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림 Feb 08. 2024

식집사 3년차의 물주기 방법

남들과는 조금 다르게 하고 있는 부분들

식물 기르기 방법도 트렌드가 있어서 물주기도 커뮤니티에 국룰처럼 취급되는 것들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조금 다르게 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토양측정계도 잘 활용하면 괜찮다

완전 정확하진 않지만 활용하기 나름인 토양수분 측정계.

보통 관엽식물의 표준 물주기 방법은 “겉흙이 2-3cm말랐을 때 밑으로 흘러넘칠 정도로 물을 줘라” 이지만, 초보일 때는 흙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있고 뿌리가 다칠까봐 손가락으로 푹 찔러넣기 힘들기도 하다. 무게를 확인하거나 이파리 각도를 보라고도 하지만 그러기엔… 식물이 너무 잘 자라던디요?


그래서 사진과 같은 타입의 저렴한 아날로그 토양 수분 측정계를 구입해 활용하게 되는데, 이걸 잘못 활용하면 식물에 물을 너무 많이 먹여 과습으로 보낼 수 있다. 왜냐면 흙에 물이 다 안 말랐는데 종종 DRY가 뜨기 때문이다. 흙을 배합할 때 물빠짐이 좋게 하기 위해 상토를 50% 이하로 할 때가 종종 있는데 그럴 경우 거의 부정확하기도 하다. 또한 침 끝에 있는 금속 센서도 오래 많이 사용할 수록 부정확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일단 한 번 찔러보고, DRY가 나오는 경우 묻어나오는 흙이나 금속 막대를 한 번 더 만져봐서 물기가 묻어있는 지 한 번 더 확인해 본다. 그래도 잘 모르겠으면 큰 화분들은 손가락으로 푹 찔러 본다. 아리까리하면 날씨를 본다. 날이 흐리거나 습도가 높으면 “아… 귀찮으니 내일 주자.” 이런다. 어떤 게으름은 생명을 구한다.

다기 찾던 짬빠를 이용해 타오바오도 검색해봤지만 별거 없다. 토양 수분 측정에는 전부 같은 금속 탐지센서를 사용해서 그렇다.

멀칭 좀 하면 어때

화원에서 분갈이를 요청할 경우 화분 위에 예쁜 자갈을 두껍게 덮어주는 경우가 많다. 이걸 멀칭이라고 하는데, 이것도 수분 못날아가게 해서 과습의 원인이 되고 물마름을 알 수 없게 되는 원인이 된다며 다 걷어내라고 하는 커뮤니티 게시물이나 유튜브 영상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나는 일부러 멀칭을 열심히 하는 편인데 허리가 아파서 샤워기로 물을 박박 뿌려 넘치도록 물을 주는 습관이 있기 때문이다. 몇 번 물을 주다 보면 상토의 가볍고 고운 입자들과 펄라이트가 둥둥 떠서 튀고 난리도 아닌 데다, 심지어 나는 들고다니다가 화분도 종종 엎고 쏟고 난리도 아니다. 차라리 자갈 좀 흐르는 게 비용이 싸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매일 졸졸 물을 흙에 따라드려야 하는 고사리나, 바크 위주의 흙배합을 하면서 덜 예민한 식물(호야)들은 멀칭을 안 한다. 바크는 물을 많이 머금는 성질을 갖고 있어 웬만하면 물을 뿌려도 잘 안 튄다. 죽으면 안되는 귀둥이나 예민한 식물, 행잉을 해서 잘 확인이 안되는 식물은 서스티를 사용한다.

얜 이제 유묘 아니라서 서스티 졸업해야 하는디… 게으른 식집사…

물준 날짜를 항상 기록한다

결국 직접 개발을 하는 유난엔딩이 되어버렸지만 이전에도 늘 노션으로 물준 날짜를 늘 기록하긴 했었다.(식물을 처음 샀던 그 날부터…..)

그리고 최근 물주기 주기와 비슷한지 아닌지… 체크해본다. 예를 들어 이전에 두 번 일주일 간격으로 물을 줬다면 이틀 지났는데 갑자기 (날씨나 환경 요건이 확 바뀌지 않았는데도) 홀라당 흙이 말라서 목말라 죽는 일은 없다.

이런저런 식물들을 요즘같은 시기에 어느정도로 물을 주는지 참고하고 싶다면 아래의 링크를 참고할 수 있다.

https://plantshower.xyz/hyerim

아무때나 식집사가 편할 때 물을 주자

물을 주기 적당한 시간대를 알려주는 컨텐츠들도 많은데, 나는 내가 편한 시간대에 물을 준다. 새벽에도 막 주고… (15도 이하의 베란다에 나가 있는 식물은 절대로 그러면 안되지만)

최적의 시간과 타이밍을 찾다가 아예 안 주거나, 미리 땡겨서 주는 것보다는 집사가 편한 때 주어야 지속 가능한 홈가드닝이 되는 것 같다.


기록을 열심히 하고, 매일 들여다보되 물주는 자체에 너무 부지런한 것보다는 게으른 것이 낫더라는 것이 식집사 3년차의 깨달음이다.


근황

다른 건 없고, 플랜트샤워의 회원가입 오픈을 하려는 준비 및… 잡지구독 모델을 흉내내어 매주 글을 연재하고자 하는 스스로와의 약속 때문에 다른 컨텐츠 발행이 좀 어려웠습니다. https://posty.pe/se00068​ ​

포스타입 플랫폼도 약간의 진척이 있어, 글의 일부 내용을 무료분으로 할 수 있게 되었고, 저의 개발력도 일부 진척이 있어 2월 중하순쯤 10개 정도의 식물을 후원 없이도 등록해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초보를 벗어나는 데 있어서 기록의 중요성을 확인한 만큼, 비싼 서버값을 제 주머니에서 털어야 하지만(….) 개인으로 가능한 만큼 열어 보려고 합니다. 후원과 관심 부탁드려요.


상미기한이 바짝 남은 차들도 바짝 드링킹하는 요즘입니다. 비싸게 산 차를 낙엽 만들기보다는 찬물에 퐁당퐁당 담궈서 다 마십쉬다.

매거진의 이전글 대형화분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