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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에 대하여

by 유조


깊은 숲이 있었다.

그 숲은 아주 옛날부터 있었다. 거슬러 올라가노라면 그 숲은 늘 그곳에 있었다.

그곳에 거대한 집이 있었다. 그러나 그 집은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무시무시하게도 그 집은 아주 옛날이라는 말 안에 감싸지지 않았다. 그 집은 존재할 때는 존재했고, 존재하지 않을 때는 거짓말 같이 없었다. 다만 그 집은 아주 커서, 나무들이 그 집 주변을 둥글게 비워두고 자랐다.

그 집에는 책이 아주 많았다. 어떤 책에는 숫자들이 빽빽하게 써 있었고, 어떤 책에는 그림이 가득했다. 다양한 두께와 장식의 책들은 모두 거대했고, 딱딱한 표지를 두르고 있었다.

그래서 깊은 숲에는 거대한 책이 가득한 거대한 집이 하나 있었다. 이 집에는 살고 있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그 집에 홀로 있었다.

그것은 책으로 된 계단을 올랐고, 그것은 책으로 된 식탁에 앉았다. 책으로 된 침대에 누워 잠을 잤으며, 책으로 된 복도를 거닐었다.

그리고 또한 그것은 책을 읽었다. 그것은 다양한 책을 읽었다. 다양한 책을 읽을 때마다 그것은 늘 같은 생각을 했다. 한 가지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 생각을 책 사이에 넣어 잘 덮어두었다.

어느 날 오후였다. 주황빛으로 어두워진 창밖에 그것은 책을 읽다가 덮었다.

그것은 읽던 책을 정리할 생각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사방에 널려 있는 책들을 보고, 금방 읽은 것이 어떤 책인지 알 수 없었다.


그것은 잠깐 멈춰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곧 잠깐이 얼마 동안이었는지 알 수 없게 되었다.


별안간 멈춰 있던 그것은 병에 걸린 듯이 기어갔다. 그것은 마치 느리게 치는 번개처럼 움직였다.

그것은 거대한 집의 거대한 책들을 뒤적였다. 그러나 뒤적일수록 그것은 자신이 무엇을 찾으며, 무엇을 위해 움직이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그것의 머릿속은 점점 한 가지 생각으로 가득 찼다.

어디 있는지 모를 책 속에 넣어 덮어둔 그 생각이었다.

그것이 생각을 할수록, 그것이 그림과 숫자를 가리지 않은 다양한 책들 사이를 돌아다닐수록, 그것은 늘 같은 생각을 했다. 한 가지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 생각을 어느 책 사이에 넣어 잘 덮어두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그것은 모든 책 속에서 그 생각을 찾았다.

거대한 집의 거대한 책들에는 모두 작은 구멍이 뚫려 있었는데, 모두 저마다 하나의 글자에 뚫린 구멍이었다.

그것은 매일 책을 읽으면서 구멍을 읽었다. 그 구멍들을 조합하면 어떤 단어가 나오는지 그것은 매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영영 알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주황빛 저녁이 지나 밤이 오고, 그 밤이 깊어,

새벽이 창밖에서 푸른 빛을 흘릴 때까지, 그것은 깊은 숲의 거대한 집에 홀로 있었다. 그것은 책으로 된 계단을 기었고, 그것은 책으로 된 식탁에 널브러졌다. 책으로 된 침대에 누워 밤을 새웠으며, 책으로 된 복도를 비틀거렸다.

그러던 어느 날의 한밤중이었다. 밤은 새까맸고, 그것은 깊은 숲의 거대한 집에 홀로 있었다. 거대한 책들 사이를 돌아다니던 그것은 문득 거대한 책들 중 하나를 보았다. 그리고 그것은 펼쳐진 책장을 보았다.

그것은 책장의 일부를 먹어 삼켰다. 그리고 그것은 책장에 뚫린 새로운 구멍을 내려다보았다.

밤이 깊어,

새벽이 창밖에서 푸른 빛을 흘릴 때까지, 그것은 깊은 숲의 거대한 집에 홀로 있었다.

거대한 집에는 거대한 책들이 있었다. 그림과 숫자를 가리지 않은 다양한 책들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늘 한 가지 생각만을 했다.

새벽이 지나 아침이 되자 거대한 집은 깊은 숲에 있었다. 그러나 그곳에는 그것이 없었다.

그 집은 아주 커서, 나무들이 그 집 주변을 둥글게 비워두고 자랐다.

그러나 오히려 집은 더욱 커지고 싶어하는 듯했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