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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속 시대에 '느림의 미덕' 그립다

-  더욱 가속화되는'시간 부족'세태



기술 중독 시대의 현대인  

   

미래학자 존 나이스 비트는 “현대인들은 24시간 내내 기술 중독 시대에 살고 있다”라고 말한다. 

하루 중 잠자는 시간을 빼놓고는 정보통신 장비를 대하든지 손에 달고 산다. 직장에서는 하루 종일 컴퓨터와 씨름을 해야 하고 사무실을 나와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기를 끼고 살아야 한다. 이러다 보니 요즘 사람들에게는 시간도 빠르고, 그래서 시간이 부족하고 머리는 복잡하다. 어떻게 보면 두뇌가 혹사당하고 있는 것이다.


정신의학적으로 현대인들의 뇌파를 측정해 보면 베타파대역14~21Hz에 속해 있다. 사람의 뇌 속에는 여러 가지 뇌파가 나온다. 그중에 깨어있는 동안에 가장 지배적이고 강력하게 활동하는 뇌파가 바로 베타파다.  이것은 사람에게 불안, 흥분, 긴장을 유발해 100% 몸에 해로운 스트레스를 주는 뇌파다. 현대 사회 구도가 복잡다단하다 보니 스트레스 정도가 더 세지게 돼 있다.    

그래서 오감으로 아무리 좋은 것을 먹고, 듣고, 본다고 할지라도 남는 것은 점점 스트레스와 피로뿐이게 된다. 우리 사회가 행복지수가 낮다는 것은 바로 이 베타파의 영향 때문이다. 지금처럼 출세를 추구하는 세태에서는 베타파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느리게 살아가는 의미  


프랑스의 철학자이면서 에세이 작가인 삐에로 쌍소가 쓴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라는 책이 있다. 여기서 저자는 느림과 신속함이 벌리는 열띤 공방전의 세상에서 ‘느림이 미덕’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현대 속도 문화의 가장 커다란 비극은 안식의 상실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안식을 회복하는 것이 현대문화의 구원이라고 강조한다.


사람들은 쌍소가 얘기하는 대로 ‘아침마다 떠오르는 햇살을 바라보는 감동’을 모른 체 일상에 빠져 베타파 속에 허덕인다. 옛날에 말이 주요 교통수단이었을 때 10시간에 가던 길이 지금 자동차로는 1시간에 갈 수 있다. 컴퓨터가 도입됐을 때 사람들은 환영했다. 손으로 일했던 때에 비해 시간이 굉장히 절약되어 일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오히려 교통이 빨라지고 컴퓨터가 대신 일을 해주는 만큼 시간은 점점 더 부족해지고 일은 더 많아졌다. 결국 과거보다 마음의 여유는 더 줄어들었다.        



세계를 연결할 미래 초음속기  

    

지금 영국 항공기업인 리액션엔진스가 차세대 초음속기로 '스카이론'Skylon이라는 초음속 여객기를 개발하고 있다. 날렵한 비행선 모양의 이 비행기는 제트엔진과 로켓 엔진을 합친 형태다. 그래서 소리보다 빠르게 날아 우주 공간을 통과하여 비행하게 된다. 

미국, 영국, 호주 등 여러 나라가 10년 내에 이 초음속 여객기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이렇게 되면 현재 대형 여객기로 14시간 이상 걸리는 서울~뉴욕 간 1만 1,044㎞ 구간을 3~4시간이면 갈 수 있다는 얘기다.

인간의 창의력과 상상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얼마 전 초음속 여객기 중 하나였던 콩코드보다 무려 12배나 빠른 극초음속 엔진 여객기의 콘셉트 디자인이 공개됐다. 


‘안티포드’Antipode 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이 미래형 비행기의 핵심은 ‘속도’다. 최대 시속이 2만 9,376㎞에 달한다. 이 정도면 전 세계 주요 도시를 10분 내지 20분 내에 돌파할 수 있다.

예컨대 영국 런던에서 미국 뉴욕까지의 약 5,570㎞는 11분 만에, 미국 뉴욕에서 일본 도쿄까지의 1만 843㎞는 22분 만에, 미국 뉴욕에서 중국 상하이까지의 1만 1,852㎞는 24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전 세계가 일일생활권이 될 것 같다. 현재 런던에서 뉴욕까지는 항공기로 약 7시간이 소요된다. 


캐나다 출신의 유명 산업디자이너이자 발명가인 찰스 봄바디어가 이 극초음속 여객기를 고안하고 있다. 이것이 실용화되면 사람들의 삶의 템포는 어떻게 될까? 더 여유로워질까? 아니면 더 바빠지게 될까? 지금까지의 추세로 봐서 교통편만큼이나 극초음속의 사회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 뇌과학자들이나 신경정신학자들은 현재 베타파 이상의 “초 베타파” 개념을 만들어내야 할 것 같다.     

게임에 집중된 사람들을 보면 평상시에는 베타파가 떨어졌다가 다시 게임만 하면 베타파가 올라간다. 베타파는 자기가 관심 갖는 것에는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다른 활동에는 그에 비해 둔감한 반응을 나타낸다. 그렇다면 오로지 출세에만 집착하게 된다면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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