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승현 Jun 10. 2024

읽상

#육아

 어느새 아이가 태어난 지 60여 일이 지났다. 이 시기 부모들의 공통적인 고민은 자녀의 수면 패턴이다. 2시간 간격으로 수유를 시작하며 세상에 나온 신생아의 싸이클은 24시간 적용되다 보니 수유를 책임져야 하는 양육자도 24시간 대기자가 된다. 수유라는 게 아이의 울부짖음을 듣고 배고픔에 대한 표현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시간, 수유를 제조하는 시간, 수유를 하는 시간, 소화(트림)를 시키는 시간, 다시 수면상태 혹은 원상태로 돌리는 시간이 포함된다. 30~60분은 거뜬히 소요된다. 인생 초보자인 신생아나 육아 초보인 부모 모두에게 괴롭고 힘든 시기이다. 이 수유 간격이 2시간에서 시작해서 점점 늘어나고 신생아의 뇌에서 멜라토닌 호르몬이 나타나며 밤낮을 구분하기 시작할 때면 밤중 수유를 끊을 수 있는 기회가 다가오고 속칭 “통잠”이라는 것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그리고 이를 이루기 위해 많은 부모들은 신생아 수면을 위한 전문서적부터 강좌, 컨설팅 등을 찾으며 애쓴다. 100일 내외로 성공하는 “통잠”을 가리켜 ‘100일의 기적’이라고 칭송하는 부모들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 “통잠”을 이뤄내야 영아의 부모들도 정상에 가까운 수면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통잠”의 정의가 명확하게 보이진 않고, 6시간 이상 연속 수면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부터 그 이상의 연속 수면을 기준으로 잡는 경우도 있다. 운이 좋게도 우리는 생후 58일째에 7시간 24분을 수유 없이 연속 수면을 취하며 첫 6시간 이상 연속 수면을 기록하였으니 보수적으로 잡더라도 ”통잠“의 최저 기준은 조기에 달성했다. 58일 이후에도 연속 수면시간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다른 육아 요소와 마찬가지로 일관성이 담보된 예측은 의미가 없겠지만 긍정적인 신호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잠드는 시간도 처음엔 1시간 이상 걸렸는데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은 바로 잠들었다. 오늘은 예방접종이라는 특수성이 있긴 하지만 희망을 굳이 꺾을 필요는 없으니까… 아무튼 우리 부부는 아직 운이 좋고 잘 되고 있는 부분이 많다.


#아이는무엇으로자라는가

 일찍이 외동아들로 태어나 본투비 건방짐이 걱정되셨던 어머니께선 어려서부터 많은 대외활동 경험과 비아냥이 섞인 훈육으로 본투비 건방짐을 억제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다. 또래에 비해 늦은 성장발달 덕분에 약육강식의 초등학교, 중학교 세계를 거치며 쭈구리의 삶을 시작하며 자연스럽게 자존감이 바닥을 쳤던 시절을 생각하면 괜한 고생을 하신 게 아닐까 싶긴 하다. 시간이 흘러 다시 건방 떤다는 시선과 지적을 받은 걸 봐선 아들에게 내린 판단이(혹은 진단이) 아주 틀린 게 아니었구나 싶은 생각도 한편에 있다.

 이 자존감이라는 게 과하게 올리다 보면 메타인지를 떨어뜨려 결국 제 발등을 찍을 수도 있고 반대의 경우에는 날갯짓을 펼치기 전에 꺾어 버릴 수도 있지 않나. 물론 부모의 영향력이 가장 크겠지만 부모 외 환경이 아이의 자존감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기에도 비통제 요소가 너무 많다. 예전부터 생각한 거지만 부모 입장에서 우리 아이를 어떻게 키우겠다, 혹은 어떤 산업에서 활동시키게끔 하겠다는 계획은 현실성이 떨어져 보인다. 부모의 DB를 이어받은 복제인간도 아니거니와, 본인이 가지고 있는 기질 자체를 어디까지 조절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생각해 온 게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기 위한 기본적인 질서에 대한 개념, 예의 등을 갖추게끔 하는 게 최우선의 역할 같긴 하다. 이런 요소야 어쩌면 정성적인 부분일 수 있다. 정량적인 요소, 이를테면 금융에 대한 이해 내지 금융자산 자체를 어떻게 이전시켜 삶의 난이도를 낮추게끔 할 수 있을까 같은 생각이 떠오르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부모의 숙명 같기도 하다.


#부자아빠가난한아빠 #나는배당투자로매일스타벅스커피를마신다

확실한 건, 자녀가 생긴 이후로 인생의 길이에 대한 전제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아이가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죽음의 문턱이 언제든 다가올 수 있다는 명제가 주변을 맴돌았으나 이제는 평균수명을 맞춰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내걸렸고 자연스럽게 나의 노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뭐가 됐든 노후가 안정적이어야 자녀든 아내든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약 20년 전에 표지를 보곤 아빠들을 부자와 가난한 존재로 나누다니 너무 괘씸한걸? 하며 펼쳐보지도 않은 책을 이제 와서 다시 읽어보며 몇몇 과격한 표현을 걸러내다 보니 전반적으론 최근 고민하고 있는 자산 관리에 대한 지적에 꽤나 날카롭게 폐부를 찔렸다. 재테크라고 표현하는 자산 관리에 대한 개념도 다시 확립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런저런 요소들을 찾다 보니 내 소득의 근원인 근로소득을 배양하기 위한 노력은 충분히 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다시 돌아온다. 건강관리는 또 어떤가? 이래저래 챙겨볼게 왜 이리 많은지 골치 아프다.


작가의 이전글 읽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