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쓰는 소심한 고백
창피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나에게 지금 충분한 건.. 정말이지 흐르고 넘쳐나는 시간뿐이기 때문이다.
내 짝꿍은 우리의 사생활이 글로 쓰이는걸 조금은 부끄러워했다.
우리 둘만 알고 싶은 이야기가 그 이유인지도 모르겠으나,
10년 동안 너무나도 질문을 많이 받아왔고 지난 시간들을 정리해 보는 시간도 가지고 싶었다.
2012년 너무 철없을 시절에 썼던 나의 일기장을 파헤치는 건
내 과거의 쌩얼 같은 모습을 마주해야 하는 느낌이었다.
적어도 그때의 장난기가 즐거워 보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이걸 컴퓨터로 옮기자니 내가 너무 창피해 죽겠다.
그럼에도 나는 나의 얘기를 그리고 우리의 얘기를 쓰고 싶었다.
누가 읽어나 줄지는 모르겠지만,
이 세상에는 바보 같지만 차를 타지 않고 무작정 두 다리로 걸어버리는 사람들도
있다고 얘기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그건 별거 아니라는 것도..!
산티아고 길도 올레길도 그렇고 지금 생각해도 아련하지만 우리가 만든 추억을 글로 꼭 남겨보고 싶었다.
예쁜글 아니고 그냥 투박하고 슴슴한 글로만 남겨도 나는 만족한다.
어쩌겠어 내글인데 쪽팔려도 내가 쪽팔려야지
시간이 많이 남는 퇴사자는 하루하루 10년전과 10년후의 글을 번갈아 쓸 참이다.
일기를 다시 읽으며 쪽팔렸다가 기분좋았다가 좀 서글펐다가를 반복하는 매일이 될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