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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기형 Aug 01. 2023

좋은 의사보다 좋은 상사가 건강에 더 중요한 이유

'굿라이프', '다정함의과학'에서 발견한 문장과 시선

회사에서 행복을 찾는 게 가능할까요? 일을 해서 월급을 받아 돈을 번다는 건 매우 중요한 가치이긴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닐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출퇴근 시간을 제외해도 인생의 3분의 1을 직장에서 보내니까요. 회사에 가기 위해 준비하고 출퇴근하고 집에 와서도 일하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어쩌면 인생의 절반을 '회사와 일'과 관련해서 보내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 시간이 어쩔 수 없이 버텨내는, 의지할 사람도 없는 고독한 시간이라면 어떨까요? 컬럼비아 의대 교수 켈리 하딩이 쓴 ‘다정함의 과학’과 하버드대 의대 교수 로버트 월딩어가 쓴 '굿라이프' 모두 공통된 메시지를 전합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사람과의 따뜻한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요. (굿라이프는 번역출간된 게 없어서 테드 강연, 인터뷰 등 참고했습니다)


굿라이프 - 관계와 건강의 상관관계

1. 무려 84년 동안 ‘좋은 인생’의 비결을 좇은 연구가 있다. 1938년 하버드 의대 성인발달 연구팀은 당시 만 19세였던 하버드 학부 2학년생 268명을 모집했다. 이후 보스턴시 빈민가 지역의 10대 후반 456명을 추가해 모두 724명의 삶을 정기적으로 추적·관찰했다. 대조적인 두 집단의 삶은 저마다 흘러갔지만, 이들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도출된 결과가 있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은 재산도, 명예도, 학벌도 아닌 ‘사람과의 따뜻한 관계’라는 것.


2. 연구결과를 통해 알게 된 교훈은 크게 세 가지이다.

1) 사회적 연결은 도움이 되지만 고독은 해롭다. 사회적 연결이 더 긴밀할수록 더 행복하고 더 건강하며 더 오래 산다.

2) 친구가 얼마나 많은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관계의 질이 중요하다. 믿고 의지할 만한 사람이 있어야 한다. 50세에 관계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사람들이 80세에 가장 건강했다.

3) 좋은 관계는 우리의 몸뿐만 아니라 우리의 뇌도 보호한다. 관계를 맺고 있는 상대방이 자신이 힘들 때 의지가 되어줄 거라고 여기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기억력이 더 선명하고 오래간다.


3. 방대한 연구 끝에 연구팀은 ‘의지할 사람이 있는 경우 더 건강하고 만족도 높은 삶을 산다’는 것을 발견했다. 심장·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에 걸릴 확률이 낮고, 기억력과 면역체계도 좋았다. 그는 “처음엔 연구팀도 인간관계가 심혈관 질환이나 관절염에 영향을 준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며 “이후 비슷한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가설에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라고 말했다.


4. 84년 간의 연구 가운데서 은퇴 후 가장 행복했던 사람은 직장 동료와 친구가 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던 사람들입니다.


다정함의 과학 - 직장 상사와 건강의 상관관계

출처: 인터파크 '다정함의과학' 도서 소개

1. 미국 심리학회는 직장 동료나 상사와의 긴장감이나 부담감처럼 직장에서 느끼는 압박감이 돈과 건강 문제를 제치고 미국 내에서 개인적 스트레스의 1등 원인이라고 밝혔다. 미국인의 40퍼센트는 자기 일이 ‘아주 혹은 극도로 스트레스를 준다’고 보고 했다. 일반 사회조사기관의 2016년도 데이터에 따르면, 근로자의 절반은 ‘번아웃’을 느낀다. 번아웃은 극도의 피로, 냉소, 비능률 등이 합해진 것인데, 이는 직장인 절반이 직장을 떠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2. 대부분 사람들은 곁에 좋은 의사를 두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이 자료들을 보면 좋은 상사를 두는 것도 질병에 걸리지 않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직원들을 지지하고 가치 있게 평가하며, 직원들을 신뢰하고 자율성을 중요시 여기고, 업무를 존중하는 관리자는 개인과 조직 모두의 번영을 돕는다. 인간은 위협이나 감시를 당한다고 느끼지 않을 때 문제를 해결하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작업기억 working memory의 공간이 늘어난다. 실제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린 1만 9,000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직장에서 존중받고 있음을 느끼는 사람들이 훨씬 더 적극적으로(55퍼센트) 업무에 참여한다고 한다. 


3. 또한 수년간의 갤럽 여론조사에서 나온 수많은 답변을 살펴본 한 경제학 연구에 따르면, ‘상사’보다 ‘파트너’ 느낌을 주는 관리자를 둔 직원들이 훨씬 행복했다. 파트너 같은 상사를 둔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감은 가계소득이 두 배로 늘어난 것과 맞먹었다. 만약 당신이 조직의 관리자라면, 당신이 직원들의 건강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그리고 그들의 건강과 행복이 당신을 성공으로 이끄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4. 직장을 즐거운 곳 혹은 스트레스받는 곳으로 결정짓는 요소는 동료들과의 관계다. 직장에서 공동체를 만들면 한 사람으로서 지지받는다는 느낌을 키우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직원들의 가족과 외부 약속을 존중하는 선에서 그들이 즐기는 재미있는 활동에 함께 참여하는 것은 팀의 창의성과 결속력을 증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저도 사회 초년생 시절에는 회사에서 믿고 의지할 만한, 평생 함께 할만한 관계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으로 회사생활을 했었는데요. 10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좋은 사람들과 서로 상호작용하는 긍정적인 관계 속에서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중 몇몇은 여행도 같이 가고, 개인적인 고민도 털어놓는 깊은 사이로 발전하기도 했고요.


요즘은 회식 안 하는 회사가 좋은 회사라는 말도 있고, 과거처럼 워크숍을 하는 경우도 잘 없긴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에서 동료들과 일을 떠나 의미 있는 시간을 함께 보내는 건 일의 효율성과 팀의 결속력을 위해서도,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믿고 의지할 만한 사람들과 함께 할 때 가능할 겁니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건 어쩌면 행운일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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