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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미킴 Nov 10. 2021

Lamento

3,  정확히 2 48 길이의 소리가 나를 내리 꽂았다. 그러고는 후벼 파는 것이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악기의 소리들, 에코, 그리고 그의 목소리가 나로 하여금 무력감을 느끼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내가 고른 슬픈 영화의 결말을 보는 것이 아니라, 예고 없는, 갑작스러운 키스를 받은 것이다. 나는 화가 나기도 했다. 눈물이 나올  같았다. 잘있던  마음을 잔뜩 들쑤셔 놓았고  마음은  이상  있게 되지 않았다. 그래, 잘못되었다. 나의 어딘가가 말이다. 그러나 나는  노래로부터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잠자는 약을 벌써 먹은 것은 아닌지 확인했다.  기분은 황홀했고, 술에 취한  같았다. 새로운 , 새로운 공기, 여느 때와 다를  없는 . 낯선 남자, 낯선 향기, 알고 있는 포옹.  번도 들은  없지만 나는 이미  노래의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숨을 쉬기가 조금 어려워졌다. 숨을 내뱉는 것은 괜찮으나 들이마시는 공기가  가슴을 시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인생에서  말고는 중요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원래는 그렇지 않았는데 그렇게 되었다. 내가 지금 눈물을 흘린다면,  눈물은 누구를 위한 눈물이겠는가?  노래를 베를린에서 다시 만나야겠다. 그때는  노래에 대한 환상과 감흥이 줄어들까? 나의 심장이  뛸까?  노래가 무엇을 노래하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아까 말했듯, 나는 이미 필요한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머릿속에는 선명하게, 그러나 흑백으로 그려지는 이미지가 있다.  이미지는 남의 것을 빌려온 것인지, 과거의  것인지, 미래의  것이  것인지  수가 없다. 진한 향기가 난다.  향기는 코가 아닌 마음으로 느껴진다. 진한 향기 때문에 가슴이 시리다. 이게 사랑일까? 이건 사랑을 부르는 것인가, 느끼는 것인가, 아는 것인가? 사랑을 하는 것은 아님이 분명하다.  공기가 묻어있는  노래를 얌전히 코트 걸이에 걸어 쓰다듬고, 이제는 그만 따뜻한 우유에 목욕을 하고 싶다. 해가 등져버린 밤하늘의 날카로운 별들을 따다가  마음에 들도록 재배열한다. 늦은 보사노바, 하수구 쥐들의 , 눈동자가 붙인 하늘의 별들. 아름다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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