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남자들에게
집안일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살림을 꾸려 나가면서 하여야 하는 여러 가지 일. 빨래, 밥 하기, 청소 따위를 이른다.'
회사는 실적이 존재해서 나아감이 보이지만 집안일은 해도 티가 나지 않아 귀찮다.
하지만 아기가 태어나고 집안일이 밀리면 안 된다.
빨래가 밀리면 아기 입을 옷이 없고 청소가 밀리면 아기 건강이 위협받는다.
다른 엄마들은 아기를 돌보며 요리, 청소, 빨래 모든 집안일을 하지만 나는 육아초보라 멀티태스킹이 부족하다. 특히 아기가 탁자에 부딪혀 멍든 경험이 있어서 늘 근처에 대기하다 보니 세탁기조차 못 돌린다.
나의 집안일은 "오전 파트", "오후 파트" 두 파트로 나뉜다.
오전파트는 9시 아기가 어린이집 등원하고 시작한다.
첫 번째 공략할 장소는 거실이다.
거실에 흩어져 있는 장난감을 제자리에 두고 빨랫감을 모은다.
모은 빨랫감은 아기가 잠잘 때 꼭 안고 자는 애착이불과 함께 세탁기를 돌린다.
두 번째는 안방이다.
종종 침대사이에 아기 턱받이가 껴있어서 확인하면서 이불을 개며 침대를 정리한다.
세 번째는 주방이다.
식세기 안에 있는 그릇들을 정위치하고 간밤에 사용했던 젖병을 씻어 소독기를 돌린다.
그리고 물을 보르르 기기에 넣어 끊인 후 43도의 온도로 분유물을 준비한다.
오후파트는 운동 끝나고 15시에 시작한다.
오전에 세탁한 빨래를 개어 서랍에 넣고
하원하면 만들 이유식 재료인 고기와 야채를 빈 그릇에 미리 올려놔 해동하고 밥을 짓는다.
만약 음식물쓰레기와 분리수거가 많으면 이 시간에 버린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시간이 나면 틈틈이 쇼츠를 보는데 나의 알고리즘이 웹툰 소개 영상을 추천한다.
대부분은 그냥 넘기지만 종종 꽂히는 웹툰이 있다.
최근에 꽂힌 웹툰이 '집구석 절대자'이다.
대략적인 내용은 세상이 종말 했지만 주인공은 절대자라는 특성으로 강해지는 내용이었다.
참고로 나는 회귀, 먼치킨 내용을 좋아한다.
아기를 등원하고 집안일을 하기 전에 딱 2화만 보고 시작하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망각하고 있었다. 내가 한번 시작하면 멈추지 못하는 성격임을
웹툰을 보다 보니 시간은 점심시간을 넘어 15시 30분까지 총알같이 지나갔다.
몇 시간 만에 처음으로 일어나려니 허리는 놀랬고 뇌 한편에서 자괴감이 몰려왔다.
"아기가 어린이집에 있는 동안 빨래, 청소, 이유식 준비를 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안 했네...."
집안일은 티가나지 않아 너무 귀찮다. 하지만 반드시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처럼 반강제적인 힘이 필요하다.
나는 "루틴"의 힘을 빌렸다.
루틴을 수립했음에도 이행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잘못했구나를 인지하게 되고 다음에는 이행할 확률이 높아진다.
나를 포함하여 회사 다니는 남자는 집안일을 잘 못한다.
또한 못하기 때문에 더 안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