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과 행복 지수가 높은 영국 아이들

#영국에서 두 아이 키우기/ 자존감과 행복 지수가 높은 영국 아이들

by ziniO

자존감과 행복 지수가 높은 영국 아이들


세계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는 어디일까 하고 찾아본 적이 다들 한 번씩은 있을 것이다.

그중에 많이 나오는 나라들은 보통 북유럽 국가들이다. 그리고 아시아 국가들은 그 행복지수가 꽤 낮게 나온다.

그중 한국은 풍요롭고 아주 잘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살률은 꽤 높고 행복지수가 꽤 낮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 행복지수의 기준은 또 무엇일까?


한국에 한 번씩 여행을 가게 되면 의아하게 생각되는 부분들이 있다.

한국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잘 먹고 잘 쓰고 잘 입고 다닌다. 겉으로 상황만 보기에는 너무나도 풍족하게 잘 살고 있고 행복할 것 같은데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잘 본 적이 없다. 자신의 처지에 만족을 못 하고 항상 비교하며 사회 탓이나 남 탓을 많이 하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헬조선이니 금수저니 흙수저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무지 많이도 쓴다는 게 이상했다.


그리고 요즘 많이 쓰는 신조어 인싸나 아싸라는 말도 이상했다. 이건 인터넷 발달과 함께 SNS(social network service)의 영향도 있는 것 같지만 이 말 때문에 사회의 인식까지 이상하게 흘러가 버리는 같았다.

인싸는 영어로 inside (안에 있다)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무리 중의 안에 있다는 거다.

, 인싸는 친구들이 많은 사람, 인기쟁이라고 볼 수 있고

아싸는 영어로 outside (밖에 있다)라는 뜻으로 흔히 '왕따' , '찐따' 같은 친구가 없는 사람,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을 말한다.

인싸와 아싸는 아이들 학교를 넘어서서 직장 사회에까지 전반적으로 퍼져 있다. 솔직히 MBTI 성격 유형에서 볼 수 있듯이 인싸에 속하는 성격이 있고 성격에 따라 아싸가 편한 성격도 있기 마련인데 왠지 인간관계에서 성공자와 실패자로 나누어 버리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하지만 이 말은 콩글리시에 가까운 신조어로 실제 영국에서는 학교에서 이런 말을 쓰지 않는다.

그나마 굳이 사용하는 영어 표현으로는 Extrovert(외향적)과 Introvert(내향적)이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Extrovert 성격은 친구들도 많고 사람들한테 인기 있는 인싸에 속하는 성격들이 많을 것이고 Introvert 성격은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친구들 그룹 안에 속해 함께 따라 하며 유행을 즐기는 부분도 별 관심이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 두 성격이 다를 뿐이지 어느 성격이 좋고 나쁘고는 절대 아니다.


이렇듯 사람의 성향을 인싸와 아싸로 나누는 문화에서도 괜히 내가 아싸라 생각되면 왠지 인싸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거 같고 행복하지 않을 것 같은 인식을 은근히 받게 되는 부분이 문제인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다는 덴마크에서 어릴 적 이민을 가서 자라서 스위스에서 대학을 나오고 일을 하다가 30대 중반에 한국에 와서 살고 있다는 어느 교수님의 이야기가 문득 떠오른다.


행복은 결국 "기대 수준"의 차이이라는 것이다.


앞의 "불공평한 나라 영국"에서 얘기했듯이 어떻게 보면 "흙수저 금수저가 뿌리 깊이 자리 잡은 나라들"이 바로 북유럽 국가들이다. 그리고 한국인들이 행복지수가 높다고 부러워하는 국가들이다.


덴마크는 겉으로 봐서는 잘 안 보이지만 사실 17세기 때 영주들이 아직까지 엘리트와 재벌로 부를 세습하고 있고 나머지는 서민들로 남아있다. 그들은 서로를 인정하고 별로 섞이지도 않는다. 이건 영국도 마찬가지이다.

행복지수가 높은 많은 북유럽 국가들은 분수를 경계하고 지금 내가 가진 것에 만족을 하고 인생을 즐기려 한다.

수세대에 걸친 이러한 마인드는 자연스럽게 서민들 속에 자리 잡게 되었을 것이고 그 기대 수준 또한 낮아지게 되는 것 같다.

기대를 크게 하면 막상 누리는 게 많아져도 불행하고 기대를 작게 하면 누리는 게 작아도 행복해진다.

그리고 내 환경을 남들과 잘 비교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서양인들이 대체적으로 동양인들보다 여유로운 마인드로 삶 속에서 내가 가진 것에 행복을 느끼고 삶을 만족하려는 부분들이 많은 것 같다.


영국에 살면서도 아주 비슷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어쨌든 이 행복도는 우리 자신을 둘러싼 외부 요인보다는 본인 내부 요인에 의해 더 결정되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그래서 그 비교 자체가 모든 사람들에게 그렇다 이렇다 적용되어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 같다.



하지만 한국은 어떠한가?

공부는 1등을 해야 행복할 것 같고 남보다 돈도 더 많이 벌어야 하고 아파트 사이즈도 남보다 더 커야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흙수저이기 때문에 난 영혼을 갈아서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열심히 달려오다 보면 진정한 내 행복은 다 잃어버리고 지치고 우울해진다. 한국에서 살다가 영국에 이민 온 사람들과 얘기해 보면 평생 이기기 위해 싸우고 날 채찍질만 하고 산거 같은 허무함이 든다고 한다.



영국의 아이들을 보면 시험 성적이 나오면 친구의 점수에 별로 신경을 안 쓰고 잘하면 진심으로 잘 한 친구를 축하해 주는 거 같다고 아이들이 종종 얘기한다. 정말 질투 없는 진심이 느껴진다고. 한국에서의 학교 생활 경험도 있기에 그 인식 차이의 비교가 아이들에게는 아주 잘 되는 것 같았다. 이건 어른들의 인식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선생님들도 어릴 때부터 다른 친구 신경 쓰지 말고 자신에게 집중하라고 가르친다.

친구가 100점을 맞으면 진심으로 축하와 칭찬을 해 주고 대신 나의 점수랑 딱히 비교하지 않고 질투도 없다. 단지 내가 저번에 60이었는데 이번에 노력해서 70이 되면 부모님도 선생님도 그 노력에 진심으로 축하해 준다.

그래서 학교에서도 본인이 목표하고 가고 싶은 만큼만 열심히 하면 다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아이들은 점수에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단지 단점은 이겨야 한다는 욕심이 크지 않기 때문에 별로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점.

하지만 장점은 공부를 정말 좋아하는 아이들은 강요하지 않아도 정말 스스로 열심히 하게 되고 공부를 크게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은 대학에 굳이 가지도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도 충분히 행복하다.


어릴 때부터 이렇게 자라기 때문에 영국의 아이들을 보면 다들 자존감도 확실히 높다.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어릴 때부터 그 아이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칭찬해주고 이끌어 주는 걸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여기서 선생님이나 부모가 아이에게 저 친구는 이렇게 잘하는데 넌 왜 이모양이니? 직접적으로 말을 안 하더라도 성적으로 비교를 하며 이런 뉘앙스로 아이에게 말을 한다는 건 정말 상상도 못 할 일이다.


그래서 질투심이 적고 자존감은 높으며 자격지심도 없다.


한국 학교에 다니다가 영국에 와서 학교를 다니며 딸이 종종 말한다. 친구 관계에서 서로 자격지심이나 질투로 힘든 게 없어서 너무나 편하다고. 잘하면 똑똑한 친구라고 인정해 주고 진심으로 축하해준다고. 그리고 본인의 실력은 이 정도니 그 안에서 더 잘 할 수 있는 만큼 노력하고 본인에게 만족하고 불만도 없다고.

이렇게 친구들을 있는 그대로 서로 대할 수 있는 건 바로 아이들의 자존감이 높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다.


그러니...

진정한 행복을 느끼기 위한 그 기준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삶에 있어서 진정한 행복은
남들보다 더 잘하고 더 잘 살고
더 많이 가져야 하는 게 아니다.
행복은 결국
기대 수준의 차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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