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인의 일상

서점인은 어떤 일을 하는가요?

by 크리스티나

제가 서점에서 일을 시작하자 저를 보러 오신 주변분들이 서점직원들이 판매 업무만 담당한다고 생각하시더군요. 실제 고객분들이 서점인을 대하는 자리가 카운터이거나 책을 찾아주거나 하는 경우일 때가 많으니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여겨집니다.


서점업무를 좀 소개하겠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책방은 오프라인 서점이고 직원이 모두 십여명 정도 되는 규모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시고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같은 규모라도 책방마다 운영방식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 주시면 무리가 없을 듯합니다. 아.. 그리고 프랜차이즈 서점도 아닙니다.


저는 입사하자마자 포스 업무부터 익혔습니다. POS는 Point of Sales의 약자입니다. 제품의 판매시점에서 매출을 정산하고 상품 정보를 처리하는 시스템을 의미하고 흔히 카운터 업무를 지칭합니다. 어떤 매장이든 물건이 들어와서 진열되고 여러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목적이 모두 판매를 위한 것이니, 매장에서 중요한 포지션이라 볼 수 있겠죠.


그렇다면 책이 판매되기 위해 어떤 과정들이 필요할까?라는 질문을 할 수 있겠죠. 우선 입고부터 해야되겠네요. 책이 서점에 도착하면 그대로 판매할 수는 없어요. 전산창에 코드부터 도서명, 출판사이름, 정가, 입고율 등등 필요한 사항들을 입력해야 판매할 수 있는 상품으로 등록이 됩니다.


그렇다면 매일 출판물이 쏟아지는데 모든 책을 매장에 들여놓을 수 있을까? 싶은 의문이 들거예요. 그건 얼핏 생각해도 불가능하죠. 그러니 담당 직원들이 책을 선별해서 주문을 넣어야 하는거죠. 저희 서점은 직거래하는 출판사들이 있고 나머지 출판사들은 책도매상을 통해 거래합니다. 아마도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책과 작가를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생각이 미칠거예요. 맞습니다. 저도 제가 담당하는 분야에서 어느 작가의 신간이 나올 예정인지 늘 촉각을 곤두세우고 책 사이트를 눈여겨 봅니다.


판매가 되지 않는 책은 어떻게 될까?하는 생각도 드실텐데요. 반품이라는 절차가 있죠. 반품을 하는 경우에 기한을 엄수해야 하는 도서들은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그 시기를 놓치면 결국 서점측에서 손해를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주문할 때부터 반품이 불가한 도서도 있어요. 이런 경우는 주문을 넣을 때 신중해야 하는거죠.


입고, 판매, 반품까지 말씀드렸네요. 이 세 가지가 가장 중요하고 나머지는 매장청결을 비롯해 입고된 도서의 진열과 서비스적인 측면들이 있겠죠. 그리고 손님들이 책을 주문하시는 경우도 있겠고요. 사실 책이 서점에 들어와서 고객에게 실제 판매가 이루어지기까지의 모든 업무가 연결되어 있고 쉽게 여길 만한 일은 없다고 보는게

옳을거예요.


이외에도 학교 도서관이나 공공기관 납품도 서점의 매출에 큰 영향을 주는 업무라고 볼 수 있어요. 공공도서관 희망대출 서비스도 지역서점에서 맡아한다는 사실, 알고 계시죠?


시대가 변하니 서점의 역할도 그에 따라 달라지면서 확장되고 있어요. 책방에 따라서는 작가와의 대화나 서점측이 주최가 되어 독서모임을 운영하는 경우도 많이 있잖아요.


저의 지인 중 한 분이, 책만 팔아서 살 수 없는 서점의 상황이 안타깝다, 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그 부분에서는 저의 생각은 좀 달라요. 물론 책 판매만으로 서점을 꾸려갈 수 없다는 현실은 맞지만, 저는 그보다는 우리 시대의 서점이라는 공간이 단순히 책이라는 상품을 파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해석하거든요. 각자 생각하고 느끼는 지점은 다를 수 있지만 아무튼 저의 생각은 그렇습니다. 어느 시대보다 개인들이 단절되어 있는 것 같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중요해지는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 연결의 구심점 역할을 책방이 할 수 있다고 여깁니다. 지역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 다양한 이야기들을 꽃피울 수 있는 장소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책방에서 보게 되거든요.


아무도 혼자 살 수 없고 우리가 모자람이 있기에 서로 기대고 손 내밀 수 있다면...역설적이게도 결핍이 인간적인 의미에서 구원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글을 쓰면서 문득 드는 생각입니다.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책방이라는 아름다운 공간을 지키고 있는 세상의 모든 서점인들에게 마음의 응원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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