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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jeong Oct 14. 2022

차가 진흙탕에 빠졌어요

사는 이야기

오늘 마지막 약 배송은 다행히 우리 동네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집이었다.

Maryland street에 들어서자 집들이 드문드문 있는 걸로 보아 5 acre(6천 평) 지역이었다.

내비게이션이 도착했다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목적지 입구를 지나쳤지만 대문도 담도 없는 집이어서 우측으로 핸들을 돌렸다. 순간 차가 아래로 쑥 내려가는 느낌이 들어 창문을 열고 보니 물길 용도로 만들어 놓은 듯한 웅덩이에 앞바퀴가 빠졌다.

후진을 해봤지만 흙탕물만 튀기며 꼼짝도 하지 않았다.


차에서 내려 고객의 집으로 걸어가며 보험회사에 전화를 해야 하나 생각하는데 나를 본 고객.

서로 인사를 하고 내 차를 본 그녀는 도움이 필요한지 먼저 묻었고, 고맙지만 가능하냐고 했더니

집에 트럭도 있고 아빠도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녀는 자신의 집이 대문도 담도 없어서 차가 웅덩이에 빠지게 했다며 계속 미안하다고 했다.


2,3분 지났을까 반대편 차선에 차가 지나가다 창문을 열고 내 차를 보더니 도움이 필요한지 물었다.

그녀는 부모님이 곧 올 거니까 괜찮다고 했고 운전자는 쿨하게 엄지 척을 하며 떠났다. 그 모습을 본 그녀의 엄마가 멀리서 큰 소리로 말하자 안 들린다고 더 큰 소리로 말하는 그녀.

Someone help us take it~ 그녀의 엄마가 고함치듯 말한 것을 내가 듣고(평상시는 잘 듣지 못하는 내가 위급 상황이라서 그런지 들렸음) She said to get help라고 그녀에게 말했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반대편 차선에 운전자가 차를 멈추더니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었다. 우리는 yes thanks,라고 하자 바로 트렁크에서 굵은 줄을 꺼내 내차 꽁무니에 묶고 반대쪽은 자신의 차에 묶었다.

내차의 사이드 브레이크를 내려야 하는지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는 사람들이 알아서 할 거라며 우리는 기다리면 된다고 했다.

양쪽 차선에 비상등을 켜고 정지해 있던 사람들이 도울 것이 있냐며 다가왔다.

그중 한 사람에게 뭐라고 설명하는 운전자, 그는 내 차키를 달라고 하더니 시동을 걸고

반대쪽 운전자와 손짓으로 사인을 하자 웅덩이에 빠져있던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작은 스크래치도 없이 차가 도로 위로 올라왔다. 누구든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망설임도 없이 서로 당연하듯 돕는 것을 여러 번 보았다. 오늘은 내가 그 도움을 받게 될 줄이야!!



도로 위에 누워 내 차 밑으로 고개를 넣고 줄을 묶었다 풀었다 하며 도움을 준 사람을 비롯해 모든 사람들이 정말 고마웠다.

고객은 나에게 다치지는 않았는지 놀랐으면 집에 들어가서 차라도 한잔 하라며 계속 미안하다고 했다.

나의 부주의로 많은 사람들이 번거로운 날이었지만 그들에게 받은 도움으로 더 따뜻해진 봄이 나무에 걸터앉아 춤추고 있었다.



한 줄 요약: 도움이 필요한 상황을 보면 망설임 없이 다가오는 이웃이 있어서 행복하다. 이 행복을 늘 나누고 실천하기.


2022년 10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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