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에 도전하다
새 신발을 신으니 신기하게도 고통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역시 전문가에게 물어보는 게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느꼈고, 또한 처음부터 완벽하게 준비할 필요는 없고, 필요할 때마다 나의 상황을 조금씩 개선해 나가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침의 풍경은 늘 신선했습니다. 선선한 아침 공기를 맡으면서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을 때의 고요한 풍경을 바라보며 걸으니 행복했습니다. 국토대장정은 물론 힘들지만,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걷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걷는 길이 대부분 시골길이어서 인도가 거의 없었습니다. 따라서 갓길을 주로 걸어야 했습니다.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도로면 괜찮은 데, 주위 공단과 연결된 도로라 화물차들이 많이 다녔습니다. 생명의 위험을 느낄 정도로 빠르게 차들이 지나갔습니다. 그래서 차랑 마주 보는 방향으로 걸었고, 화물차가 오면 잠시 멈추고 안 오면 다시 걷는 식으로 걸었습니다.
오늘은 국토대장정 일정 중 가장 많이 걸은 날입니다. 약 40km, 10시간 정도를 거의 쉬지 못하고 걸었습니다. 대부분 시골길을 걸어서 쉴 곳 및 밥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오전에는 그나마 괜찮았는데, 오후가 되면서 급격히 힘들어졌습니다.
걸음을 떼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 계속 '몸은 마음의 도구다', '마음을 다한다면 몸은 저절로 따라오게 되어 있다'라고 되뇌며, 한 발 한 발 집중하며 걸었습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적도 많았지만, 어차피 포기한다고 해도 미리 숙소를 잡아놓아서 걸어가야 했습니다. 다행히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힘들지만 한 번씩 이렇게 한계에 도전하는 것도 신체 및 마인드를 단련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느꼈습니다.
저녁으로는 국밥을 먹었습니다. 저의 첫 직장이 청주에 있었는데, 그때 한 번 방문해 보았던 집이었습니다. 이전에 근무하던 곳을 걸어서 오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그 시절에 이것저것 잘 챙겨주던 동기가 있었는데 문득 보고 싶어졌습니다. 연락이 끊긴 지 꽤 되어 다시 연락하지는 못했습니다. 그 시절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도 들었습니다. 역시 있을 때 잘해야 한다는 말이 맞습니다.
오늘 걸은 거리: 39.37 km
총 거리: 139.66 km
현재 위치: 청주고속터미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