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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향기와찬양Lim Feb 19. 2022

MS. IP를 아시나요?

- 토론토 미시소거 All Saints School의 교사, MS. IP

당신은 발음이 또렷해서 잘 알아들을 수 있어요.      


    MS. IP를 캐나다 토론토 All Saints School에서 만났다. 그분은 매력적이었다. 건치 미녀인 데다 맘은  곱고 친절했다. 그런 인연의 복이 있었다는 것은 축복 그 자체였다. 내가 이토록 대놓고 그분을 칭찬하는 것은 교사로서의 그분이 너무 존경스러웠기 때문이다.

   2017년 5월 (5.14~6.12)에,  내가 그분을 처음 만났을 때, “당신은 발음이 또렷해서 제가 잘 알아들을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조바심으로 가득 차 있던 내게, 그 말은 구원의 포문처럼 느껴졌다. 내가 만났던 MS. IP얘기를 하고 싶다.     

 


 

  교육청에서 제공해준 연수 기회로 토론토 미시소거 초등학교에서 한 달간 코티칭을 할 기회가 있었다.     

All Saints School

                             

     MS. IP     


   지금도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Jacob이 하루에도 몇 번씩 불러대는, "MS. IP!"라는 외침의 소리가. 초등학교 2학년 교실이었다. 한 학급의 정원은 20명 미만이었는데 그 가운데 Jacob이 일당백인 것 같았다. 그는 학교에 있는 동안 틈만 나면 손을 높이 들고, “MS. IP!”라고 외쳤다. 다른 학생들은 질문이 있다면 손만 높이 들고 조용히 선생님이 응답해줄 때까지 기다렸다. 친구들이 질문하는 것과 선생님이 설명하는 것을 매우 진지하게 경청하는 것도 그 교실의 특징이었다. Jacob은 정신이 약하여 특수학급에서 관리해야 할 학생일 텐데 통합 학급에서 자신의 성향을 그대로 노출했다. 그곳에서는 그런 Jacob과 자연스럽게 동행하고 있었다. MS. IP는 한 번도 Jacob을 짜증스러워하거나 귀찮아하지 않았다. 학급의 학생들도 그를 무시하거나 특별하게 생각하지도 않는 것 같았다. 편견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 교실이었다.       


     이해하겠니?    


  시간표에는 'Algebra'라고 적혀 있었고 대수학(代數學) 시간이었다. 나눗셈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MS. IP는 먼저 나눗셈의 원리를 설명한 후에 학생들에게 질문을 받았다. 또 다른 방식으로 나눗셈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몇몇 학생들이 매우 진지하게 이런저런 생각들을 들이댔다. 이미 오랜 세월 동안 알아 왔던 나눗셈 원리가 만고의 진리는 아닐 수 있다는 전제로 수업을 시작했다. 그건 참 대단한 발상인 듯했다. 오고 오는 세월 동안에 어느 수학적인 천재가 나타나서 그 공식을 뒤엎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업을 시작하는 수업은 경이롭기까지 했다. 그런 후에 모든 학생이 다 이해할 때까지 그분은 학생들을 개인적으로 가르쳤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 등을 이용하여, 학생이 답을 아는지 보는 게 아니라 그 원리를 이해했는지 확인했다. 어떤 학생은 그것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몇 날 며칠이 걸렸다.  막고 푸기 식으로 수없이 학습지를 풀어서 문제를 보기만 하면 그 답을 알아내는 식으로 학습했던 교육방식이 부끄러워졌다.      

  

아주 잠깐만   

 

   점심시간에 점심을 먹는 것은 아니었다. 수업 시간이나 쉬는 시간이라도 상관없이 배가 고프면 자신이 준비해온 간식을 먹으면 됐다. 그 대신에 점심시간은 자유시간이었다. 아무도 교실에 남지 않았다. 밖으로 나가서 게임을 하든지 놀다가 돌아오는 것이었다. 점심시간이 끝나면 학생들은 물에 빠진 생쥐처럼 땀범벅이 되어 교실로 돌아왔다. 그러면 MS. IP는 조용히 브레그만 음악(Bregman Music)을 켰다. 학생들은 그 음악에 취하여 아주 잠깐 마음을 가라앉혔다. 모두가 수도승처럼 차분해지는 게 너무 신기했다.     

 

학생들이 당신을 무척 좋아해요!  

 

딱지 접기에 열중인 학생들

  내가 학생들 앞에서 했던 수업은 주로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것이었다. 다양하게 준비해 간 PPT로 한국과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먼저 소개했다. 학생들은 별빛 같은 눈동자로 동반구 작은 나라 대한민국에 대하여 호기심을 가지고 수업에 임했다. 인사동에서 구매한 부채, 색종이, 공기, 한지 등으로 딱지 접기와 한복 바지, 저고리 접는 법을 알려주었다. 물론 접은 딱지로 게임도 했다. 공기놀이와 부채에 그림 그리기에도 학생들은 진심이었다. 한지로 책갈피를 만든 후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쓸 때는 모두가 명필 한석봉인 듯했다. 이런 수업 중에, MS. IP는 그 모습들을 사진으로 부런히 남기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녀가 말했다. “학생들이 당신을 무척 좋아해요.”        


  오빤 강남 스타일   

그날 아침, Gina의 헤어 단장

  마침내 이별의 시간이 왔다. 그날 아침에, 아, MS. IP와 학생들은 서프라이즈 파티 준비한 것이었다. 학생들이 저마다 준비한 카드와 선물을 들고 나에게로 다가왔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Gina라는 학생이 머리를 아주 예쁘게 손질하고 왔다. 떠나는 나를 위하여 미용실에 가서 그렇게 단장을 했다는 것이다. 더 놀라운 일은,  화면에, “오빤 강남 스타일”을 띄우고 모든 학생들이 그 유명한 말춤을 추는 것이 아닌가? 그 누구라도 그 순간을 맞이했다면 울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그 영상은 Long Division이라는 패러디였다.  사람의 진심이 누군가에게 참 고귀한 자존감 상승의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https://youtu.be/gFEj4ZrLBTs

서프라이즈 파티에서 본 영상

           

'오빤 강남 스타일'을 부르며 말춤을 추고 있다


    그분은 Victoria IP 였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그분과 메일을 주고받았다.  다시 내가 그분을 만날 날이 온다면 두 팔 벌려서 그분에게 존경의 포옹을 하고 싶다. 그분이 보내온 메일 전문의 일부이다.     

Hi!!!! So sorry it's been a very busy time with the year end. Love the pictures you've sent me. The students miss you :)

Hope you're doing well. We're on summer break now hoooooray!

Tell everyone I say hello!!!

-Victoria      

(안녕하세요? 학년말이라 엄청 바빠서 유감이네요. 당신이 보내준 사진이 좋아요. 학생들이 당신을 보고 싶어 하네요.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우린 여름휴가 중이에요. 모두에게 안부 전해주세요. -빅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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