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mula 1(F1)의 역사,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에 대해
최근 유튜브에서 급속도로 인기가 상승 중인 스포츠가 있습니다. 쿠팡플레이 스포츠 유튜브 채널 Shorts 영상 조회수 TOP 10에서 축구, 야구를 제치고 이 스포츠의 비중이 60%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어요.
이런 최근의 인기는 한국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최근 이 스포츠의 글로벌 인기 상승률은 타 스포츠대비 괄목할 만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어요. 해마다 시청자수, 영업이익 모두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죠.
하지만, 이 스포츠의 대중적인 인기는 매우 신기한 현상이에요. 야구, 축구, 농구와 같이 인기 있는 대중 스포츠와 달리 일반인들이 직접 할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보러 가는 것조차도 너무 비싸서 직관이 꿈일 정도죠.(제 꿈이기도 합니다)
가장 핫하고 화려한 스포츠이자, 최고의 기술력과 돈이 몰리는 스포츠.
바로, Formula 1(F1)입니다.
어떻게 F1은 럭셔리 스포츠임에도 대중 스포츠와 필적할 정도의 인기를 얻을 수 있었을까요?
F1의 브랜드 스토리, 마케팅 성공 전략과 인사이트를 함께 살펴보시죠 0.<
*디깅빌보'S Insight - 라이트 팬을 잡는 자, 성공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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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팀/11명, 총 20팀이 출전하는 축구, 1팀/9명, 총 30팀 출전하는 야구와 다르게 F1은 1팀/2명, 총 10팀 만이 출전합니다. 경기수를 살펴볼까요? 축구는 1 시즌 동안 38경기를 치르고(EPL 기준), 야구는 162경기를 치르는 데 반해(MLB 기준), F1은 단 24개의 경기만을 치릅니다.
하지만, 규모 대비 매출은 큰 차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2023년 기준으로 축구에서 가장 인기 있는 리그 EPL은 9.8조 원, 야구 최고 인기리그 MLB는 13.3 조원, F1은 4.2조 원을 벌어들였어요. 단순히 참여 선수당 매출로 비교했을 때에는 F1이 가장 높을 정도죠.
높은 매출만큼이나, 참여 팀들의 투자비도 어마어마합니다. F1 차량 1대당 가격이 대략 100억 원, 1팀의 연간 운영 예산이 1000억 ~ 2000억 정도이며, 최고 연봉자의 연봉은 700억 원이 넘죠. (내년도에는 루이스 해밀턴이 기본급만 1100억을 받는다고 합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아이스크림 사주세요)
이렇듯, F1은 대중 스포츠인 축구, 야구와 다르게 소수 정예의 화려한 스포츠로서의 위치를 지키고 있어요.
F1은 어떻게 가장 화려한 스포츠가 되었을까요?
F1의 역사는 유럽에서 시작됩니다. 자동차가 최초로 탄생한 유럽에서는 여러 제조 기술자, 제조사가 자신들의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했고, 자신들의 기술력이 더 뛰어남을 뽐내고 싶어 했어요. 그래서 이를 위한 이벤트가 고안되는데, 그것이 바로 모터스포츠였죠.
1894년, 최초의 자동차 경주인 파리-루앙 레이스가 시작된 이후 유럽 전역에서 다양한 모터스포츠 이벤트가 열리기 시작합니다. 이후 다양한 이벤트를 거쳐 1950년, Formula 1 World Championship이라는 첫 세계 챔피언쉽을 대회를 시작으로 현재의 F1이 탄생했어요.
첫 모터스포츠가 탄생한 지 130년이 지났지만 최초의 정신만큼은 현재도 동일합니다. 바로, "우리 브랜드의 자동차가 제일 뛰어나다"라는 것을 대회를 통해 전달하는 것이죠. 그렇기에 참가 제조사들은 자신들이 가진 자본, 최고의 기술력과 인력들을 F1에 쏟아붓습니다. 수십 년간 몇 백, 천억 원이 넘는 자본의 전쟁이 지속되다 보니, 자연스레 F1은 화려한 스포츠로 올라서게 된 것이죠.
어떻게 보면, F1은 화려함을 넘어 귀족 스포츠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F1은 대중에게도 큰 인기를 끌게 되었을까요?
2017년, F1 역사가 바뀐 Deal 성사됩니다. 미국 거대 미디어 기업인 리버티 미디어가 무려 9.3조 원에 F1을 인수한 것이죠. 2010년대 초반 급성장 이후 매출과 인기면에서 다소 정체되어 있던 상황이기에, 수많은 F1 팬들은 큰 기대감을 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대는 얼마 안 가 바로 현실로 이어졌죠. F1 최초의 시즌 다큐멘터리, 넷플릭스 '본능의 질주'가 2019년에 시작됩니다. 이 다큐는 정말 초대박을 쳤습니다. 첫 방영 이후 각 시즌 별 5000만 시간 시청을 기록했으며, 넷플릭스를 대표하는 스포츠 다큐로 자리 잡았죠.
이 다큐는 단순히 콘텐츠적인 성공을 넘어 정체되어 있던 F1 산업을 다시 성장세로 바꾸기 시작합니다. 그동안 F1에 큰 관심이 없었던 히스패닉, 젊은 층, 가족 시청 층을 팬층으로 가져왔어요. 닐슨 조사에 따르면 아예 F1을 본 적 없는 사람 36만 명이 본능의 질주 시청 이후 다음 시즌 F1을 봤다고 할 정도로 엄청난 홍보 효과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저도 본능의 질주 이후에 F1에 입덕했습니다 ㅎㅎ)
리버티 미디어는 온라인 콘텐츠에만 집중하지 않았습니다. F1에 완전히 새로움을 선사하는 경기 장소도 만들어줬죠. 바로 가장 화려한 도시로 불리는 라스베가스에서의 레이스 Las Vegas GP입니다.
사실 라스베가스 GP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상당히 우려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외곽이 아닌 도심 내에서 일반 도로를 막고 진행해야 한다는 점, 그렇기에 주변 카지노와 호텔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와 협의해야 한다는 점 등등 너무나도 제약사항이 많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리버티 미디어는 2018년부터 묵묵히 이를 밀어붙였어요. 오히려 서킷을 라스베가스의 주요 명소를 보여주기 위한 레이아웃으로 짤 정도의 과감함도 보여주였죠. 무려 5년여간의 노력 이후 2023년 라스베가스 GP는 첫 시작을 선보였습니다. 경기 운영상의 이슈가 있긴 했지만, 이 GP는 무려 2조 원어치(15억 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며 대성공을 거뒀죠.
이런 엄청난 노력들 덕분에, F1은 코로나 이후 매년 최고 매출액을 경신하고 있어요. 올해에도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1.2조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멈출 줄 모르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장 화려한 스포츠 F1은 훌륭한 운영사와 함께하며 이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로 올라서게 되었어요.
이런 F1의 마케팅 전략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는 무엇이 있을까요?
✅ 라이트팬을 잡는 자. 성공할지어다.
리버티 미디어가 F1을 인수한 후 도입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그리드 걸'폐지였어요. (*그리드걸: 레이싱 출발 지점에서 드라이버들을 위해 국기, 우산 등을 들어주는 여성 모델). 그리드 걸은 이전부터 외부에서 성상품화로 비판을 받아왔던 존재였지만, 기존의 관습(혹은 전통)과도 같았던 존재이기에 아예 없애는 것에 대해서는 기존 팬들의 반발이 컸습니다.
하지만, 리버티 미디어는 전혀 굴하지 않고 인수 다음 해 시즌부터 없애버렸어요. 이를 통해 리버티 미디어는 라이트팬(가볍게 즐기는 fan층)인 여성, 가족 시청층을 본격적으로 데려오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보여준 것이죠. 이 외에도 이전에는 남자답지 못하다고 평가받아 활발하지 않았던 F1 선수, 팀의 SNS 활동 등도 적극 장려하며 라이트팬을 끌어들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 F1은 더 이상 유럽만의 사치 스포츠가 아닌 글로벌적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로 올라섰습니다. 리버티 미디어가 기존 팬에게만 집중했다면 절대 거두지 못했을 거예요. 이전에 소개해드렸던 EPL도 라이트 팬 유입과 정착을 위한 엄청난 노력을 쏟은 결과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리그로 올라선 것처럼, 기존의 틀에 갇히지 않고 '라이트팬'을 위해 노력하는 곳만이 살아남을 것으로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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