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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랑이 Nov 24. 2023

바흐- 하프시코드 협주곡 1번

공연 <로맨틱 헤븐> 1부 

하프시코드는 우리가 말하는 것과 같아요.
악기와 도란도란 말을 주고받는 것 같죠
 - 옛 건반악기 연주자 최현영 




앙상블 뷰티풀 랑데부의 공연 '로맨틱 헤븐'이 야심 차게 준비한 바로크 프로그램 첫곡은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하프시코드 협주곡 1번입니다. 바로크 작품을 연주할 때 가장 중요한 악기가 바로 옛 건반악기 하프시코드인데요, 해머가 달린 모던 피아노와는 달리 현을 뜯는 형태로 소리가 나는 이 악기는 16세기부터 18세기에 걸쳐 가장 번성한 악기입니다. 먼저 공연날 사용되는 악기 '티투스 크라이넨'을 만나보실까요? 


Titus Crijnen - 출처 : 토미하프시코드 


1. Titus Crijnen

이 악기는 네덜란드 출신의 유명 제작자 티투스 크라이넨이 1624년도 악기를 토대로 개조해 악기의 크기를 늘려 음역을 확장한 Grand Ravalment 모델입니다. 이 악기는 한국의 토미하프시코드가 Ravalment 악기 제작을 의뢰할 메이커를 선별하기 위해 해외 여러 아티스트들에게 자문을 구했고, Titus Crijnen은 유일하게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전원으로부터 노미네이트 된 제작자였습니다. 이 악기의 외관을 수놓은 중국풍 장식은 J.Goujon 1749년도 하프시코드의 장식을 모방, 당시 프랑스 귀족사회에서 유행했던 Chinoiserie를 잘 보여줍니다. 악기의 향판 그림은 A. Vater 1737년도 악기를 카피하는 등 여러 오리지널 악기들의 요소를 담고 있습니다. (자료 출처 : 토미하프시코드)


이날 공연에 함께하는 현악 연주자들이 모던 악기로 연주하는 것을 감안해 상대적으로 음향이 풍부한 티투스 크라이넨이 필요했고 오케스트라가 아닌 실내악의 형태로 연주할 때 밸런스가 더 좋을 것을 예상해 선택한 악기이기도 합니다.  




2. 바흐와 하프시코드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인 작곡가 바흐에게 하프시코드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악기였습니다. 오랜 교회 음악가 생활로 다작과 속필에 유능한 바흐였지만 1723년부터 30년 가까이 음악감독으로 재직했던 라이프치히에서는 콜레기움 무지쿰(Collegium Musicum)의 일이 몰리며 더 많은 곡을 써야만 했습니다. 그 시기에 바흐는 13개의 바흐 하프시코드 협주곡을 썼고 그중 한 대의 하프시코드를 위한 협주곡은 총 7개입니다. 당대 뛰어난 오르간 연주자였던 바흐는 건반악기의 기능을 잘 알고 있었고 그 특성들을 살려 하프시코드 협주곡을 작곡했는데요, 19세기 초부터 서서히 포르테피아노, 모던 피아노 등 건반악기들이 발전하며 하프시코드는 잊히는 듯했지만 현존하는 옛 건반악기 연주자들은 가장 사랑하는 하프시코드 작품으로 여전히 바흐의 협주곡을 꼽습니다. 


'바흐는 피아노 협주곡의 길잡이가 될 새로운 형식을 창조했다' - 칼 가이링거      

  


3. 하프시코드 협주곡 1번 BWV. 1052 - J.S Bach(1685-1750)

바흐가 하프시코드를 위해 작곡한 협주곡 중 가장 규모가 크고 구성이 치밀한 작품입니다. 오늘날 모던 피아노로도 연주될 만큼 기교가 단단하고 화려한데요, 총 3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특이하게도 모든 악장이 단조입니다. 이 곡은 바흐 음악의 부활을 주도한 19세기 낭만 음악가 중 하나인 멘델스존에 의해 다시 세상의 빛을 보게 됩니다. 바흐를 존경했던 브람스는 카덴차를 직접 쓰기도 했지요.  


1악장의 시작은 모든 악기가 같은 음으로 연주하는 장중한 유니즌으로 막을 올립니다. 원기 넘치는 선율로 공연을 열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해 선곡한 곡이기도 합니다. 2악장은 엄숙한 현악기의 노래 뒤에 애잔한 하프시코드의 멜로디가 이어지는데 읊조리는 듯한 하프시코드의 선율은 깊은 신비감을 주기도 합니다. 이어지는 3악장은 재치 있고 대범한 푸가로 하프시코드의 극강의 기교와 다양한 연주 기법을 모아들을 수 있는 피날레입니다.        



4. 옛 건반악기 연주자 최현영 

이번 공연을 함께하는 옛 건반악기 연주자 최현영은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 음악사 과목을 듣던 중 제라르 코르비오 감독의 '왕의 춤' 영화를 보다가 륄리(J.B Lully, 1632-1687)의 음악을 듣고 바로크 음악에 빠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하루라도 빨리 '왕의 춤' 나라에 가고자 무작정 프랑스행 비행기 티켓을 샀고 파리 국립 고등 음악원에 진학해 바로크 음악과 하프시코드를 전공하게 되었다고 해요. 앙상블 뷰티풀 랑데부의 감독 피아니스트 김가람과는 파리 음악원에서 만난 사이로 자신의 생각을 주관 있게 전달하는 똑부러진 선배였다고 합니다. 다독가로도 알려진 최현영은 사회의 여러 이슈에도 관심이 많으며 특히 문화예술계의 바로크 음악 발전을 위해 많은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live/W5iI2nvO2-M?si=SpqYBQkBNFibg1UV



5. 그리고 '앙상블 뷰티풀 랑데부' 현악 연주자들 

옛 건반악기 연주자 최현영과 함께 바흐 하프시코드 협주곡을 연주할 앙상블 뷰티풀 랑데부의 현악 연주자들 역시 많은 기대가 되는데요. 고음악 전문 연주단체인 알테무지크 서울의 악장 바이올리니스트 안세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를 거쳐 현재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으로 재직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예원, 파리 음악원에서 수학하고 볼 체 콰르텟의 리더로 활동하는 비올리스트 조재현, 실내악뿐 아니라 바흐 첼로 무반주 모음곡 전곡을 암보로 연주할 정도로 다재다능한 첼리스트 임재성 그리고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겸임교수이자 서울시립교향악단에 재직 중인 베이시스트 장승호 님이 함께합니다. 



   


<공연 & 예매 안내>

앙상블 뷰티풀 랑데부 6회 정기연주회 〈로맨틱 헤븐〉 - 인터파크 (interpark.com)

공연일정 | 공연·전시·강좌 | (sejongpa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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