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테기의 노예, 자궁외임신, mtx 주사
내 인생 첫 두줄을 경험하고,,,
아무래도 첫 피검수치가 낮다보니.. 영 불안하여,,
찾아보니 역시나, 안정권이 아니고 병원에서 수치수치 타령하는 데엔 다 이유가
있는듯했다.
#낮은 피검
우선 수치가 낮으면
화유(화학적유산-착상은 되었었으나,, 더 발달하지 못하고 유산되는 것),
계유 (계류유산-아기집까지 확인되었으나 아기가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유산되는 것),
고사난자 (아기집까지 확인 되었으나, 난화가 아기가 없어 유산되는것),
자궁외 임신 (자궁이 아닌 난관이나 나팔관, 자궁경부 등에 임신이 되는 것)
등등 비정상 임신일 확률이 높다고...
그래도 나같이 낮은 피검으로 시작했어도 더블링 (피검수치가 이틀에 두배씩 증가하는것) 만 잘되면 만삭출산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하여
그동안 무서워서 해보지도 못하던 임신테스트기를... 그제서야 신나게 해봄 ^^
이식 12일차 / 1차 피검 :54.7(낮은피검)
이식 16일차 / 2차 피검 :337(더블링 성공)
이식 21일차 / 3차 피검 :936(더블링 실패)
임테기 그라데이션도 처음이 많이 흐리긴 했었지만
하루하루 점점 잘 진해지고 있었고, 특히 이틀마다 비교해보면 확연히 임신이 뚜렷해지고 있었다.
또 1차와 2차 피검은 4일 사이에 무려 6배 가량 뛰어서 아 괜찮구나...
착상이 조금 늦었을 뿐 아기배아가 힘을 내주고 있구나.. 생각했는데.
3차 피검에서 너무 절망적인 숫자를 받아 듬...
보통 임테기 역전이 되면 아기집을 볼 수 있다고 했는데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그만큼 hcg농도가 진해져야 한다는 민간상식 이겠지..)
결국 3차 피검까지 결국 역전도 못보았고, 잘 보면 이식 18일차부터는 임테기 농도는 흐려지지도 진해지지도 않았다.
피검사를 하러갈때마다 면접을 보러가는 느낌이었고,
병원에서 전화가 올때마다 합격통지를 받는 느낌이었다.ㅠㅠ
"아무래도... 비정상 임신... 자궁외가 의심이 되는 데요, 초음파 상으로도 아무것도 안보이고,, 다행인지 또 이상소견도 없기는 해요..."
??????????
이상소견이 없는데 자궁외라니....
자궁외가 뭔데?????
집에와서 열심히 또 공부한 산부인과 지식..
[네이버 지식백과]
자궁 외 임신은 수정란이 정상적인 위치인 자궁몸통의 내강에 착상되지 않고 다른 곳, 즉 난소에서 나온 난자를 자궁까지 운반하는 난관, 난자를 생산하는 난소, 자궁을 지지하는 여러 인대, 복강, 자궁의 입구에 해당하는 자궁경부 등에 착상되는 임신을 말한다.
말그대로 자궁이 아닌 곳에 착상해서 아기와 산모가 모두 위험해 질 수 있는 상황으로 검색을 해보니 많은 경험자들이 결국 난관이나 나팔관에서 아기집이 터져 응급 수술을 했고, 동맥이 터져버려 수혈까지 받는 아주 위험천만 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는 끔찍한 일이었다....
하필... 왜.... 시험관1차 로또가.... 왜....
그때부터 하늘이 무너지고 너무 괴롭고 무섭고 힘들었다...
기적같은 일이 벌어지기는 힘들거 같았고,
교회 부부목장에 긴급 기도제목을 올리며 그저 안전하게 임신이 종결되어야 한다고 나눌 수 밖에 없었다...
#자궁외 임신
결국 자궁외 임신 소견을 이식 21일차에 받았고, 초음파상으로도 아기집이 아직 안보일 시기인건 맞긴 했으나 피검을 한번만 더해보면 알 수 있다고 하셨다.
4차 피검이 내려가면 그래도 자연스레 유산이 진행되는거니 지켜보면 되고,
4차 피검이 올라가면 자궁외임신이 확실하니 약물배출을 해야한다고.
결국 위 사진의 맨 아래에 날짜가 적혀있지않은 임신테스트기가 4차 피검날 오전에 햇던건데 진해지지도 연해지지도 않는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식 24일차.
4차 피검. 결국 1025점으로 자궁외임신 진단을 받았다.
토요일이라 남편도 같이 진료실에 들어갔는데...
선생님이 초음파 볼것도 없이 오늘 MTX 주사 맞고 안전하게 약물로 배출하고 몇달간 쉬고 다시 시작해야 할거 같다는 말씀에 갑자기 어린애처럼 꺼억 꺼억 울고 말았다.
#MTX 주사
자궁외 임신의 임신종결법. [정의]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 MTX)는 자궁외임신의 치료로 안전성과 효율성이 입증된 치료법으로, 자궁외임신의 약물치료 중 가장 흔하게 성공적으로 사용되는 약물이다.
염려되는건 항암제 성분으로 꽤나 다양한 부작용 증상이 있었고, 약물의 독성때문에 임신시 기형아 발생률이 높으며, 때문에 2,3개월간 시술및 임신시도를 멈추어야 한다는것.
1차 맞고도 hcg 수치가 올라 2차, 3차 주사까지 맞는 경우도 허다 하다는것....
어렵게 착상을 본 상황에서 엉뚱한곳에서 배아가 열일하며 자라는 것도 안타깝고,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크고 있는 배아를 약물로 사라지게 해야한다는 것....
엄마가 되고 싶은 여성에서 가장 가혹하고 잔인한 일이 아닐까 싶다...
'차라리 화유라도 되면,,, '
화유는 보통 배아가 약해서 스스로 탈락하는 경우이므로 그나마 엄마의 죄책감이 덜하려나 싶기도하고... 화유의 경우엔 바로 다음 임신 준비도 할 수 있다고 해서 나 같이 난저에 시험관 시술도 여유롭지 않은 사람에게 자궁외는... 더구나 분명 시험관 반복과 출산, 유산만 해도 난소기능이 급격히 저하된다는데 나는 안그래도 폐경직전인데,,, 주사까지 쓰고 나면 내게 남은 난자들은 배출이나 될까 싶고... 앞으로 과배란 등 시험관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싶고.. 내게 앞으로 임신과 출산의 가능성이 있을지...
내 인생 최대의 고난이었다... 너무 괴롭고, 마음아프고, 또 육체적 고통이 무섭기도 하고.. 성경에서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직전이 이런거려나 싶었다...
결국 주사실에서 노란형광색의 MTX 주사를 맞는데 이거 약물이 들어오는 즉시 왼쪽 다리가 저리고 엉덩이가 매우 뻐근했다.. (근육주사라 그렇다고 한다 ㅠ)
1분 남짓의 주사로,,
결혼 6개월 간의 긴긴 기다림과, 이주일간의 피검수치를 기대하고 염려하던 마음,
임신을 마음껏 기뻐하지도 축하하지도 못한 마음..
모든 것이 강제종료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