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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영국 날씨와 연관이 있을까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영국의 날씨와 우울증

by ziniO

우울증-영국 날씨와 연관이 있을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6월의 영국 하늘.


요즘 며칠 째 날씨가 너무 좋아서 마음도 몸도 행복해지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4월이 지나 5월부터 여름까지의 영국 날씨는 정말 멋지다.


영국은 우기와 건기가 뚜렷한 편인데 여름이 되면 건기로 들어서면서 비도 겨울만큼 많이 오지 않고 조금 더울 때는 있지만 선풍기나 에어컨까지는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도 해가 길 때는 아침 5시 정도가 되면 환해지기 시작해서 거의 10시~11시까지 환하다. 그래서 영국을 여행하려는 계획이 있으면 꼭 봄에서 여름 사이에 여행을 하면 확실히 겨울철보다 더 잘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몇 달을 제외한 대부분의 영국은 날씨가 좋지 않기로 유명하다.

햇볕의 양이 적어지면 그 적은 일조량이 체내 비타민 D의 합성을 줄여서 트립토판이 세로토닌으로 변환되는 것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세로토닌은 우리의 기분과 식욕, 그리고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인데 일조량의 감소로 세로토닌이 감소하면 당연히 기분이 우울해진다.


영국에는 아직 서머타임을 적용한다.

그래서 날씨가 좋아지기 시작하는 3월 마지막 주에 서머타임이 적용되면 점점 길어지는 낮은 더욱더 길어지게 된다.

그러다가 10월 마지막 일요일에 서머타임이 해제되면 안 그래도 짧아지던 낮 시간은 갑자기 더 확 짧게 느껴지고 겨울에는 오후 서너 시가 되면 어두워지는 데다가 매일 추적추적 비가 오고 우중충한 하늘만 보고 살아야 하는 일상들이 대부분이 된다.


그래서 영국에서는 날씨에 구애받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래서 겨울에는 집 안을 꾸미는데 많은 시간을 들이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할로윈 주가 다가오면 온 집안을 할로윈 분위기로 바꾸고 여러 가지 장식들도 온 집안 가득 만들어 놓고 할로윈이 끝나자마자 가게에는 크리스마스 장식들이나 물품들이 들어서기 시작한다. 영국인들에게 크리스마스는 1년 중 가장 큰 행사이기 때문에 미리 선물을 사고 집을 꾸미는데 한 달 전부터 정성을 들인다. 12월이 들어서면 온 동네가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난리이다. 동네마다 반짝이는 불빛들, 쇼핑거리, 크리스마스 마켓 등, 크리스마스로 들뜬 사람들은 영국에 어두침침한 날씨 따위는 별 신경을 안 써도 된다. 그리고 이런 날씨에 크리스마스 장식이나 불빛들이 더 이쁘기도 하니까.


그런데 문제는 1월에 접어들면서 2월, 3월까지는 참 우울해지는 시기이다. 딱히 행사도 없고 날씨도 너무 안 좋고 거의 하루 종일 어둡다. 나도 이 시기에 기분이 많이 다운되고 우울해지는 것 같다.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쉽지가 않다.


공원에 앉아서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들을 보고 있으면 운치는 있지만 여름과는 너무 다른 풍경에 이게 인생인가.. 하는 생각에까지 빠지게 된다.

영국의 가을 공원


그럼,

영국의 이 날씨와 사람들의 우울증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영국인들은 만나면 날씨 인사로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It is lovely day! nice day! terrible day!!" 등.

그만큼 영국인들에 날씨는 중요한 삶의 한 부분이기 때문일 것이다.


날씨와 우울증의 연관은 이미 많은 연구로 입증이 되었다.

그러면 영국인들은 날씨에 어떤 영향을 받을까.


실제로 영국 NHS 홈페이지에 보면 자세히 나와 있다.


Seasonal affective disorder (SAD) is a type of depression that comes and goes in a seasonal pattern.

SAD is sometimes known as "winter depression" because the symptoms are usually more apparent and more severe during the winter.

A few people with SAD may have symptoms during the winter and feel better during the summer.


Symptoms of SAD

-a persistent low mood

-a loss of pleasure or interest in normal everyday activities

-irritability

-feelings of despair, guilt and worthlessness

-feeling lethargic (lacking in energy) and sleepy during the day

- sleeping for longer than normal and finding it hard to get up in the morning

-craving carbohydrates and gaining weight


What causes SAD?

The exact cause of SAD is not fully understood, but it's often linked to reduced exposure to sunlight during the shorter autumn and winter days.

The main theory is that a lack of sunlight might stop a part of the brain called the hypothalamus working properly, which may affect the....



이 글을 보면 계절성 정서 장애는 계절적 패턴으로 오고 가는 우울증의 한 유형이라고 한다.

SAD는 겨울 동안 증상이 더 뚜렷하고 더 심하기 때문에 때때로 "겨울 우울증"으로 알려져 있다.

SAD를 앓고 있는 몇몇 사람들은 겨울에 증상이 있을 수 있고 여름에는 기분이 나아질 수 있다.


SAD 증상

-지속적인 낮은 기분

- 일상 활동에 대한 즐거움 또는 관심 상실

-적합성

- 절망, 죄책감, 무가치함

- 낮에는 무기력(기력 저하) 및 졸림

- 평소보다 오래 자고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다.

- 탄수화물 섭취 및 체중 증가


SAD의 원인은 무엇일까?

SAD의 정확한 원인은 완전히 파악되지 않았지만, 가을과 겨울 동안 햇빛에 덜 노출되는 것과 관련있다고 한다.

주요 이론은 햇빛이 부족하면 시상하부라고 불리는 뇌의 일부가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고, 이것은 뇌... 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영국인들 중 60%가 계절성 우울증과 관련된 증상 중 적어도 하나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According to the NHS, symptoms SAD include a persistent low mood, weight gain, and feeling lethargic. A new survey from AO.com found that 60% of the UK has experienced at least one of the symptoms associated with the seasonal form of depression.

Millennials are also more likely to suffer than any other age group, as 59% have experienced SAD at least once





영국 11월부터는 정말 멀쩡한 사람들도 우울증 환자가 되기에 충분한 것 같다. 4시면 깜깜한 밤이 되니, 긴 밤 내내 영국 사람들 중에는 술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은 술을 마셔도 주변에 접근이 쉬운 술집들이 즐비해서 친구들이랑 함께 놀러 가서 수다 떨고 기분 전환하기도 좋지만 영국의 술집은 많이 늦게 하지도 않고 자주 나가기에는 술값도 비싸고 무엇보다 한국처럼 대리기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접근성이 좋지 않아 특별한 날이 아니면 집에서 많이들 마시니 분위기가 더 우울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영국에서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날씨가 좋아도 나빠도 꾸준히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날씨와 상관없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운동이나 취미생활로 삶을 업그레이드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바른 마음가짐뿐일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도 날씨와 상관없이 건강하게 오늘 하루를 보내길 바랍니다.




계절마다 분위기가 다른 동네 풍경. 그나마 다행인 건 겨울에도 잔디는 항상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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