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만이 살길', '팀장의 탄생'에서 발견한 문장과 시선
좋은 팀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요? 업무 전문성, 협업, 성장 등 많은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탁월한 조직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는 바로 ‘심리적 안전감’ 인데요. 이것은 무엇이며, 조직에서 커뮤니케이션할 때 왜 중요하게 여겨질까요?
1. 구글의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
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모인다는 구글. 그런데 '어떤 팀은 다른 팀보다 월등한 성과를 내는 반면 어느 팀은 그렇지 못할까?'에 대한 의문에서 연구를 시작합니다. 다양한 배경의 전문가 집단이 180개 이상의 팀을 조사한 결과 고성과 팀이 갖춘 5가지 요소를 밝혀 내는데요.
1) 심리적 안전감 : 팀원들은 리스크를 감수하고 자신의 취약점을 드러내도 안전하다고 느낌
2) 상호 의존성 : 결과물에 대한 높은 기준을 공유하고 정해진 시간 안에 맡은 일을 끝마침
3) 체계와 명확성 : 팀원들에게 명확한 역할, 계획과 목표가 있음
4) 일의 의미 : 단순히 돈 버는 것 이상의 개인적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
5) 일의 영향 : 자신이 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며 조직의 변화를 일으킨다고 믿음
심리적 안전감이 첫 번째인 이유는 이것이 다른 요소들의 밑바탕이 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리더는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의견을 낼 수 있는, 자신의 약점을 부담 없이 드러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합니다. 심리적 안전감이 낮으면 구성원들은 '침묵'을 선택하고요. 회의 때 팀원들이 의견을 안 내고 서로 눈치만 보며 조용히 있다면? 요즘 애들은 원래 그런 게 아니라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되돌아봐야 합니다.
심리적 안전감은 관계적 측면이기 때문에 리더의 의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눈빛, 말투, 표정 같은 서로 주고받는 ‘비언어적 신호’도 중요한데요. 일하는 과정에서 형성해 나갈 수도 있지만 사적인 대화, 함께 시간 보내기와 같은 정서적/관계적 유대감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심리적 안전감이 커뮤니케이션에 중요한 이유
스토리만이 살길’이란 책을 쓴 리사 크론은 우리의 뇌는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안전한지 아닌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사실 그 자체보다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더 안전할 뿐 아니라, 구성원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신경과학자 마이클 가자니가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뇌는 모든 결정을 '다가갈 것인가 아니면 물러날 것인가(approach or withdraw) 모드'로 검토한다. 다시 말해, ‘안전한지 아닌지'를 묻는다. 엄밀히 말하면, 그냥 안전한 지가 아니라 우리가 가진 구체적 동기에 비추어 안전한 지를 묻는다. 안전을 유지하려면 품이 많이 든다. 추상적, 관념적, 중립적 사실을 상대할 여유가 없다.
구성원을 설득할 때 사실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사실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그리고 나의 안전과 성장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가 명확히 이해되어야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왜냐고 묻지 말고 그냥 해"라고 말하는 리더십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거죠. (회사에서 이런 일을 너무나 비일비재하지요...)
3. 피드백은 왜 어려울까?
페이스북에 인턴으로 입사 후 3년 만에 팀장이 되고, Vice President of Design 자리까지 오른 줄리 주오는 '팀장의 탄생' 책에서 구성원이 피드백을 받을 때 거의 예외 없이 (앞서 말한 나의 안전에) 위협적인 상황으로 인지하면서 타인의 견해를 수용하고 적용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팀원이 안전함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비즈니스 코치이자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강사인 에드 바티스타에 따르면 피드백이 통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듣는 사람이 대화를 위협적인 상황으로 인지하면서 아드레날린 분비로 투쟁-도주(fight or flight) 본능이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는 피드백을 받으면 "거의 예외 없이 심박동 수와 혈압이 증가하면서 각종 신경학적 생리학적 현상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복잡한 정보를 처리하고 합리적으로 반응하는 능력이 저하된다"며 "위협에 대한 반응이 우위를 차지하면 타인의 견해를 수용하고 적용하기 어려워진다"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피드백이 잘 전달되려면 팀원이 안전함을 느끼고 어디까지나 그 사람을 아끼고 위하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라는 것을 인지시키는 게 제일 중요하며, 특히 비판적 피드백을 줘야 할 때는 팀원의 생각이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마음이 전해져야 구성원이 받아 들 일 수 있는 거죠.
조직에 심리적 안전감이 가득한 분위기를 만들고 구성원을 위해 고민해서 알맞은 스토리라인 만들어서 커뮤니케이션하는 건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드는 반면, 내가 100을 준비해도 받는 사람이 20만 받아들이면 허무해지는, 참 어려운 일인데요. 그런 역할을 하고 계신 리더분들 모두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