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시선과 사고들

#영국에서 두 아이 키우기/ 생각의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시선들

by ziniO

생각의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시선과 사고들



걸음마용 아기띠

외국 엄마들은 아기가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면 애기 몸에 보조 띠를 매어 준다. 유모차를 태우기도 하지만 아기가 아장아장 걷고 싶어 하는 나이가 될 때부터 예측 없이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애기 나이까지 보조 띠는 아이의 안전을 위해 아주 중요한 소품이다. 손목에 매는 간단한 것도 있고 책가방처럼 매는 보조 띠도 있다. 큰 어른이 작은 아기 손만을 꽉 잡고 거리를 다니기에는 바깥세상은 너무 위험한데 보조 띠는 아주 안전하고 좋은 방법인 거 같았다. 요즈음은 한국에서도 많이 판매하고 있으니 아마 사용하고 계신 젊은 부모님들도 많을 것 같다.


하지만 예전에는 인식이 많이 달랐던 것 같다.

여기서 애기와 함께 처음 한국에 놀러 갔을 때의 이야기이다. 백화점에서 친구와 함께 만나기로 하고 외출을 했다. 그 당시 2살 반 어디로 질주를 할지 모르는 첫 애기를 데리고 외출을 해야 했기에 난 그동안 항상 쓰던 보조띠를 아기 몸에 채우고 애기와 함께 백화점을 누비기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지금 보다 15년 전 즈음이니 한국에서는 아기에게 보조띠를 채우고 다니는 모습은 거의 볼 수가 없었던 것 같다. 자꾸 힐끗힐끗 쳐다보는 시선도 느껴졌으며 어떤 분은 그 모습이 신기했던 듯 마구마구 사진을 찍는 분도 계셨다. 난 그냥 곰돌이 옷을 입은 나의 애기가 너무 귀여워서 자꾸 쳐다보시고 찍으시는가 보다라고만 생각을 했다. 그런데 어떻게 허락을 안 받고 사진을 찍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때 지나가시던 할머니께서 한 마디 해 주신다.

“어머나, 애기가 곰돌이 옷도 입고 귀엽네. 얼마 전 티브이에서 “세상에 이런 일이 프로그램”에 시골 할머니께서도 애기 허리에 끈을 매어서 데리고 다니시던데…

“아.. 그래요?” 하는 생각과 함께 이게 욕인가 칭찬인가 생각하면서 불현듯 스치는 생각들.. 이게 지금 내 아이 모습이 비슷하다는 걸까? 그것도 애기한테 동물 옷까지 입히고….

물론 노끈을 맨 티브이 속 아이와는 다른 느낌으로 백화점 직원 언니들은 다들 신기하고 귀엽고 이쁘다고는 말해 주었지만 난 아기를 보호해 주는 애기 보조 끈 하나로 이렇게 집중과 관심을 받는 시선과 문화가 너무 이해가 안 되고 별나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생각해 보면 유모차에 앉아서 애기가 안전띠를 하듯 차에서 안전벨트를 하듯 아장아장 걸을 때 걸음마 보조띠를 하는 건 다 안전을 위해 나온 보조 용품인데 사람들의 다른 인식과 익숙하지 않은 문화에 대한 부분들이 다른 나라에서는 이렇게 또 다른 시선으로 뭔가를 바라보게 만드는구나 새삼 느꼈다.

물론 난 그런 시선을 받고도 한국에서 육아를 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항상 아기 걸음마 보조띠를 열심히 아기에게 채우고 떳떳하게 한국 거리를 이곳저곳 누비고 다녔다. 그 당시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하고 인스타나 페이스북 유튜브 같은 쇼셜 커뮤니티가 발달을 했다면 사진 몇 장은 돌아다니고 있었으리라… ‘동물 코스튬을 한 아기에게 끈을 매고 다니는 이상한 엄마’이라는 제목으로 꼭 학대하듯….



이렇듯 어떤 부분에 대한 문화나 인식의 차이는 각 나라마다 다르다. 그리고 그건 시대와 환경에 따라서 변하기도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마스크에 대한 인식을 봐도 그랬다. 한국이나 동양사람들에 비해 서양 사람들이 얼마나 마스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마스크를 쓰기 싫어했었고 그 마스크 문화? 가 정착되기 전까지 몇 달이 걸렸는지 모른다. 바이러스 때문에 마스크 한 장을 쓰는 것도 그렇게 사고를 바꾸기 어려웠다는 걸.



또한 아무래도 서양 나라에 비해 한국은 높은 집단주의 문화로, 그 안(內)의 집단의식의 힘이 아주 강하다.

그래서 어떤 문화 인식이 사회에 들어와서 정착되면 나 만의 개성으로 함께 하지 않는 부분들이 너무나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유행하는 트렌드가 패션과 음식, 심지어는 집에 들여놓는 소품이나 장식품, 허브나 식물까지도 유행을 따르니 나도 다 똑같이 함께해야 그 집단주의 안에서 동질감과 안정감을 느끼는 것 같다.


또한 약자에 동정하는 여성적 문화이면서도 낯선 것을 두려워하는 불확실성 회피 성향이 강하며, 위계질서를 중요시하는 큰 권력 거리를 지니고 있다. 예전의 한국에 비해서는 개인주의적이면서 권력 거리가 작은 쪽으로 이동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현재 세계의 여러 나라들 중 상대적인 위치는 권력 거리가 큰 집단주의 문화에 속해 있다.




문화 간의 차이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은 그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요즈음은 확실히 예전보다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서로 다른 문화 간의 공유가 실시간으로 또는 대량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대체로 문화 간의 차이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 지구 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지역적, 기후적 특성의 차이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나라 간의 경제적 차이와 역사적 차이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나와는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와 배려는 어느 정도 필요할 것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몸을 담그고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와 문화 속에서 나도 모르게 내 사고가 편견과 좁은 시각 속에 잡혀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사고와 문화가 무조건 정답이 아니라 좀 더 넓은 시야와 관점에서 세상을 이해하고 바라보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개인차든 세대차든 나라 간의 문화차든, 서로의 차이를 이해할 때 서로 간의 소통이 더욱 의미 있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런 '차이의 이해'로 행복한 소통도 할 수 있을 것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