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개냥이 천국
암스테르담 시내에 살 때에는 창틀에 앉아 쉬고 있는 고양이들을 많이 봤어요. 고양이들이 편하게 앉아있는 가게들도 많구요. 그냥 무관심한 듯, 눈을 끔뻑이거나, 자는 모습을 보며 귀엽다고 생각했지요.
썰에 의하면 운하에 생긴 도시가 암스테르담이다 보니, 쥐가 많아서 일종의 공생관계로 쥐잡이 고양이를 들인다고 하고요. 아무래도 아파트에서 기르기 좀 더 쉬운 건 강아지보다는 고양이인가 봐요. 네덜란드는 강아지 2마리 이상을 기르면 세금도 내야 한다고 하네요.
그런데 전원주택 단지를 거쳐 산책할 때 즈음부터 네덜란드의 정말 귀여운 고양이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어요.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100m 앞에서부터 달려오는 고양이며, 종종종 따라오는 고양이들도 한 둘이 아니네요. 전원주택으로 이사 온 후로는 동네 고양이들은 다 만지고 다녀서 (...) 이러다가 동네에서 소문이라도 나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제 변명은 고양이가 예뻐해 달라고 애교를 부리는데, 어떻게 긁긁 해주지 않냐는 거지요 ㅎㅎ
저희는 아직 반려동물이 없어서 이렇게 남의 (?) 고양이를 이뻐해주는 게 대리만족입니다 ㅎㅎ 남편과의 묘한 경쟁도 있어요. 누가 더 간택(?)을 받느냐로 질투하기도 하죠.
네덜란드에서 고양이를 기르려면 반드시 아이디를 등록해야 한대요. 그 과정에서 전자 마이크로칩을 꼭 내장시켜줘야 하더라고요. 이 칩은 네덜란드 많이 아니라 유럽 내의 등록 시스템이라고 해요. (출처: Having a pet in the Netherlands: All you need to know (dutchreview.com))
그래서일까요, 네덜란드에는 길고양이가 없어요. 길에서 보이는 고양이는 많지만, 모두 주인이 있는 고양이예요. (냥줍 불가!ㅋㅋ) 고양이들도 잘 산책하고 자기 집으로 숑숑 찾아 돌아가는 게 신기하고요. 아기 고양이를 입양하려면 무려 터키나 폴란드, 불가리아에서 입양되어온 아기 고양이를 보호하는 보호센터에서 입양할 수 있다네요.
엄청 아기처럼 떠받들고 살지 않으면서도 고양이를 내버려두고, 밥 제때 주고, 놀아주면서 고양이들도 사람을 따르고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사람들은 안전하고, 자기 응석을 받아주거나 같이 놀 상대라고 보는 걸까요?
비가 많은 가을, 겨울에는 산책 나오는 고양이들이 없어서 여름에만 같이 놀 수 있는 (?) 옆집 고양이 친구들. 그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