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멀티 언어로 키우는 방법

# 영국에서 두 아이 키우기/ 아이를 멀티 언어로 키우기

by ziniO


아이를 멀티 언어로 키우는 방법


언어는 단지 습득이 아니다.
정체성과 문화의 이해 사회성 발달 등
많은 부분에서 중요하다.
지나쳐서 나쁜 게 없는 게 독서라고 했는가.
언어 습득 또한 지나쳐서 나쁠 게 없다.




울 집에는 일본어와 영어 그리고 한국어와 중국어, 네 가지 언어가 존재하고 있다.

나는 모국어인 한국어와 외국어인 일본어, 영어를 할 수가 있고, 홍콩계 영국인인 남편은 영국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의 열정으로 광둥어와 영어를 모국어처럼 완벽하게 구사해 낼 수 있다. 그리고 일본에서 유학을 하면서 어느 정도의 일본어를 할 줄 안다. 일본어는 대학시절 남편과 내가 만나서 유일하게 소통을 시작했던 서툰 언어였기 때문에 둘이서는 지금도 영어를 주된 언어로 일본어도 조금씩 섞으면서 대화를 하고 있다. 아이들에겐 어릴 때에는 한국어와 영어가 모국어였다가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점점 영어만을 쓰게 되었지만 이제는 거의 한국어와 영어 둘 다 모국어 수준으로 구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울 집 환경은 어쩌다 보니 이렇게 멀티 언어가 존재하면서 또 영어권 나라에 살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여러 언어가 아이들에게 노출이 되었었지만 많은 한국인 부모님들이 영어를 가르치고 싶어 하는 것과는 반대로 난 아이들에게 모국어인 한국말을 잘 가르치지 못해서 항상 전전긍긍했었다.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 영어 다 가르칠 수는 없지만 어떻게 하면 적어도 부모의 모국어인 영어와 한국어라도 완벽하게 가르칠 수 있을까.

이건 아이들과 나에게 있어서 언어에 대한 욕심이 아니라 아이들과의 올바른 소통과 관계를 위한 삶의 현실이었다.



어떻게 하면 멀티 언어(Bilingual)로 잘 키울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건.


1. 모국어를 먼저 가르치는 것이다.


한국에서 영어권이 아닌 나라?(보통 동남아시아)의 아내와 결혼을 하면 엄마 나라의 언어를 먼저 배우는 건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빨리 한국말 먼저 배우라고 종용한다. 물론 아빠의 언어가 한국말이니 모국어보다 한국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양쪽 부모의 언어를 먼저 똑같이 가르치는 건 어떤 언어인가와는 전혀 상관 없이 아주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가족 간의 소통이야말로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만약 엄마가 미국 사람이라면 과연 그랬을까. 마치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 1세대들이 자녀들에게 빨리 영어를 배우라며 한국말을 쓰지 못하게 했던 것과 같다.

그러나 아이의 뇌에 있는 ‘언어의 방’은 스펀지와 같고 늘어나도 터지지 않는 풍선과 같기에, 예를 들어 베트남어를 못 하게 한다고 그만큼 영어나 한국어의 방이 커지는 게 절대 아니다.


영국에 살고 있는 젊은 한국 부부들 중에서도 아이들이 자라면서 점점 한국말을 잃어가는 부분에 대해 전혀 안타까움이 없고 부모도 그냥 영어만 잘하면 된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한국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부모는 자기 자식에게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는 한국어를 두고 어정쩡한 외국인 억양의 영어로 아이와 대화하며 아이가 영어로 대답하는 걸 자랑스러워하는 한국인들을 보면 정말 정말 한심하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점점 자라게 되고 부모와 영어로만의 의사소통에 한계를 느끼면서 부모와 대화를 멀리하고 관계도 점점 멀어지게 되면 그때서야 땅을 치고 후회를 하게 된다.


영국에 살면서 나를 가장 화나게 하는 건 한국에 사는 지인들에게서 종종 듣는 이 말이었다.

"영국에 살면 영어만 잘하면 되지 왜 굳이 한국어를 가르치냐고 "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유대관계가 가장 깊은 엄마와 소통을 잘 할 수 없게 되면 ‘사고의 언어’ 형성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는 다른 언어 습득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영어만 고집하는 사람들을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외국에서 살고 있는 이방인?이라면 그 나라 현지 언어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학교를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충분히 잘 배우게 되니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건 두 아이를 다 키워 본 경험으로 확실히 장담을 할 수가 있다.




2. 여력이 된다면 언어를 배우게 하고 싶은 나라에서 1년이라도 함께 살아보는 것이다.


여기에서도 먼저 모국어를 가르치는 건 기본이다. 영어권에 산다고 해도 집에서 모국어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사고의 언어’가 형성되기 전 여러 언어에 일관성 없이 노출되면 아이가 오히려 ‘모국어’를 잃어버리는 역효과까지 생길 수 있다.

모국어가 형성되지 않은 채로 살아가면 아이의 자신감과 자존감도 떨어질 수 있고 정체성에 혼란이 올 뿐만 아니라 그렇게 되면 언어뿐 아니라 사회성 발달과 교우관계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내가 ‘나’ 임을 나타내는 ‘사고의 언어인 모국어’가 없이 자라게 되면 여러 언어를 배워도 서투른 짜깁기가 되며 그 표현력이 어린 시절에 멈추게 되어 버릴 수도 있다.


그 나라에 갔다고 집에서까지 모국어를 못 쓰게 하고 엄마 아빠까지 어설픈 발음으로 외국어를 할게 아니라 집에서는 당당하게 모국어를 쓰고(국제부부라면 집에서 각자 언어를 쓰자) 자연스럽게 학교와 친구사이에서 그 나라 언어를 습득하게 되면 사회에서 아이는 자연스럽게 그 나라 환경에 노출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니 걱정 안 해도 되는 것 같다.

단지 아이의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스트레스 없이 빨리 배우는 건 맞다. 그러니 늦어도 만 8-10 전에는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보통 아이들이라면 2.5세에서 3세에 언어 습득 능력이 최고점에 달한다고 한다.





3. 하지만 모두가 해외에 나가서 살기는 쉽지 않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서도 우선 중요한 건 모국어이다.

어릴 때부터 영어유치원을 보내고 집에서는 외국인 돌봄보모를 두면서 영어에 노출을 시키고 나중엔 국제학교를 보내는 가정을 보았다. 대부분의 국제학교 아이들은 정도는 아니지만 한국에 살고 있고 한국 부모 아래에서 자람에도 불구하고 한국어 표현 능력이 꼭 외국인 같이 어설픈 아이들을 보면서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그런데 한심하게도 영어를 한국어보다 더 잘하는 아이들을 보고 그걸 뿌듯해하면서 바라보는 게 또 부모들이었다.


무엇보다 사고의 언어인 모국어를 아이에게 장착시키는 건 외국어를 배우기 전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다음은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언어 습득에는 나이가 중요해서 어릴 때 많은 노출을 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 보다 중요한 건 시기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시키는가의 방식인 거 같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언어를 배우는 것을 ‘놀이’나 ‘재미’로 느끼면서 외국어에 호기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아이가 스스로 영어책을 읽고 말하는 과정에서 놀이처럼 흥미와 재미를 느끼게 되면 자연스레 언어에 대한 관심과 폭발’이 일어나게 되고 그 다음부터 아이가 보여주는 언어 습득의 힘은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


울 집에서도 엄마와는 한국어로, 아빠와는 영어로 일관성 있게 대화하며 유대관계의 언어를 형성했기 때문에 두 개의 언어 기둥이 나란히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아이들이 학교에 가게 되면서 한국말은 듣고 이해하는 정도이고 말은 영어로 하는 부분이 점점 많아졌다. 그 시기에 난 고민에 많이 빠졌었다.


거기엔 부모의 조바심과 답답함으로 포기하지 않고 천천히 끝까지 일관성 있게 기다리는 부분도 중요하다. 그렇게 되면 어느 순간 이중언어를 구사하면서 아이의 표현력은 두배가 되며 나아가 자연스럽게 아이의 인지 능력과 사회성 발달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외국에 나가 살 수도 없고 그렇다고 국제부부도 아니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릴 때에는 아이가 어떤 놀이를 좋아하는지 관찰하고 부모도 함께 놀면서 가르치고자 하는 언어의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오픈해 주고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보여 줄 수도 있을 것이고 외국에 가족이나 친구가 있다면 영상으로 통화를 자주 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나라 친구를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예전에는 영어권에 있는 펜팔 친구를 사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영어가 너무나도 좋아지고 자연스럽게 영어 어휘와 말도 늘게 된 친구들도 종종 있었는데 미디어와 인터넷이 발달한 요즈음에는 그 접근방법이 훨씬 쉽고 다양할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무엇보다 학습이나 공부가 아닌 자연스러운 환경 속에서 아이가 언어에 흥미를 느끼게 해줘야 한다'

강압적인 것은 절대 금물이다. 그리고 어설프게라도 외국어를 하려고 할 때 꾸밈없는 칭찬과 격려도 아주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확실히 나이는 어릴수록 공부로 다가오지 않으니 효과가 것이다. 또한 그 노출은 잠깐씩 가끔씩 길게 하는 것보다는 그냥 생활처럼 놀이 속에서 자주 매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많은 부모님들이 범하는 오류중,

무조건 영어학원을 보내고 책상 앞에 오래 앉게 하면 영어 실력이 높아질거라 생각을 하는데 특히 언어는 책상 위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둘째 아이의 친구 중에는 영국에서 자라서 한국에서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아이인데 유창한 한국말 구사에 전혀 어려움을 보이지 않는 친구가 있다. 우선 본인이 오픈된 마인드로 한국을 너무나도 좋아하니 영어가 더 편한 대도 한국인 친구를 만나면 자연스럽게 한국어로 말하고 싶어 하고 배우고 싶어 한다. 그리고 한국 드라마나 노래를 좋아하니 자꾸 찾아보게 되고 시키지 않아도 한국 웹툰 자주 읽으면서 이제는 한국어 소통에 거의 문제가 없다.


이렇듯 언어가 공부가 아닌 재미로 느끼게 해 주는 것만으로도 부모의 역할은 반은 성공한 것이다.

그 다음은 억지로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물 흘러가듯 될 것이다.


적어도 진정한 바이링구얼, 멀티링구얼 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여러 상황과 매체와 놀이 그리고 기회가 되면 좋은 시스템이나 여행 등을 통해 시야를 넓히고 또 만나게 되는 사람들을 잘 활용하면서 강압적인 분위기가 아니라 재미난 방법으로는 언어를 습득하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면 좋을 것이다.





.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