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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윈블루 Jan 04. 2022

즐거운 생활을 더 이상 배우지 않는다.

이젠 안전한 생활을 배우는 우리와는 다른 세대들.

예전에 내가 초등학교, 아니 그때는 국민학교라고 불러야 하나? 아무튼, 그때를 추억해보면,  즐거운 생활이라는 교과목을 배웠었던 기억이 난다.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노래도 배우고, 예절도 배우고,  계절에 따른 새롭고 재미있는 변화와 표현들을 배웠던 것 같다. 


철수야 , 안녕?  

영희야, 안녕? 

선생님, 안녕하세요.  

친구들아 안녕?


뭐 이런 텍스트도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엔 철수와 영희는 예제 속 인물 이름으로 더 이상 쓰지 않는 것 같다. 그런데 요즘 초등학교에서는 안전한 생활을 배운다고 한다. 그럼 즐거운 생활 같은 건 안 배우니?라고 물어보니, 그런 건 배우지 않는다고 하고, 대신하여 봄, 여름 , 가을 , 겨울이라는 계절별 교과서가 존재한다고 한다. 

그건 그렇고 교과목으로 무려 "안전한 생활"이라니! 무척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바뀌어 버린 세상을 실감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최근에 무얼 배웠냐고 딸아이에게 물어보니, 비교적 최근에 일어났던 사건까지 ,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도 편달하는 내용인 것 같았다. 


최근에 야외 콘서트를 할 때, 사람이 너무 몰려 환풍구 위에까지 사람이 꽉 차서 보게 되었고, 거기에 올라가 뛰다가 떨어져 지하 4층 높이까지 떨어져 유명을 달리했다는 그런 사건 사고 등, 안전한 생활 전반에 대해서 배운다고 한다.


내가 어릴 때는 아이들에게 안전한 생활은 이미 주어진 것이기에, 배우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기술의 발달에 따른 아이들에게 위협적 요소가 점점 많아졌기에, 배울 필요가 새로 생기게 된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그저 이데올로기가 즐거움보다는 안전함이 아이들에게 우선순위로 작용하게 된 그런, 시대가 되어버린 것일까,


과거를 추억할 때, 그래도 국민학교 시절이 즐거웠었노라고 추억할 수 있는 건,  혹시나 이런 제목의 교과목을 배운 어린 시절이 무의식 속에 발현되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 즐거운 생활" 같았던 과거 말이다.


만약 그렇다면, 최근에 안전한 생활을 배운 아이들은, 이후 자신들이 성인이 되어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릴 때, 아 , 내 초등학교 시절은 그래도 참 안전했는데 말이야.. 요즘엔 너무 세상이 더 각박해지고 무서워지고 말았어.라고 추억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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