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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고 뒤돌아보긴 싫은데 그래도

250414 월요일 일기

by 피연

과목 하나를 철회하겠다고 결정을 했지만 그렇게 되면 졸업 요건을 맞추는 데 조금은 더 까다로워져서 요 며칠 계속 고민했다. '억지로 밀어붙이면 어떻게든 되려나' 했다가, '전필을 망하기 전에 수습하자'하고.. 이렇게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도 에너지인데 왜 이리 결정을 못하는지. 그래도 이렇게 조심스러운 성격이라서 이제껏 좋았던 일도 많았을 테니 나를 다그치거나 탓하진 않으려고 한다.


분명 이번 학기도 열심히 산 것 같은데 또 이렇게 밀린 걸 보면 수학은 정말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그 어려운 걸 1년 넘게 끌고 오고 있네. 요즘은 재미도 느끼고 있으니 복전은 정말 포기하지 않길 잘했다. 모든 건 내 부족한 공부량 탓이지만, 전보단 많이 나아졌으니 다행이다.


2학기가 3학점일 예정이다가 6학점, 졸지에 9학점이 되게 생겼으니.. 원래 학원에 취업하려던 계획이 애매해졌다. 아님 나의 몇 년 묵은 숙원사업인 고등수학 공부를 싹 한 바퀴 돌리는 것도 좋지. 돈 걱정은 요즘 좀 덜해졌으니 뭐든 하겠지 싶어서 너무 걱정하진 않으려고 한다.


하긴 작년까지도 관성처럼 모든 걸 걱정하고 자책하고 갈팡질팡하며 살았으니, 이런 생각들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변화다.


20대를 꽉 채운 대학생 신분이 이젠 지겨우면서도 곧 벗어나게 될 걸 생각하니 조금 막연하다. 소속감은 별로 없겠지만 자유롭겠지? 자유가 너무 광활해서 길을 잃진 않을까. 그래도 전보단 즐거울 수 있을 것이다. 30대엔 중요한 일들이 더 많을 텐데. 내가 한 공부들이 빛을 발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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