을 발휘하는 기회도 갖게 됩니다. 그렇게 어느덧 우리는 '(젊은) 꼰대 팀장님'의 거추장스러운 껍질을 벗고 말 통하고 인기 많고 무슨 일이든 상의하고 싶은 리더가 되어있을 것입니다.
리더의 소통 전략 #1_한 순간만으로 추측하고 판단하지 마라.
리더의 소통 전략 #2_상대방의 소통 스타일을 파악하라.
리더의 소통전략 #3 리더의 소통전략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