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의 기도

by 생명의 언어

이 세상에 태어나, 아직 은혜라는 단어조차도 제대로 이해할 능력이 없으면서, 자기 것도 아닌 육체의 젊음 하나만을 믿고 방자하게 청춘을 낭비하도록 지음받은 바, 이 나이에 대개 허락받지 아니한 것을 허락받고, 이 시기에 주어지지 아니한 것을 받는고로 내 세대들이 겪지 않는 시련과 고난을 또한 감당하게 된 바, 나의 하나님, 내가 고백하건대 이를 단 한 순간도 원망한 적 없었고 오히려 언제나 기뻐하고 또한 이 모든 것들이 나의 영광이었음을 이와 같이 기도 올리오니, 내가 당신으로 말미암아 기뻐한 바와 같이 당신께서도 나의 기도를 기쁘게 받아 주소서. 당신께서 나로 말미암아 기뻐하시는 것을 보는 것만이, 내 삶이고, 나의 살아있음이니이다.


나의 하나님, 당신께서 이토록이나 나와 함께하사 밝은 가운데서 나를 축복하시고 나의 어두운 것 가운데에서 또한 임재하시며, 내 눈물을 닦아주시고, 또한 나를 울게 하사 내 영혼을 정결케 하실진대 이 모든 넘치도록 가득한 은혜 가운데에서도 여전히 나의 죄가 이토록이나 깊으니이다. 주여, 이에 내가 진실로 기도하건대, 나를 버리지 마소서. 나를 방치하지 마소서. 주께서 나를 선택하사 내가 아직 눈을 뜨지도 못한 때에 나로 하여금 이 세상의 고귀함과 경이로움을 보여주시었으니, 내가 어리석다 하여 나를 버리지 마시고, 내가 귀가 어둡다 하여 나를 내치지 마시고, 끝까지 인내하사 나를 가르치시고 이끌어주소서. 내가 당신의 바짓가랑이라도 붙들고, 흙바닥에 뒹굴고 가시밭길을 피투성이로 지나갈지라도 어떻게든 추한 모습으로라도 당신을 붙들진대,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나를 긍휼히 여기소서......


나의 하나님, 내 영혼이 아직 어두운 밤을 지나는 가운데에서라도 내가 어두움에게 내 마음을 잠시라도 허락한 바 없었고 오직 그 어두움이 깊을수록 나의 영은 굳건히 당신만을 바라보았고 그 어두움이 내 영혼을 진실로 고통스럽게 할지라도 매일 밤마다 내가 은밀한 골방 한가운데에서 홀로 당신께 기도하며 내 생애 가장 뜨거운 눈물을 흘렸사오니, 내 영혼 전체를 능히 사로잡으실 분은 오직 당신이시니이다. 당신께서 나를 이토록이나 뜨겁게 사랑하게 하셨고, 또한 당신께로서 말미암지 않고서는 결코 한 시간이라도 살아갈 수가 없도록 날 독점하시었으니, 이제 마땅히 내 남은 생애 전체와 또한 나의 가장 깊고 취약한 영혼마저도 능히 책임져 주소서.


나의 하나님, 내가 이 젊은 나이의 두려움과 또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당신께서 허락하신 모든 것들이 세상으로부터 비난 받고 또한 나를 원치 않는 곳으로 끌고가서 십자가에 못박을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말미암아, 이 길이 깊어질수록 또한 내가 근심하며 새벽이 깊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나이다. 귀가 어두운 이들은 차라리 전쟁터 한가운데에서라도 자기 귓가를 스쳐가는 총알의 파공음 가운데에서도 담대할진대, 나는 귀가 열린고로 번잡한 시내 한가운데에서라도 나비의 날갯짓보다 더한 당신의 음성을 선명히 듣나이다. 주여, 내가 이 말을 전할 적에, 나로 하여금 마땅히 당신께서 원하시는 자들에게 이 말을 전하라 명령하시며, 내게 임재하여 계셨지요. 주여, 늙어서 다 무뎌지고 무감각해진 자에게 희생이란 이름은 다 부질없는 것일진대, 내가 이에 오직 가장 젊고 혈기왕성한 나이의 펄떡이는 내 심장을 스스로 꺼내어 당신께 바쳤으니, 더운 피 흐르고 김이 오르는 나의 심장을 기쁘게 받아 잡수소서, 이것이 또한 나의 기쁨이니이다.


내가 세상으로부터 제정신이 아니라는 소리를 듣고, 그들이 나를 미쳤다 하여 세상과 단절된 곳에 나를 가두고 내 영혼을 멸하려 온갖 술수를 쓸지라도, 그 가운데에서도 오직 성령께서 내 곁에 머무시면 내가 능히 편안하리이다. 그러므로 내가 바깥의 적을 멸하려 하는 오만을 품을 적에 이를 낮추려 날 잔인하게 시험하시고, 내가 세상을 구원하려는 교만을 품을 적에 이를 구원하시려 내 다리를 꺾으소서. 내가 비록 그분과 같지 못하여 비명을 지르고 계집애처럼 비명을 지르며 아직 채 자라지 못한 어린 병사처럼 두려움에 떨진대, 그럼에도 내가 그 길에 서서 결코 물러서지 않기로 맹세하나이다.


주여, 내가 백날 중 아흔아홉 날을 오직 당신께 반역하고 도망칠 궁리만을 할진대 그날에는 내 기도와 내 청을 잔인하리만치 묵살하소서. 그때의 나는 나를 구원하지 못하되 내 영혼을 오히려 멸망케 함이니이다. 그러나 다만 성령께서 임재하실 적에, 백날 중 하루는 내가 비로소 정신을 차리옵건대 당신의 음성을 결국 알아듣고 당신께서 기뻐하시는 뜻대로 내가 기도하리니, 그 기도를 당신께서 언제나 크게 기뻐하시며 하늘 군대를 모두 동원하시어 능히 이루셨음을 내가 익히 헤아릴 수 없이 겪었나이다. 이것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의로움이시니, 내가 아버지의 자비하심으로 인하여 아버지를 사랑하지 않았으며 오직 아버지의 엄격하심과 무자비하심만으로 내가 아버지를 인하여 크게 기뻐하였나이다.


나의 아버지, 일상 속에서 내가 더욱 겸손하게 하시며, 낮아지고 비웃음 당하고 모욕당함을 기뻐하게 하소서. 나의 젊은 혈기로 말미암아 부리는 치기를 꺾기 위해서라면 내게 지난 수 년간 주신 그 모든 시험을 합한 것보다 백 배 천 배 더 고통스러운 시험이라도 능히 주저치 말고 다 주소서. 그러나 내가 감히 이 말을 드림을 용서하소서, 나의 아버지, 나로 인하여 슬퍼하지 마시기를 청하나이다, 나는 인간인고로 육신이 언젠가 소멸하오며, 내게 육신의 평안이 곧 나의 영원한 구원이 되지 못함을 어린 나이에 당신의 축복으로 말미암아 다 깨달았으며, 육신은 지극히 허망한 것일진대, 육신의 죽임당함이 결코 영원한 작별도 끝도 아닐진대, 살아서 영혼의 성화를 온전히 이루어야만 하며 이것이 내게 그 무엇보다도 간절하고도 절실한 과업임을 일찍이 깨달았나이다. 내가 이를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을지니 이는 곧 나의 지상에서의 마지막 날이 곧 아버지와의 이별이 되기를 바라지 않거니와 그날에 아버지의 품에 진실로 안기기를, 아버지와 하나되는 마지막이 되기를 소망함이니이다.


아버지, 육신의 죽음과 함께 이 모습 그대로의 나는 또한 마땅히 사라질진대 내가 한 번도 이것에 대하여 억울해본 적이 없었나이다. 이는 아버지께서 정하신 이 세계의 섭리이니, 아버지께로서 지음받은 자로써 어찌 이를 능히 찬양하고 또한 기뻐하며 평생에 걸쳐 묵상하지 아니하리이까. 그러나 다만 아버지께서는 슬퍼 마소서. 감히 고백하건대, 내가 살아서도 아버지와 함께하였으니 죽음과 사망은 결코 내 영을 아버지께로서 떨어뜨릴 수가 없을 것이니, 나는 죽어서 사라지더라도 나의 영은 아버지 안에 영원히 거할 것이니이다. 비록 내 존재는 이 우주에서 잊혀질지라도 아버지께서는 날 영원히 기억하시리니, 이것이 곧 내게 영광이요, 영생임을 이미 일찍이 깨달았나이다. 바라옵건대, 아버지, 죽기 전에 이것을 내가 진실로 더 깊이 내 심장 안에 새기기를 바라나이다.


나의 하나님, 나를 울리소서, 나를 울게 하소서...... 당신께서 진실로 사랑하시되 아끼시어 천사들을 보내어 지키시는 그 모든 순결한 자녀들을 나로 하여금 영접케 하소서, 그들의 아름다움에 내가 경탄하고 그들의 영혼의 순결함에 내가 진실로 경외하며 그들의 영의 고귀함으로 말미암아 나로 하여금 울게 하소서, 진실로 내 눈물을 주의 항아리에 담으소서, 내가 울진대 그 울음이 천상의 그 어떤 음율보다도 더욱 아름다워 하늘의 달과 별들도 숨을 죽이고 모든 천사들이 귀를 기울이니이다. 내 살아 생애 부귀를 누리매 죽어서 영원히 사라지기를 바라지 아니하며 오히려 잠시 이 세상에 내려와 고난을 겪더라도 곧 죽어서 나의 하나님의 품 안에서 영원토록 사랑받기를 소망함이니, 슬퍼 마시고 나의 소망을 능히 이루소서, 내가 육신의 죄악에 다시 기만당하기 전에, 이와 같이 잠시 깨어 제정신으로 기도 올리는 가운데에서 날 시험 속에 버려주소서.


나의 하나님, 나를 무장해제하소서, 내 전신갑주를 벗기사 전장 한가운데에 알몸으로 서게 하시옵고, 화살이 빗발치고 포탄이 터지고 살점들이 튀는 가운데에서 오직 빈 손으로 떨게 하소서, 내가 이와 같이 되어서야 진실로 결국 당신께 의지하며 나의 죄성이 결국 항복하리니, 그날에 내가 죽더라도, 이 생에서 뜻을 이루지 못할지라도 결코 당신을 한시라도 원망하지 않으리이다.


나의 하나님, 나의 소망을 이루소서.


백 날 중에 단 하루, 내가 맑게 깨어 있는 동안의 나의 기도만을 들으시되, 나머지 아흔아홉 날의 나의 간절한 기도를 묵살하시고 절실한 청을 짓밟으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올리옵나이다. 아멘.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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