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트윈블루 Jan 08. 2022

월초, 동부간선도로의 불빛들

그 열정이 동부간선도로에 남아 할로겐 불빛으로 승화된다고 생각합니다만

언제나 바쁜 월초.  늦게까지 야간작업을 하고 퇴근하는 차 안.

평소 같았으면 2시간이 걸리는 퇴근길인데 40분대가 찍힌다. 역대급이다. 한 시간 안에 갈 수 있다는 점이 무척 기분이 좋게 만들다가도, 이게 과연 좋아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게 되는 그런 기분. 불행 중 행복 한 조각을 주는 느낌이랄까? 

빵빵 뚫린 도로를 달리다 보니 기분이 무척 상쾌해지기도 하면서도, 뭔가 한편에 분한 마음이 있으면서도 평소보다 빨리 간다니 신나기도 하는 그런 묘한 기분에 사로잡혀 퇴근을 한다.

그런데 10시가 넘었는데도 동부 간선도로 차가 너무나도 막힌다. 아니 도대체 지금 이 시간에 차를 막히게까지 하는 사람은 누구란 말인가. 10시가 넘은 이 시간에 차가 막히는 이 나라는 도대체 어떻게 된 나라란 말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시간에 운전하는 사람들은 나 말고 도대체 뭐 하는 사람들일까. 이 시간에 동부 간선도로를 가득 채운 이 차들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몇 가지 분류로 가설을 나눠 볼 수 있었다.

 첫 번째.

나처럼 야근하고 퇴근한 사람들이 사람들이 많은 경우. 그렇다면, 정말 우리나라는 부지런한 개미들이 가득한 나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부지런히 일만 죽어라 하는 개미들이 살고 있는 나라말이다. 개미는 뚠뚠 오늘도 뚠뚠 열심히 일을 하네 뚠뚠.

두 번째. 

지금 시간이 10시 조금 넘었으니 아마 회식을 마치고 혹은 약속을 마치고 대리를 불러 퇴근하는 사람들이 모인 도로일 경우. 뭐 그렇게 생각한다면, 막힐 수 있을 것도 같다. 대리기사님들의 피크타임이기도 할 것이고 식당 주인들도 바쁜 시간이 되어 있겠지. 마감해야 할 것도 많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사람이 참 잘 돌아가고 있는 나라라고 볼 수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활기차다고 하면 좀 그런가? 길거리에 사람이 많이 모여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활기차다고 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아니 활기를 일부는 되찾는 것이 아닌가? 음 이것을 활기를 되찾은 것으로 볼 수 있을까?

 아니면 원래는 더 활기차야 하는데, 그 활기를 꺼버리는, 담뱃불을 한참 잘 타고 있는 담뱃불을 급하게 비벼서 땅바닥에 비벼서 끊듯이 꺼지며 마지막 불사르는 불꽃같은 활기 인지도 모르겠군.

작가의 이전글 이발하는 시간을 좋아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