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스타벅스 리저브
스타벅스가 이탈리아에서 22일(이탈리아 시간) 올리브유를 넣은 커피를 출시했다고 한다.
마침, 내가 살고 있는 밀라노 스타벅스에서 먹어볼 수 있다고 해서 다녀왔다.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
전 세계에 여섯 개 밖에 없는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밀라노는 옛 우체국 건물이다.
건물이 예뻐서 밀라노 관광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코스로 갈 때마다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처음 스타벅스 매장에 갔을 때는 코로나로 규제가 풀린 다음날이라 우리 포함 두 테이블밖에 없었는데,
요즘은 갈 때마다 앉을자리가 없어서 대부분 합석을 하곤 한다.
커피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이탈리아에 스타벅스가 첫 매장은 연다고 발표했을 때 '스타벅스 보이콧'이 일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는 "우리는 이탈리아인에게 커피 만드는 법을 가르치러 온 것이 아니다. 우리가 배운 것을 보여주기 위해 겸손과 존경심을 갖고 이탈리아에 온 것"이라면서 여론 달랬다고 한다. 또한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탈리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고가의 자재를 사용하여 인테리어에 고급스러움을 더 했으며, 이탈리아의 유명 가구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했다고 한다.
내가 가는 매장은 베이커리 역시 이탈리아의 유명 베이커리인 'Princi'의 빵을 판매한다.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빵을 먹으러 스타벅스를 방문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매장은 항상 관광객들로 북적이다. 밀라노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10% 채 되지 않는 것 같다. 나 조차도 아주 가끔 신메뉴가 나왔다고 할 때만 방문을 한다. 이탈리아는 커피의 고장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BAR'가 많다. (이탈리아에서는 카페라고 하지 않고, BAR라고 부른다)
가격도 맛도 동네 커피집이 더 맛있으니 굳이 스타벅스를 갈 필요가 없는 거다.
스타벅스를 방문하는 이탈리아 사람들은 절대로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대부분 음료를 마신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이건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메뉴다!
이탈리아에서 스타벅스는 커피를 마시는 곳보다는 앉아 있을 수 있는 카페 즉 '카공족'들을 위한 공간이다.
요즘 인터넷상에서 핫하다는 올리브유 커피 '올레아토'(Oleato). 나는 오트밀 우유와 올리브유를 곁들인 '올레아토 라테'를 주문했다. 맛보기 전부터 설렘 반 두려움 반을 느끼며 한 입 마셔보았다.
한 모금 마셔보고 나서 일행과 내가 뱉은 말은
설명에는 올리브유가 주는 예상 밖의 벨벳 같은 버터 풍미가 커피의 맛을 더 풍성하게 해 준다고 했는데
신기하게도 커피에서 올리브유에 촉촉하게 구운 스테이크 맛이 났다.
풍성한 거품은 분명 부드럽다.
하지만, 많이 마실 수는 없는 그런 맛이었다.
일행 중 누구도 커피를 다 마신 사람이 없었다.
스타벅스가 올리브유까지 판매하려는 큰 그림이 아닌가,, 싶은 그런 생각뿐이었다.
실제로 작은 사이즈의 올리브유를 5유로에 판매하고 있었다.
올해 봄부터 다른 나라에서도 판매를 시작한다고 하는데,
한 번쯤 호기심에 마셔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