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들판 한가운데
커다란 바위가 있다.
아무리 밀어도
아무리 잡아당겨도
꿈쩍을 하지 않는다.
행여 외로울까 찾아가면
바위는 아무렇지 않은 듯
지나가는 새를 벗 삼아 평온을 즐기고 있다.
혼자 있을 바위를 찾아가는 그 길이
너무나도 외롭고 고독하지만
바위는 먼 길을 걸어온 나보다
쉬이 날아온 새와 바람들을 신경 쓸 뿐
멀리서 온 이방인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돌아오면서 생각해보니
나는 왜 바위를 움직이려 했을까
아무리 밀어도
아무리 잡아당겨도
바위는 꿈쩍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바위는 처음부터 그저
묵묵히 그 자리에 있었을 뿐
정작 움직인 것은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