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젊은 걸 알지만 그래도
여자의 노화는 25살부터랬나, 머리로 알고는 있었지만 한 27살, 28살까지도 그렇게 체감하진 못했다. 못 보던 주름이 조금씩 보이긴 했지만 심하지 않았다. 올해는 좀 많이 다르더라. 28살 끝자락부터 조금씩 보이던 게, 올해는 하루하루가 다르다. 꽉 차 있던 볼살 중간에 살짝 패인 부분이 생겼고, 자주 짓는 표정 때문인지 미간 쪽에 주름이 졌다. 시간을 역행할 순 없으니 이제 점점 나이 들 일만 남았을 텐데. 벌써부터 조금 속상한 걸 보면 내가 누리던 젊음이 정말 귀한 거였구나.
자연스레 보톡스나 피부 관리 쪽에도 관심을 두게 된다. 20대 초반의 그 빛나던 피부가 그립지만 그때가 그립진 않다. 아마 그때가 있어서 지금이 있겠지, 가장 어리고 예쁜 얼굴을 가지고 스스로를 얼마나 미워했었는지. 그때보다 얼굴에서 나이가 티가 나더라도 지금이 좋다. 그때로 다시 돌아가려냐고, 바뀌는 건 없다고 묻는다면 나는 안 가련다.
내 피부에서 수분기가 빠지고 점점 나이에 맞는 모습으로 바뀌어 가는 동안 나는 얼마나 컸을까. 지혜로운 어른이 되려면 아직도 멀었다. 내면의 성장보다 나이를 더 빨리 먹는 것 같아 두렵다. 그래도 학교를 (마침내) 졸업하면 사회인으로서 뭔가 새로운 느낌이 들 것도 같고..
유독 나이 생각을 많이 했던 20대였다. 20살을 재수로 보내서인지, 아니면 그 후에 몇 년간 학교와 학과 선택 문제로 방황을 해서인지, 또는 내 생각이 아닌 것을 비판해내지 못해서인지는 모르겠다. 계속 늦었다고, 무엇에 늦었는지도 모르면서 그랬었다. 각자의 삶의 속도가 있고 주체가 나라는 걸 난 너무 늦게 깨달은 것 같다. 그래봤자 조급함은 사라지지 않겠지만 최소한 남의 말로 판단하진 말아야지.
29살밖에 안 먹어놓고 이런 글을 쓰는 게 꼴 보기 싫을지도 모르겠다. 당장 몇 년 후의 내가 이 글을 본다고 해도 말이다. 하지만 여태까지 산 인생 중엔 오늘이 제일 나이가 많으니 이렇게 호들갑 떠는 것도 부디 이해해 주시길.
거울 보다 별 생각을 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