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애'의 또다른 형태-산타클로스는 할머니

-기쁨을 파는 그림책 상점-

by junetree

- '산타클로스는 할머니', 사노요코 글. 그림, 이영미 옮김, 도서출판 나무생각,2021. -

사노요코의 '산타클로스는 할머니를 읽었다. 2008년 12월 7일 초판인 작품인데 이번에 2021년 11월 11일 개정판이 나왔다. 그림책에 대한 각 분야의 관심과 사노요코를 특별히 사랑하는 독자들이 많아서 개정판이 나오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그의 '태어난 아이'는 나의 인생책이기도 하다. 에세이인 '친애하는 미스터 최'도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작품이다. 올 여름 제주여행중에 우연히 들른 독립서점에서 그의 전남편인 다니카와 슌타로와 함께 쓴 '두개의 여름'을 사서 읽기도 했다. 아직도 책장에 꽂혀있는 그 책을 보면 여름 제주의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산타 클로스는 할머니'는 전형적인 사노요코의 느낌이 나는 책이다. 물론 유쾌하고 또 특유의 통찰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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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과 그림이다.



"이 아이는 버스가 아니라 기차를 원해. 파란 기차를 갖고 싶어 한다고.

난 훤히 알겠어. 정말 신기한 일이야."



나는 그것이 신기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그가 인생에서 너무 많이 진짜 원하는 것을 놓쳤고, 잃어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김인환 비평가의 아래의 문장을 나는 언제나 가슴에 새기고 있다.


작가는 누구에게서나 상처를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이다. 그는 원효나 퇴계, 아리스토텔레스나 하이데거의 책을 읽으면서도 거기서 그들의 상처를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 김인환, '의미의 위기' 중에서-



누구에게서나 상처를 찾을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상처를 아주 잘 아는 사람일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할머니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갖지 못했고 자신이 진짜로 욕망했던 것에 대한 생각을 늘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타인이 진짜 원하는 것을 알아내는 일종의 능력(?)으로까지 발전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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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사랑했던 손녀는 진짜 원했던 산타할머니가 된 자신의 할머니의 선물을 받고 행복하다. 일생에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단 한사람의 기억으로 인간은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사랑을 받은 이들은 그 사람을 인생에서 재현하는 대상을 만나고 싶어한다. 그렇게 그 대상을 끊임없이 찾는다. 그것은 사람일수도 있고 책일수도 있고 운동일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또다른 자기애의 형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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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만번 산 고양이'에서 얼룩 고양이가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흰 고양이나, '태어난 아이'에서의 엄마와 아이와 같은 존재에서 그려진 것과 같이 말이다. 사노요코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그녀의 많은 에세이에서 이야기하는 불편한 관계의 엄마였을까, 아니면 어릴적 갑자기 세상을 뜬 그의 오빠였을까. 분명한것은 그의 '자기애'는 아마도 고통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이었거나 보다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한 아주 훌륭한 도구가 되었을 것이다.



1. 이 작품에서 내가 찾은 '기쁨의 문장은 "이 아이는 버스가 아니라 기차를 원해. 파란 기차를 갖고 싶어 한다고. 난 훤히 알겠어. 정말 신기한 일이야."이다. 함께 써보자.


2. '나를 만나고 사랑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고 한 문장으로 표현하고 글로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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