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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급 기획 Mar 22. 2024

판교 사투리는 실존하는가

경상도 사투리 29년 경력의 판교 사투리 입성기


"이 정구지 데낄이네!"

경상도 사람이 아니라면 위 문장의 뜻을 모르듯, 아는 사람만 알 수 있는 판교 사투리는 실존할까


오늘 한번 알아보자


네 실존합니다.


사실 판교 사투리 라기보단 스타트업, IT산업의 사투리라 표현함이 더 적합하긴 하지만

타지에서 판교로 와보니 그 사용빈도, 농도가 판교에선 좀 더 짙은 느낌이었다. 


그동안 IT업에 종사하며 익숙했던 문장에 판교 사투리는 판교 거주 2개월 차에겐 가끔 벅찬 이해력을 요구하곤 한다.






그렇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오픈스펙

서비스를 런칭 또는 운영을 시작할 때 제공하는 기능을 의미한다.

응용하여 스펙아웃(이 기능을 제외한다)이란 사투리가 추가되기도 한다.


2. R&R(role and responsibilities)

업무를 분담하여 역할과 책임을 나누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업무를 진행하다 내 업무가 아닌 것을 요청받거나 정확히 구분하여 업무분담이 필요할 때 언급되는 사투리다. 예로 "회의를 통해 알앤알을 정하고 업무 진행이 필요합니다."와 같이 말이다.


3. 아삽(ASAP)

무언가를 진행할 때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의미이다.

정해지지 않은 일정이지만 빨리 진행이 필요할 때 주로 쓰인다. 주로 "이거 일정이나 기한이 있을까요?"라고 물어봤을 때 만일 "아삽."이라고 대답한다면 그는 탁월한 판교 사투리 구사자다.


4. 리소스

업무를 진행할 때 필요한 자원을 의미한다.

이는 두 가지 인적리소스와 물적리소스 두 가지로 나뉘는데 각각 업무를 진행하는데 필요한 인력과 필요한 물리적 자원으로 인지하면 좋다.  이를 SCV를 예로 들자면 간단히 다음과 같다.


업무 : 배럭을 만드는 일   |    인적리소스 : SCV    | 물적리소스 : 미네랄


사실... 나도 아직 가끔 어렵다...


5. 이슈

사실 가장 보편적으로 쓰일 텐데 무언가 발생한 문제를 지칭한다.

이슈발생 == 문제가 발생했다는 뜻으로 이제 야근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6. 듀데이

마감 기한을 뜻한다. 즉 언제까지 해야 되냐고 물어볼 때 주로 쓰인다.

이거 듀데이가 어떻게 돼요?라고 한다면 이거 언제까지 해야 합니까라고 알아들으면 된다.



7. 린하게

Lean 하게 불필요한 요소를 없애고 빠르게 일을 진행하자는 의미다.

만일 누군가 린하게 하자고 말한다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 간단하게 몇 개 정리하고 하자는 뜻이다.




※ 이러면 안 됩니다



마치며


간단하게 판교 사투리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요즘 판교 사투리는 악습이며 허세스럽기에 고쳐야 하는 문화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는 느낌이다.

이에 반은 공감하고 반은 그렇지 않다. 물론 충분히 한글로 표현 가능함에도 영어를 혼용함은 부적합할 수 있지만 판교 사투리가 사용되는 현장은 사실 엄연한 업무환경이다.


프로그래밍을 업으로 하는 상황에서 필연적으로 영어로 소통함이 더 원활한 경우도 있고, 실제 조정 필요한 항목이 영어인 경우가 대다수인 상황에서 나는 판교 사투리를 악습이나 허세스러운 고쳐야 하는 문화로 치부하기보단 업무 환경에 적응해야 할 하나의 숙제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럼에도 과한 사용은 자제해야겠지만 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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