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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iniO Jan 05. 2024

나와 가장 친해지기

나에게 해 주고 싶은 말

오늘은 또 다른 한해를 맞이하기 위해 보내는 마지막 날.


가게들마다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불빛들이 마치 이번이 마지막 기차 탑승이라 알리는 듯 리듬과 박자를 타며 더 요란하게 반짝거리는 것 같다. 카페에서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음악과 함께 따뜻한 라떼 한 잔.  바로 30분 전 지인과 점심을 함께 한식당에서 안면만  있는 다른 지인들과 우연히 마주쳐 반갑게 인사한 뒤 먼저 일어났다. 함께 점심을 먹던 지인은 다른 일행들과 꽤나 친한 듯 보여난 먼저 갈 테니 잠시 후에 카페에서 만나자는 인사말과 함께.


그리고 이렇게 카페에 혼자 앉아 단 30분이라도 나와 단 둘만의 시간을 잠시나마 가져보기를 바랐던 애틋한 이 순간 그리고 이 느낌. 눈을 지그시 감고 호흡을 길게 들이쉬었다가 내쉬어 본다. 올해의 마지막 날 오후이다.

'아 좋아.'

이건 분명 내가 20대나 30대에는 가져보지 못한 느낌이 분명하다. 그때는 하루종일 시간별로 누군가와 약속이 있어야 잘 지내는 것 같았고 주말에 집에 있다는 건 뭔가 관계에서 실패한 인생 마냥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그때에는 혼자 카페에 있다는 건 누군가를 기다리기 위한 시간 때움이 분명했는데 이젠 누군가를 만나기 전 나와 온전한 만남을 먼저 하기 위한 귀한 시간이 되어 버렸다.

물론 성격에 따라 사람들을 만나면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유형들이 있고 사람들을 만나면 에너지를 빼앗기는 유형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 나이가 들고 인생을 조금씩 배워감에 따라 확실히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시간들이 많아지는 건 분명한 것 같다.  


언제부터였을까.

 자신을 내 인생 안에서 주인공의 자리에 두기 시작했을 때가.

이제는 만나고 난 후 미소가 지어지지 않는 만남이라이 일부러 만나기가 꺼려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들이 너무나 소중해졌다. 일분일초 지금 이 순간과 시간들이 내가 가장 젊고 이쁜 때의 시간이라 생각하면 이제 순간들을 대충 아무나 만나 심심함을 달래거나 시간을 죽이고 싶어지지 않아 졌다.  그렇다고 항상 혼자 있기만을 좋아하는 건 아니다.

한 이틀 지나고 나면 또 심심해진다.

그럼  생각나는 지인과 조잘대며 이쁜 조명과 음악이 가득한 카페에서 수다를 떨고 싶을 때도 있고 좋아하는 사람들 가득 집에 초대해 정성 가득한 식사를 대접하고 싶어지기도 다. 그러기 위해 청소를 더 하고 촛불을 켜고 잔잔한 음악을 집에 가득 울리게 하는 내 모습에도 행복해진다. 또 내가 한 음식들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또 너무나 행복해진다.  

그러다가 또 단지 의무적으로 만나야 할 모임들생긴다면 취소될 때 은근  기뻐하기도 한다고 할까.

그야말로 내 멋대로가 되어버렸다.


한 가지 단정 지을 수 있는 건 확실히 나이가 들 수록 나 혼자만의 시간을 잘 즐길 수가 있게 된 것 같다.


그럼 혼자 지내면서 낄 수 있는 장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기 발견을 통한 즐거움이다.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발견하는 과정이 큰 즐거움이 될 수 있다. 나만의 취향, 가치, 목표 등을 탐험하면서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는 것은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나 자신을 솔직하게 살펴보고 부족한 건 인정하고 더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자존감을 키우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2. 창의성의 자유로움이다. 혼자인 시간은 창의성을 키우기에 이상적이다. 취미나 예술적인 활동에 몰두하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해 볼 수 있다.  글쓰기, 음악,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유로움을 느끼며 창의적인 표현을 통해 소통하는 즐거움을 누려볼 수 있다.

3. 도전과 성취의 즐거움이다. 혼자 새로운 도전에 도전하는 것은 자기 계발과 성취의 큰 향연이 될 수 있다. 요즘같이 갖가지 정보와 유익한 도구가 넘쳐날 때 뭔가를 배운다거나 어떤 새로운 기술을 익히거나 새로운 활동을 시도함으로써 성취감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작은 목표부터 시작해서 달성감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4. 자연과 소통의 시간이다.  자연 속에서 혼자 있는 것은 정말로 감동적인 경험이 될 수 있다. 예전에는 혼자서만의 산책은 너무나 지루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강아지와 산책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거나 혹은 동네 공원에서 단순히 자연을 즐기는 것으로 심신을 휴식시키고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자연과 소통하며 스트레스 해소와 심신의 안정을 찾아보자.

5. 자기 관리와 건강 챙기기이다.  혼자 있는 시간은 자기 관리와 건강에 집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몸과 마음을 돌보며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보자. 운동, 건강한 식습관, 충분한 휴식 등을 통해 자신의 긍정적 에너지를 유지하고 향상시킬 수 있다. 특히 건강한 식습관은 만남과 모임이 많아지면 깨어지기 쉬운데 혼자만의 시간들을 통해 정해진 루틴 안에서 시간 관리를 더 잘할 수 있게 된다.


영국의 오후시간은 정말 금방 이렇게 어둑어둑해진다. 이렇게 잠시라도 마음과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면 마음속에 있는 갖가지 감정 쓰레기들이 말끔히 씻긴 듯 깨끗해진 것 같다. 커피 한 잔을 다 마실즈음, 저 멀리서 다가오며 손을 흔드는 친구 얼굴이 오늘따라 더 예쁘고 맑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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