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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특수학급, 딜레마 고민 타파!

(진실게임)

by 장지

학기말로 치달으면서 너무 바쁜 일과들 속에 하루를 보냅니다. 내년 신입생이 6명이나 돼서 학급 증설 준비 중입니다. 제가 22년 노후학급 공사를 하고 나서 알게 된 게 예산 흐름이 지금쯤 모이고, 남기도 해요. 그래서 필요한 사업에 추경하거나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두둥~ 4년 차 내년 새 학급 공사를 3월 예산 교부받아 진행한다 한들 누가 뭐라겠어요. 그래도 현임자인 제가 해놔야지.. 했어요. 3월에 신입생 6명과 재학생 5명이 한 교실에서 시작하기에 너무 버거워요..ㅜㅠ 관외 전보는 쓰긴 썼지만 차마 발이 안 떨어져서요..ㅋ


무튼 공사 준비로 바쁘단 얘기예요~

다음 글은 공사 준비기 몇 편 확정입니다..ㅋㅋ


아, 그 진실게임 후기 이야기하려고 온 건데 실컷 다른 길로 빠졌어요.


회복적 신뢰 써클 특수학생들과 해보셨을까요?


저는 3년째 지역연합 회복적 생활교육 연구회 활동 중이거든요. 한 달에 한 번이지만, 물 들듯이 서서히 익혀가고 있어요.


지적수준이 낮긴 하지만, 초등학생들도 충분히 가능하기에 저는 새 학기 첫 수업이나 마지막 수업을 '서로 연결하기' 질문이나 활동을 하곤 해요.


진실이 미궁 속에 빠진 이 사건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한참 고민하다가 친한 특수선생님께서 긴급 갈등 중재를 써클로 진행해 보라고 조언을 해 주셨어요.


결론은 대박~!


[ NVC 갈등 중재 간단 모형 ]

어려울 거 없어요. 저는 대본을 그대로 읽으면서 학생들의 이야기를 진행하는 역할을 한 거랍니다.


예시 진행 스크립트입니다. 한번 읽어보시고 학생들 간의 갈등을 한번 중재해보세요!

정황상 돈을 빌리지도 않았는데, 거짓말을 지속적으로 해서 돈을 갚으라고 주장하는 여학생.


이 대본으로 A(돈을 빌리지 않았지만 채무 부담을 지게 된 3학년 남학생), C(카톡에서 욕을 하는 단체 채팅을 해결한 이후에 B와 A에게 대가를 요구하는 2학년 여학생)의 이야기를 차례로 듣고 들은 대로 사실을 반영했어요. 사건 관련자의 이야기도 들었고, 다 들은 뒤에 이 사건에서의 피해가 본인들에게 무엇인지 역시 이야기하게 했습니다.


"A는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겠어요?"

"선생님은 ~~라고 들었어요. 들은 내용이 맞을까요?"


그리고,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한 다른 학생들의 생각도 물었습니다.


"C는 A의 이야기를 듣고 느낌이 어땠나요?"

(중략)


"우리 각자의 피해와 사건에 대한 느낌까지 들었어요. 우리가 이 피해에 대해 어떤 방법들을 제안할 수 있을까요?"


C는 자신이 거짓말을 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C의 말에 따르면 A가 자신에게 돈을 빌린 게 맞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A에게 지금껏 받은 돈을 집에 가서 잘 이야기해서 갚으면 해결이 될 것 같다고 제안을 해주었다.


참으로 이상한 논리였지만, 이 지점에서 C의 논리는 매끄럽지 않더라도.. 이 모든 회복은 자신이 돈을 갚으면 된다는 결론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이 모든게 교사의 설득이 아니라 '너가 거짓말 했잖아. 잘못을 인정해.'식의 질타나 강요가 아니라는 점에서.. 나 역시 써클의 힘을 느꼈던 자리였다.


꼭 '제가 거짓말했어요. 잘못했어요.'라는 말을 해야 모든 상황과 사건들이 끝나지는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 말을 하게 되는 순간 어떤 누군가는 말 뿐인 형식적인 사과를 하는 것일 수도 있고, 어떤 누군가는 그 말을 하기까지 자신이 무너지는 감정을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는 피해자의 입장보다는 다른 입장을 더 가르치려 들고, 잘못됐음을 처절하게 비판하는 것에 매몰되어 보듬어야 할 감정을 알아차리지 못하며 우선으로 피해자의 입장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상하지만 회복을 스스로 제안한 C의 말대로 C는 A와 B에게 받은 돈을 돌려주기로 했다. 우리 모두의 감정과 피해의 회복을 위해.


이상한 갈등 중재 모임이었지만, 갈등 조정 모임을 한 우리는 다 행복해졌다.


A와 B는 준 돈을 받게 되어서, C는 학폭 가해자라는 이름으로 자신이 돈을 돌려준 게 아니라 스스로 돌려주겠다고 해결하는 주인 역할을 하게 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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