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 발문
이게 뭐게요
하는 순간,
아, 이 아이가 발문을 모방하다니!, 감탄했다.
1월생 이제 한국 나이 네 살인 소금이가, 같은 하드보드북을 내가 세 번 읽고는 이제 소금이가 친구들 동생에게 읽어주세요 하고 건네니, 책을 넘기며 제 기억만큼 그림을 보며 제 말로 화법화해서 읽어주다 친구, 동생에게 이게 뭘까요 라든가 하는 발문을 내가 하던 대로 모방해 발문한다. 순간, 감탄해버려서 정확히 소금의 발문 문장이 기억이 안 날 정도다.
그림을 보고 스스로 넘겨가며 책 읽는 시간이에요 하며 연장반 하원 시간에 미리 책상에 앉아 읽기 시간을 가지게 한 후 스스로 책장에서 책을 뽑아오는 3, 4세 소금이들은 10분 정도 친구들, 동생들에게 웃으며 이야기를 대화를 하기 시작한다.
이것도 신기한데, 오호라 소금이가 발문을 하는 걸 보니 대견하기 그지없다.
'다정다정하다'를 모토로, 우리 소금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선생님에게 친구처럼 오는 게 좋다.
조금 시간이 걸리고 조금 소란 하더라도, 천천하게 소금이들이 녹지 않으며 다정해서 자꾸만 인사하고 싶어 지게.
소금아, 감동했어.
이 밤, 초저녁 잠 후 백숙으로 부른 배를 가라앉히면서 김종원 작가의 어떤 영상을 줄 이어폰으로 연결해 집중해서 듣다가 생각이 점프하면서 네 발문 장면이 연결돼 떠오른다.
부모의 질문력에 대한 부분을 들으며 집에서 왔다 갔다 하다 무려, 발문하는 소금이가 생각난 거다.
사소한 질문은 없다며 질문은 생각하게 하고 당연한 것은 없다라는 것으로 이어지면 감사할 지점을 어디서나 찾아, 배려를 아는 서로가 된다는 이야기다.
질문의 힘이라는 책도 있으니, 질문을 하는 것은 스스로에게나 서로에게 꼭 필요하다. 적정하게.
작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전하는 그와 그녀들의 이야기를 담아요. [브런치 스토리 연재글 "유연한 정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