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문
6번 문제입니다.
⦁공부 잘되니??⤤ 왜 저를 의심하세요?
밑줄 그은 곳을 눈여겨 보세요
조카가 나의 집에서 고3을 보내던 9월 어느 날 이었다.
오후 2시쯤 조카가 학교에서 왔다. 마침 나는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였다. 조카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 순간 서로 마주보며 놀랬다.
순간 나의 감각 기능은 의심으로 이동하는 거였다. 고3 학생이 수업도 마치기 전에 오다니?? 그럼 오늘뿐만 아니고...
“너 공부 안되지”라고 묻기에는 너무 돌직구 같아서 커브로 약간 비틀어서 물었지요. “공부 잘 되니??⤤” 커브로 던졌더니 바로 조카도 알아차렸는지 배트를 휘둘렀습니다. 빨랫줄 같은 홈런 성 타구가 날아왔습니다. “왜 그러세요?” “오늘 저희 학교 개교기념일이에요.” “학급 회장들만 나와서 회의 한거에요” 나도 바로 반사적으로 수비에 들어갔지요. “아니, 너 공부 잘되는지 염려해서 그런거야”
엉성한 가짜 수비는 스피치 생태학 전문가에게도 별 소용이 없었다. 정말 카운터 펀치가 날아왔다. 조카의 돌직구, “저를 지금 의심하고 있지 않아요” “아니 그게 아니고...”
조카는 즉각적으로 나의 의도를 파악한 것이다. 완전히 속 보인 하루였다. 그동안 의문문에 대한 강의를 얼마나 많이 해왔는데 “의문문은 가능한 끝을 내리십시오. 특히 아랫사람에게는 무조건 낮은 음성으로 끝 부분을 내려야 합니다”라고 강의를 해온 내가 의심문을 모르는 아이에게 잡히다니,
그날은 학문연구 차원에서도 사색의 시간이 되었다. 특히 의심의 말투가 주는 부정의 전파력은 관계를 끊어놓을 만큼 교만의 탈을 쓴 가면이었다.
조카도 의심을 받았다는 수모에 자존심이 상했겠지요. 공부할 맛도 뚝 떨어졌겠지요. 차라리 학교에서 일찍 돌아온 조카에게 “어디 아프니?”↷ “조퇴하고 오는거니”↷ 라고 하였더라면 서로의 인격적 대화는 깨지지 않았을 거예요. 독자여러분은 이와 같은 상황들을 경험해 본 적은 없습니까?
영혼을 감동시키는 말이 울림이라면, 영혼을 자극하는 말은 때림입니다. 그러나 영혼을 의심하는 말은 때림도 아닙니다. 그것은 포기와 속상함을 강요하는 악마의 속임수일 뿐입니다.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리 Alfred Adler는 이렇게 말 하더군요.
“인간에게 놀랄만한 특성중의 하나는 마이너스를 플러스로 바꾸는 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의심은 용기를 부여하지 않는다. 의욕만 꺾을 뿐이다.
의심형을 피할려면 일단 문장 끝을 내려야 한다. “공부 잘되니?”↷ 그런데 질문체의 ‘니’와 ‘니까’의 의문형은 끝을 올리면 의심과 부정을 동반할 때가 많다. 그래서 ‘니’가 어려우면, ‘~지’로 바꾸어 사용해 보라고 제안을 합니다.
공부 잘되지↷ 하면 끝이 부드럽게 내려가면서 ‘잘되고 있을 거야,’ ‘잘 되어야 하고,’ ‘너는 잘하지’ 라는 바램과 믿음이 함께 따라갑니다.
3번 문제입니다.
총리께 묻습니다. OOO정부의 경제 정책은 무엇입니까?⤤에서도 니까? 로 끝나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올라갑니다.
듣고 있는 국무총리는 기분이 상합니다.
인격적 수모까지 느낍니다. 질문자의 모습은 호통에까지 가깝습니다.
5번 문제입니다.
“여보 지난번에 산 넥타이 어딨어??”⤤
조카 결혼식 시간은 다가옵니다. 모처럼 결혼식에 멋지게 가기 위해 아내가 새 넥타이를 준비해 놓았다. 그런데 그 넥타이가 보이질 않는다. 아내도 자신의 준비에 바쁘다.
옆방에 있는 아내를 향하여 소리친다. 넥타이 어딨어??⤤
솔라시도 고음으로 묻는다. 실제로는 물어보기 보다는 따지는 것이지요. 찾기 쉬운데 두지 않고 어디다 숨겨 놓았느냐의 의미가 들어있다. 듣고 있던 아내는 의문문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어떻게 해석했을까요?
아내는 남편의 “넥타이 어딨어??”⤤ 라는 말을 듣자마자
“그것도 못 찾아요.”⤤ “여기 보이구만, 아무튼 시력은 안 좋아가지고,” “형제분들이 다 못 찾는다면서요.” 지난일까지 꺼내놓는다. “어머님이 그러시는데 소풍가서 보물찾기도 다 꽝 이었다 면서요” “남을 의심하는 것은 인격자가 아니에요”
아내는 “넥타이 어딨어??”의 한 문장에서 의심문, 부정문, 명령문으로까지 하나로 결합한 것이다. 놀라운 해석력이다.