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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림공장 롭쓰 robs Sep 06. 2024

<제18화> 오직 나로만 살며, 뜨거웠던 여름날 No2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한 곳에 쏟는 것

‘0‘에서 ’1‘을 만드는 사람들  

어렴풋이 사업이 하고 싶었다.

물론 일러스트를 제작하거나, 캐릭터 로고를 그리는 일이 싫은 건 아니었다. 그것 또한 신나고, 즐겁게 그림을 그리는 방법이었다. 때때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나의 시간을 주도적으로 쓰고 있는 걸까? 그런 생각이 마음 깊숙한 곳  어딘가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씩 커져갔다. ’ 나도 무언가 만들어 팔아보고 싶다 ‘는생각에 닿았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의 ‘로컬크리에이터 육성 프로그램’ 덕분에 어쩌다 보니 처음으로 사업계획서를 썼고, 사업계획 PT를 하게 했다. 장사만 생각하던 나였지만, 사업을 목표로 달리다 보니 모든 생각과 행동이 넓고, 깊어졌다.

8월 3주 동안 로컬크리에이터 개념 이해 교육을 시작으로 로컬비즈니스 구체화, 공간기획, 브랜딩, 홍보, 마케팅 등 창업을 위한 교육을 받았다. 로컬매거진 제작, 크라우딩펀딩 등 전문교육도 펼쳐졌다.


특히 4명의 멘토에게 1:1로 1시간씩 전담 코칭도 받을 수 있었다. 창업아이템과 사업현실화를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에게 1:1로 코멘트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무척이나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 과정에서 응원을 받기도 하고, 이 사업의 취지와 맞는 않는 사업아이템이라는 뼈아픈 충고를 듣기도 했다.


3주간의 창업교육을 마치고, 30팀의 결과발표회가 예정되었다. 이 최종발표에 대한 심사를 통해 1위~20위까지는 창업지원금이 주어지고, 그 이하는 자기 자본으로 창업 시 멘토링만이 주어졌다. 3주 동안 최종발표와 선발되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에 떨어야만 했다. 교육을 받으면서도 마음 한편에는 어떻게 하면 최종발표를 잘해서 창업지원금을 받을까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과감하게 창업지원금을 포기하고, 교육에 집중해 볼까? 싶다가도 이내 고개를 저었다. 어떻게든 순위 안에 들어서 사업이라는 세계로 뛰어들고 싶었다.


나의 사업아이템은 경기 광주 지역의 창작자들과 소비자를 연결하여 원데이클래스를 제공하는 [우리 동네 원데이클래스 예약 웹] 서비스였다. 창작자로 5년을 살아보니 창작활동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어렵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고, 나와 같은 창작자들의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대부분의 사간에는 창작활동을 하고, 1~2일 정도 원데이클래스를 운영하면 좋을 것 같다는 평소의 생각을 사업아이템으로 삼은 것이었다. 


이 사업아이템이 엄청나게 유망하다거나, 경콘진 로컬크리에이터 취지와 딱 맞지 않는다는 것을 중간에 알게 되었지만 돌이킬 수 없었다. 갑자기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 것도, 그것을 다시 처음부터 현실화시킬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불가능할 것 같다고 판단했다. (어떻게든 바꿨어야 했다.)

오후에는 내내 동부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교육을 받았다. 최종발표를 위한 사업아이템  현실화 추진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오전뿐이었다. 아침 7시에 집에서 나와 경기 광주로 이동해 공간을 찾고, 사람들을 만났다. 하루 5~6시간 잠을 잤고, 시간이 없어 빵이나 김밥으로 한 끼 정도만 먹으며 하루를 3일처럼 살았다. 그래도 그저 신나고, 좋기만 했다. 배고픈 것도, 졸린 줄도 몰랐다. 


머릿속은 온통 이 사업아이템의 현실화 생각뿐이었다.

2주 후  최종발표 때 창업지원금을 받아 진짜로 사업을 추진하고 싶었다.

어떻게든 사업 경험치 ‘0’ 레벨을 벗어나 ‘1’을 만들고, 키워 나가고 싶은 간절한 마음뿐이었다.

2주 동안 그것도 오전 시간만으로 17명의 사람을 만났고, 6곳의 공유공간을 섭외했다. 이 사업아이템의 벤치마킹 모델인 ‘모람플랫폼’ 김종언 대표님과 1시간 동안 줌미팅도 했다. 미팅을 통해 들은 이야기는 아무리 인터넷을 찾고, 유튜브 검색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소중하고, 값진 경험이었다.

경기 광주에서 활동하는 17명의 창작자는 한 명 한 명 모두가 자신만의 반짝임을 품고 있는 눈부신 사람들이었다. 그림책 작가, 도예가, 글쓰기강사, 캘리그래피 등 다양한 공예작가부터 실크스크린, 원예가, 미술가, 연극극단까지 다양했다. 내가 무슨 행운으로 이번 분들을 만날 수 있었을까 싶었다.  


<3부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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