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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대리 Dec 28. 2022

우리, 사랑을 재단하지 말아요

그래 나는 사랑을 아직 몰라

 최근 만나는 사람과 일주일에 몇 번 만나는 게 적합한지에 대해서 말한 적이 있다. 상대는 금, 토, 일 주 3일을 연달아 만나는 건 부담스러운데 나의 생각은 어떤지 물어봤고, 나도 나의 개인적인 일정이 있는 경우가 많았기에 나도 그렇게 연달아 만나는 건 스케쥴에 따라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그는 친한 형이 매일 여자친구를 만나는데, 지겹지 않느냐 물어보니 네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매일 보고 싶을 것이라 말했다며 자기는 사랑을 진짜 모르는 사람인 것인지 헷갈린다고 했다. 


 그의 말을 들으면서 나도 다소 시무룩해지며, 나를 돌아보게 되었는데 나 또한 그러면 진짜 사랑을 모르고 살았던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 에피소드를 가장 친한 나의 친구이자 동료에게 물었더니 그 친구는 생각이 사뭇 달랐다. 너무 자주 보는 것보다 각자의 생활을 지키면서 서로를 만나는 시간에는 오롯이 서로에게 집중하는 그 시간이 소중하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만나는 횟수보다 나에게 정성을 들여주는 그 시간을 온전히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 친구는 환하게 웃으며 오히려 이럴수록 더 애틋하고 점점 더 보고 싶어지면 나와 결혼하고 싶지 않을까라며 깜찍한 말을 해주었다. 


 조금 답답했던 마음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우리는 생각보다 우리의 마음을 상대의 기준에 맞출 때가 있다. 이것이 과연 사랑일까 나는 사랑받는 것이 맞을까하는 불안감으로, 누가 정해놓은지 모르는 연애와 사랑의 기준으로 상대와 나의 사랑을 재단하곤 한다. 


 물론 우리는 신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의 마음을 알 수 없는 불안감으로 인해 주변의 친구들과 각종 영상들과 메체를 통해서 이것이 과연 상대가 사랑하는 진심이 맞을까 하며 잣대를 들이밀고 평가를 한다. 그 잣대로 상대의 마음을 재단한 후 상대는 이런 마음이었다면서 실망하고 토라지고 마음을 이내 접기도 한다. 


 누군가에게는 만나는 횟수가 누군가에게는 만나는 시간이 중요한 기준이 될 수도 있다. 서로의 기준이 다를 수도 있고, 그 기준으로 충돌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기준이 무엇이든 서로 사랑한다는 그 사실 하나가 변하지 않는다면 과연 사람의 사랑의 크기를 단순한 하나의 기준만으로 쉽게 재단할 수 있을까?



 그러니까 우리, 사랑을 재단하지 말자.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 사랑을 잘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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