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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나앨 Oct 06. 2023

해산물 먹기 힘든 네덜란드?

봉골레 칼국수, 청어에 양념장

전 담백하고 국물있는 해산물 요리를 좋아하는데요. 해산물 사기가 쉽지 않아 잘 안해먹게 됩니다. 그러다 어느 날 별러서 생선가게에 갔지요. 파스타에 쓰이는 봉골레 조개로 바지락칼국수를 만들어 먹으려고요.

그리고 이 곳 사람들이 좋아하는 청어 초절임과 찐 고등어도 샀습니다. 해산물을 잘 먹지 않는 네덜란드 사람들이 그나마 자주 먹는 식재료들입니다. 슈퍼에서 흔히 손질 된 연어, 틸라피아, 대구, 훈제 고등어, 홍합, 새우만 팔아요. ㅎㅎ 아니면 빵가루 입힌 생선튀김을 냉동코너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바다를 마주한 네덜란드 (그리고 영국도) 사람들은 왜 생선 먹기를 꺼려할까요? 가시 발라먹기 귀찮은 거에 비해 살코기가 푸짐하지 않아서라는 의견, 새우나 생선에 눈알이 붙어 있는 게 무섭다는 의견, 그냥 바다 맛이 싫다는 의견도 들어봤어요.

조개국의 시원한 맛~ 담백한 게살 발라먹는 재미~ 짭조름한 조기구이~ 이 맛을 모르다니.


한국인 세명과 네덜란드인 다섯명이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파스타를 먹으러 가서 한국인 셋은 해산물파스타를 시키고 네덜란드 사람은 모두 파스타볼로녜제(다진소고기)를 시킨 일화가 있었더랬죠.


그런데 일본 친구가 자기가 사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고등어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네덜란드가 훨씬 생선 먹기 쉽다도 하네요. ㅎㅎ 저도 고등어를 보면 반갑습니다.


그래도 생선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특히 네덜란드의 청어(헤링, Herring)는 국민 생선이에요. 중세 시대부터 먹어왔다는군요. 연어처럼 지방이 많고 부드러운 생선이라 고소합니다. 딱 철일 때 헤링 한 상자를 회사에 들고 온 괴짜 동료도 있었고, 구내 식당에 헤링이 특식으로 등장하기도 했었죠. 그런데 제 주변에서는 저 밖에 먹는 사람이 없어서 이번에도 제 것만 샀습니다. 이 정도면 음식소수자입니다.

청어절임 한팩에 3유로. 비싸네요~

뼈가 발린 상태로 식초에 절인 청어. 비늘도 다 뗍니다

보통 양파를 곁들여 썰어 먹거나, 폭신한 핫도그 빵에 껴 먹거나, 자신이 있다면 이렇게 ‘한입만~’ 합니다. ㅎㅎ

출처: 위키피디아

세상의 호밀빵 중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 덴마크 호밀빵, 네덜란드 청어, 거기에 간장, 식초, 고추가루, 부추를 곁들인 양념장을 올려봅니다. 5분이면 점심 준비 끝.

임신, 초기 모유수유를 하면서 생선 내 수은양 때문에 못 먹은 생선이 많았는데요 (연어를 제외한 거의 모든 생선이 찝찝하게 느껴지더군요). 설상가상 요새 네덜란드에서는 테프론을 만드는 듀폰서의 발암물질이 그대로 바다로 방류되었다는 이야기가 핫토픽이에요.


그러면 그냥 소고기 먹는 게 쉽구나 싶죠. 남편은 목초지에서 풀 먹는 웰빙하는 소만 보고 자라서 그런지 소를 우리에 가둬두고 키우는지 몰랐다네요. 그만큼 이 곳은 동물보호도 잘 되는 편이니 그런 식재료로 골라 사먹게 됩니다.


한국의 푸짐한 해물찜이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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